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하우스 멤버십 라운지로 변신한 갤러리 지우헌의 일곱 번째 전시 - 박종선&박명래 <격물치지>
격물치지格物致知란 ‘사물의 이치를 궁극에까지 이르러 나의 지식을 극진하게 이른다’는 뜻으로 어떠한 사물의 원리를 알고 싶다면 그 사물로 다가가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사용해 몰입하라는 것을 말한다.
가구로 무위와 절제미를 추구하는 박종선 작가, 자연 형상의 결을 고스란히 프레임에 담는 박명래 작가가 표현하려는 대상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가고 오래 바라보았을지를 상상해보자.
유교적 원칙을 따르는 작가 정신을 작품에 녹여내는 박종선 작가. 그는 17~18세기 한옥의 소박함과 아름다움에 스칸디나비아적 디자인, 셰이커 스타일의 실용성을 결합하며 실험주의 작업을 이어간다. “조선 시대 학자들이 중시하던 ‘비우기’ 철학에 따라 구조적, 시각적으로 최소한의 것만 남기고 그 외의 요소는 지우며 단순하게 디자인합니다. 제가 표현하는 절대적 수평성과 수직성, 그리고 정밀하게 설계한 효율성 속에는 인간과 자연을 품어내는 너그러움, 위트, 배려 등 한국 고유의 정서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바위의 형상과 표면, 갯벌의 자연현상 등 자연물을 오랫동안 관찰해 흑백사진으로 표현하는 박명래 작가. 그가 찾는 건 평범한 바위다. 아름답고 화려해서 용, 선녀 등 어떤 형상이 투영되지 않는, 오롯이 바위일 수 있는 바위. 바위를 예쁘게 찍으려는 욕심을 내려놓고 순수한 물성 자체를 찍는 데는 그에게도 30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대상을 무엇처럼 보이게 하려는 의도를 버리고 단순화시키는 시선을 갯벌과 얼음 등에도 적용하며 작업 활동을 이어간다. 그는 대형 카메라 사용을 고수한다. 차에서 장비를 내려 펼치고, 초점을 잡아, 셔터를 누르기까지 약 한 시간이 걸리는, 시간이 ‘지체’되는 촬영 과정 자체를 즐긴다.
전시 개요
< 격물치지 >
기간: 2022.10.13(목) ~ 11.26(토), 일·월·공휴일 휴관
시간: 10:30~18:00 (5타임 운영, 점심시간 12:30~13:30)
장소: 갤러리 지우헌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11라길 13)
작가 소개
- 박종선 작가는 한국전통공예 건축학교에서 국가무형문화재 제55호 소목장 박명배 선생으로부터 조선 목가구에 대한 이해와 제작법을 수학했고, 서미 인터내셔널 전속 작가로 활동하며 마이애미·바젤·뉴욕 등 유수의 디자인 페어에 참여해 이름을 알렸다. 2021년 부산디자인위크에서 영화 <기생충> 속 가구를 선보인 기획전 <영화 속 디자인>을 열었다.
- 박명래 작가는 1998년 청주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2018년에는 상명대 예술·디자인대학원 영상미디어학과를 졸업했다. 열두 번의 개인전을 진행했고, 이제까지 두 권의 사진집을 출간했다. 지금은 다시 전국의 바위를 찾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장 스케치
전시 전경 / 오프닝 리셉션
갤러리 지우헌
<디자인> <행복이 가득한 집> <럭셔리> <스타일h> 등의 잡지를 발간하며 서울리빙디자인페어, 서울디자인페스티벌 등의 전시를 주최하는 디자인하우스가 북촌한옥마을에 운영하는 독자 멤버십 라운지 겸 한옥 갤러리.
한옥의 전통적인 미감과 정취를 살리고 현대적인 편의성을 고려해 만든 공간으로 아트퍼니처, 공예 등 컬렉터블 디자인 관련 전시를 선보이며 북토크, 소셜다이닝, 브랜드 이벤트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