서울시립미술관
상설전 〈권진규의 영원한 집〉
조각을 통해 영원성을 구현하고자 한 권진규 작가. 서울시립미술관이 그의 50주기를 맞아 상설 전시실을 조성했다. 그가 작업에 정진하던 도쿄 무사시노 미술학교 시기와 서울 아틀리에 시기를 총 일곱 개의 소주제로 갈무리해 작품 세계 전체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자리다. 서울시립미술관은 2021년 작가의 유족에게 조각·소조·부조·드로잉·유화를 아우르는 다수의 작품을 기증받았는데, 그중 26점을 선별해 상설전에 선보인다. 작가가 손수 지은 아틀리에 내부를 반영해 전시 공간을 새롭게 조성한 한편, 지난해 회고전에서 소개하지 않은 각종 관련 자료와 사진도 추가했다.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서.
문의 02-598-6246
임정주, ‘논엘로퀀트 무리’.
서울시립미술관
<매일, 예술>
이미 우리는 예술의 경계가 한없이 모호해진 시대를 살고 있다. 점점 더 확장되는 현대미술의 울타리 안팎에서 온갖 장르가 부딪치고 융합하며 서로를 전복하는 시대. 그렇다면 예술의 범주가 아닌 ‘쓸모’와 ‘감상’의 영역은 어떨까? <매일, 예술>은 현대미술과 디자인이 서로를 참조하며 만든 동시대 오브제를 통해 ‘매일’ ‘예술’을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는 전시다. 참여 작가의 면면도 인상적인데 임정주, 권중모, 이슬기, 황형신 모두 실제로 두 영역을 넘나들거나 그 개념과 방법론을 차용해온 작가들이다. 하나하나 경계 위에 걸터앉은 ‘쓸모 있는 감상품’이 우리로 하여금 평범한 일상을 다른 방식으로 감각하게 한다. 7월 30일까지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서.
문의 02-598-6246
헤드비갤러리
개인전 〈Stefan Bircheneder〉
사진인 듯 그림인 듯 모호한 이미지가 산업 현장의 그늘진 구석으로 향한다. 버려진 작업장과 탈의실, 녹슨 관물함… 폐허가 된 공간과 시대에 뒤처진 사물이 발랄한 색감으로 위장한 채 우리 앞에 선다. 언뜻 ‘도시를 유쾌하게 그린 스트리트 아트’처럼 보이지만 실상 ‘철저한 고발 행위’에 가까운 이 그림은 독일 현대미술가 슈테판 비르헤네더의 작품. 유화나 아크릴화에 조형적 요소를 더한 이른바 트롱프뢰유trompe loeil(언뜻 보기에 현실로 착각하게 하는 효과가 있는 그림)다. 교묘하게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문 가상의 공간은 관람객의 감각과 지각을 속이고 혼란에 빠뜨린다. 그러고는 마치 사진처럼 생생한 ‘가짜’ 이미지 너머로 슬그머니 ‘진짜’ 이야기를 꺼낸다. 인물을 철저하게 배제한 노동 현장에 대해, 대중을 익명의 노동자로 전락시킨 우리 현실에 대해. 올여름 헤드비갤러리가 기획한 그의 개인전은 이 시대의 노동과 가치에 대해 던지는 예술의 질문이나 다름없다. 9월 10일까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문의 031-629-9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