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크통에 숙성하거나, 유구한 역사를 지닌 위스키 양조장에서 제작하는 등 개성적 공법을 따라 소량 생산한 ‘스몰 배치 진’이 눈에 띈다. 국내외 브랜드의 진 6종을 즐기는 법을 주류 브랜드 담당자에게 추천받았다.
헬싱키 세일러
‘세일러 진Sailor’s Gin’은 과거 해군 선원 한 명당 술 배급량이 정해져 있던 시절 탄생한 술이다. 일반 진보다 고도수로 비상시 화약에 불을 붙여 태울 수 있는 술의 최소 도수인 57.2도를 따른다. 핀란드의 명망 높은 마스터 디스틸러 미코 뮈캐넨 Mikko Mykk nen이 생산한 술로, 핀란드산 링곤베리와 발칸산 주니퍼 베리, 스페인산 오렌지 껍질 등 최상의 재료와 장미꽃잎, 아이리스 등 향료를 더해 다채로운 풍미를 구현했다.
TASTING TIP
“화사한 아로마를 지닌 헬싱키 진은 마티니 같은 진한 칵테일보다는 진 토닉처럼 롱 드링크 형태로 마실 때 매력이 극대화된다. 4센티리터의 진을 넣고 원하는 양만큼 토닉 워터를 더한 다음 블루베리, 라즈베리 등 베리류 과일을 장식해 완성한다.” _ 스칸디 스피리츠 박주영 대표
카룬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의 싱글몰트위스키 증류소인 발메낙Balmenach에서 소규모로 생산한 진 ‘카룬Caorunn’.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마가목 열매 ‘로완베리’에서 따온 이름처럼 민들레, 도금양꽃 등 신선한 야생식물을 손으로 직접 채집해 수작업 방식을 따라 완성한다. 1920년대 에센셜 오일을 만들 때 사용한 증기 주입기를 활용해 추출하는 점도 농밀한 식물의 맛을 구현하는 데 일조한다.
TASTING TIP
“스파이시한 향미와 깔끔한 마무리가 돋보이는 카룬 진은 꽉 찬 보디감을 지녀 모든 진 베이스 칵테일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김렛, 마티니 등 다채롭게 활용해 복합적인 맛을 음미해보길 권한다.” _ 메타베브코리아 이종민 부사장
노르민디아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의 대표적 술인 애플 브랜디 ‘칼바도스’를 생산하는 유서 깊은 가문 도멘 뒤 코케렐Domaine du Coquerel. 3대손인 피에르 마르탱 노이하우스Pierre Martin Neuhaus는 1765년 제작되어 가문이 오랜 세월 보관해오던 책에서 진 증류법을 참고해 프렌치 진 ‘노르민디아Normindia’를 완성했다. 작은 구리 증류기를 활용해 매끄럽고 부드러운 질감을 구현한 것이 특징.
TASTING TIP
“다채로운 꽃 향과 과실 향을 품은 노르민디아 진의 프랑스식 정원을 연상시키는 매력적인 아로마를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는 스트레이트로 마실 것을 권한다. 갈증이 날 때는 진과 토닉을 2:1로 섞어 들이켜는 것을 즐긴다.” _ 서울와인앤스피릿 조미경 이사
정원 배럴에이지드
깻잎, 초피나무 열매, 솔잎, 인삼 등 한국에서 나는 4가지 식물을 활용해 만드는 진 ‘정원’을 버번위스키를 담은 오크통에서 숙성시켰다. 농밀한 위스키의 향과 상쾌한 진의 상반된 풍미가 공존하는 술. 미국의 대표적 버번위스키 증류소 헤븐 힐의 캐스크를 활용했으며, 단 312병 생산되었다.
TASTING TIP
“오렌지 필을 더해 온더록스로 즐기면 특유의 향미가 배가된다. 진, 캄파리, 스위트 베르무트를 1:1:1로 섞는 이탤리언 클래식 칵테일 네그로니로 즐기는 것도 추천한다.” _ 쓰리소사이어티스 도정한 대표
베럴 에이지드 선비
런던 드라이 스타일 ‘선비 진’을 ‘토끼소주 골드’를 생산하는 미국산 오크통에 3개월간 담아 목넘김이 부드럽다. 배럴에서 배어나온 바닐라와 다크 초콜릿, 견과류 등의 풍성한 향이 후각을 즐겁게 만드는 것도 장점. 충주에서 자란 한라봉 오렌지 껍질과 찹쌀, 오미자 등 풍부한 국내산 재료로 완성해 복합적인 풍미가 인상적이며 뒷맛은 상쾌하게 마무리된다.
TASTING TIP
“진, 레몬주스, 설탕을 넣고 셰이킹한 뒤 소다수를 채운 진 베이스 칵테일 톰 콜린스로 마시면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_ 토끼소주 브랜 힐Bran Hill 대표
부자 둥글레
유기농 허브 농장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영국에서 증류 기술을 익힌 아들이 일군 브랜드, 부자 진. 오미자 진, 개똥쑥 진 같은 국내 로컬 농산물을 주재료로 한 진을 선보이며 국제 주류 대회에서 수상을 이어가고 있다. 해외에서 향신료 너트메그를 활용해 술을 만드는 것에 착안해 개발한 ‘둥굴레 진’은 은은하고 고소한 향미가 특징이다.
TASTING TIP
“칵테일 베이스가 아닌 그 자체로 마시기 좋은 진을 만드는 것이 지향점. 스트레이트로 즐길 때 입안을 부드럽게 감싸는 둥굴레의 풍미가 배가된다.” _ 부자 진 조동일 대표
COOPERATION 메타베브코리아(02-797-1304), 부자 진(0505-550-8880), 서울와인앤스피릿(070-4849-3003), 스칸디 스피리츠(@scandi_spirits), 쓰리소사이어티스(070-4282-8190), 토끼소주(tokkiso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