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젊은 디자인 스튜디오 도펠Döppel은 최근 〈가능성의 들판 (The Field of Possibilities)〉이라는 이름의 전시를 열고 현대 주거 방식에 도전하는 혁신적인 주택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이들은 한 사람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공간은 약 13㎡에 지나지 않는다는 르코르뷔지에의 건축 철학을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전개했는데, 실제로 그는 1952년 프랑스 남부 해안가의 작은 마을에 13㎡짜리 오두막집 카바농Cabanon을 짓고 그곳에서 노년을 보냈다. 전시 주제는 마이크로 아키텍처. 르코르뷔지에의 마지막 건축 프로젝트였던 피르미니 생피에르 성당에서 열린 전시라 더욱 의미가 깊다. 도펠은 시골 들판에 지은 임시 주택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도펠이 고안한 주택의 기본 골격은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노란색 농업용 방수포에 추수 기간에 생기는 곡물 폐기물을 채운 것이다. 르코르뷔지에의 5대 원칙 중 하나인 필로티 구조를 활용해 벌레와 습기, 열기를 막는 한편 빗물과 이슬을 수집할 수 있는 샤워장, 태양열로 가동되는 부엌, 여가와 운동 공간 등도 함께 제안해 눈길을 끈다. 카바농과 같이 계절용 임시 주택으로 사용할 수 있고, 해체와 설치가 간단해 유목 생활에도 적합하다. 전시는 2023년 1월 15일까지 이어진다. doppelstudio.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