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과 모바일로 모든 것이 대체되는 시대에도 사람들을 불러 모으며 매혹하는 공간이 있다. 확고한 기획과 건축 디자인, 풍부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총체적 경험을 제안하는 서울의 복합 문화 공간 7.
PLATZ 2
성수동에 10여 곳이 넘는 상업 공간을 선보여온 크리에이티브 집단 팀포지티브제로(이하 TPZ). 지난해 TPZ는 그로서리, 레스토랑, 워크 플레이스 등을 아우르는 복합 문화 공간 ‘플라츠S’를 연 데 이어, 최근 ‘플라츠2’를 오픈했다. 독일어로 광장을 뜻하는 ‘플라츠’라는 이름을 이어받은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 플라츠2 역시 다채로운 공간을 구성해 사람들을 한데 모으는 데 집중한다. A동과 B동으로 나뉜 플라츠2는 외부 파트너와 협력해 일부 공간을 구성했다. 감도 높은 빈티지 가구를 소개해온 ‘원오디너리 맨션’이 A동을 ‘아파트먼트풀’이라는 이름의 가구 렌털 및 마켓 서비스 프로젝트로 채웠다. 가치를 지닌 가구를 선순환해 사용하기 위한 일념으로 상업 공간에 가구를 대여하거나 개인 간 거래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한다.
B동은 기존 플라츠와는 비슷한 듯 다른 색깔의 세부 공간이 펼쳐진다. 1층에는 문구류와 디자인 서적 등을 판매하는 기프트숍 ‘로비’가 자리하고, 2~3층에는 ‘커런트’라는 이름의 전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지하에는 디제잉 파티부터 팝업 이벤트까지 열 수 있는 ‘언더그라운드’ 공간이 자리한다. 플라츠S에서 시도한 워킹 플레이스도 있다. 멤버십 회원만 점유할 수 있는 오피스 공간으로 감각적 가구들이 채워져 있다. TPZ는 멤버십 기반의 공간과 열린 공간을 조화롭게 아우르며, 플라츠2를 통해 동시대 사람들의 문화적 욕구를 채우는 실험을 지속하는 중이다.
주소 성동구 뚝섬로17길 33 웹사이트 platz.kr
LCDC SEOUL
왁자지껄한 연무장길 골목 사이,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인상의 ‘LCDC 서울’에 들어서면 다른 시간의 차원으로 들어온 듯 고요한 감각이 느껴진다. 과거 자동차 정비소로 쓰인 공간을 탈바꿈한 이곳은 패션 브랜드를 전개하는 에스제이 그룹이 운영하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카페 ‘자그마치’, 복합 문화 공간 ‘오르에르’ 등 성수동의 다양한 문화 공간을 기획해온 김재원 아틀리에 에크리튜 대표가 총괄 아트 디렉팅을 맡았고, 건축가 서승모와 공간 디자이너 구만재·임태희 등 탄탄한 내공의 실력자들이 공간 구성에 참여해 눈길을 끈다.
‘이야기 속 이야기’라는 뜻으로 이탈리아의 시인 잠 바티스타 바실레의 이야기 모음집에서 유래한 단어, ‘Le Conte Des Contes’의 앞글자에서 따온 이름처럼, LCDC 서울은 다채로운 브랜드들의 이야기들을 포용한다. 총 4층 규모의 건물 1층에는 카페 ‘이페메라’와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뮤직 룸, 브랜드 팝업 공간 ‘DDMMYY’가 자리한다. 2층에서는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르콩트 드콩트’를 만날 수 있으며, 3층은 긴 복도와 양옆의 문을 마주해 설계한 ‘도어스’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은 수제 비누 브랜드 ‘한아조’, 향 브랜드 ‘오이뮤’ 등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6개의 브랜드 숍과 1개의 팝업 공간으로 구성된다. 맨 꼭대기 4층에는 공간 전체를 조망하며 와인을 즐길 수 있는 루프톱 바 ‘바 포스트스크립트’가 있다. 별채 건물에서는 다양한 리빙 오브제를 선보이는 라이프스타일 숍 ‘르시트 피존’도 만나볼 수 있다. 정돈된 공간을 탐험하다 보면 크고 작은 브랜드의 매력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주소 성동구 연무장17길 10 전화 3409-5975
COMFORT SEOUL
후암동 끝자락에 자리한 ‘콤포트 서울’은 오픈 전부터 제니, 정호연 등 셀럽들의 방문으로 뜨거운 관심을 불러 모은 곳. 지금도 소월길로 바로 연결되는 루프톱에서 탁 트인 후암동 전경을 뒤로하고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포토그래퍼 김희준, 영상 필름 에디터 이태경, 패션 에디터 출신 이영우가 오픈한 곳으로 작은 디테일 하나 빼먹지 않은 다양한 콘텐츠로 가득하다. 4층 규모의 건물 설계는 2018년 젊은건축가상을 수상한 ‘경계없는작업실’이 담당했다. 1층 스토어에서는 티셔츠, 미니백, 펜던트 등 PB 상품을 비롯해 국내외 개성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 중이다. 2층엔 전시 공간 ‘그라운드 바이 콤포트’가 자리한다.
8월 24일까지 진행한 자체 기획 전시에서는 색다른 자극으로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오브제와 설치 작업을 선보였다. 앞으로는 크게 조명받지 못한 젊은 아티스트를 발굴해 소개하거나 브랜드 협업 전시를 개최할 예정이다. 4층에서는 ‘카페 콤포트’를 만날 수 있다. 유리잔과 세라믹 플레이트, 커피 원두까지 직접 제작한 세심함이 돋보인다. 커피와 디저트는 물론, 간단한 안주와 내추럴 와인을 고루 갖춰 낮과 밤 상관없이 방문하기 좋다. 매장 곳곳에서 키네틱 시노그래퍼 김은진의 키네틱 아트, 플라워 아티스트 눈코의 오브제, 아티스트 민성식의 그래피티 등 동시대 아티스트들의 감각적인 작업을 만날 수 있어 더욱 특별하다.
주소 용산구 두텁바위로60길 45 웹사이트 comfort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