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러리에서 빛나는 것은 단연 책이다. 현대카드 아트 라이브러리의 장서 6천여 권 대부분은 예술사적 소장 가치를 인정받은 희귀본. 특히 이곳의 장서 선정에는 전세계 컨템퍼러리 아트 현장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글로벌북 큐레이터들이 함께해 그 깊이가 남다르다. 페이지마다 아티스트의 생생한 숨결이, 예술 분야 전문가들의 고뇌와 희열이 스며든 진귀한 책들을 펼쳐보자. 당신의 예술적 경험의 지평을 넓히는 아트 서적 다섯 권을 소개한다.
<Turning The World>
실험 정신이 돋보이는 아티스트 퍼블리싱 북 중 유독 눈에 띈 책. 영국계 인도 작가인 애니시 커푸어Anish Kapoor는 세계지도책에서 중동이 나오는 페이지를 붉게 칠하고 기하학적 모양으로 잘라냈다. 책 전반에 빨간 모양의 부정적 공간negative space을 끼워 넣어 국가들을 지역의 문화나 역사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지도 구성상의 추상적 관념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 책은 뉴욕의 뉴 뮤지엄을 위해 카롤리나 니치Carolina Nitsch가 출판한 것으로, 스물여섯 권의 에디션이 있다.
<Kinderbuch(Childrens' Book)>
스위스 아티스트 디터 로트Dieter Roth가 독일의 극작가이자 구체具體시인인 클라우스 브레머Claus Bremer의 아들을 위해 만든 책. 1954년에 만든 첫 책은 잃어버린 것으로 알려졌고, 이는 1956년에 자체 출판한 아티스트 북이다. 원색 도형을 활용해 옵아트적 형식과 구성적 대칭을 다층화한 책으로, 총 28쪽의 카드보드에 인쇄했으며 갈수록 모양이 작아진다. 각각의 페이지에는 주사위 모양으로 잘린 부분이 있어 그 구멍을 통해 다음 페이지의 일부가 보이는 점이 재미있다.
<Your House>
레이저를 이용해 정교하게 재현한 주택 모습이 인상적인 책. 덴마크 출신의 세계적 설치미술가 올라푸르 엘리아손이 뉴욕 현대미술관 도서관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제작한 는 엘리아손 자신의 집을 음각으로 파낸 모양을 담고 있다. 이 아티스트 북의 908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기면, 마치 건물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예술로 세상을 경험하는 새로운 방식을 보여주는 엘리아손은 건물 안을 걷는 것이 신체적이자 경험적 활동인 독서 행위와 유사하다고 말한다.
<Concetto Spaziale(Spatial Concept)>
1966년, 2백 부 한정으로 제작한 루초 폰타나Lucio Fontana의 아티스트 북. 금색 종이에 펀치로 구멍을 낸 후 아코디언처럼 접은 형식미가 돋보인다. 이탈리아의 화가이자 조각가로 공간주의 운동을 일으켜 ‘공간을 가로질러 빛나는 형태’, 즉 네온의 빛이나 텔레비전 등에서 보이는 4차원적 존재를 현대 예술 개념이라 주장한 루초 폰타나. 이 책은 자르고 구멍을 내 깊이감을 더한 그의 캔버스를 연상시킨다.
<Parts of a Body House Book>
미국의 아티스트 캐롤리 슈니먼Carolee Schneemann이 1972년, 60부 한정으로 출판한 아티스트 북의 복제본. 회화, 퍼포먼스, 영화, 설치미술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고 삶과 예술의 경계를 초월하던 한 예술가의 내면을 엿볼 수 있다. 슈니먼의 글·편지·스케치·사진·수집품 등을 망라하며, 그녀의 지시에 따라 여백의 메모와 모서리의 마모, 적힌 글귀 등을 재창조한 이 책은 그 자체로 뛰어난 예술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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