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아티스트가 앨범 커버를 화폭 삼아 자신의 아이코닉한 그림을 펼쳐낸 바이닐 8개를 모았다.
GLENN GOULD <GOLDBERG VARIATIONS>
캐나다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자 바흐 음악의 대가 글렌 굴드가 1955년 발표한 <골트베르크 변주곡>은 지금까지도 그의 대표 명반으로 회자되고 있다. 약 30년 후 이 걸작의 품격이 한층 더 높아졌다. 추상과 구상을 넘나드는 독일 현대미술의 거장 게르하르트 리히터 Gerhard Richter가 100장의 LP에 생동감이 느껴지는 붓질을 더한 것. 작가는 평소 이 앨범에 대한 큰 애정을 드러내곤 했다.
© Gerhard Richter / Fraenkel Gallery, Sanfrancisco
RAIMON <QUAN L’AIGUA ES QUEIXA>
호안 미로Joan Mir 는 카탈루냐 음악을 대표하는 아티스트 라이몬의 앨범 의 표지를 작업하며 그와 처음 만났다. 이후로도 가까운 사이를 이어오던 둘은 앨범 를 통해 다시 함께하게 된다. 앨범엔 비정형적인 글씨로 쓴 라이몬의 이름과 작가 특유의 밝고 추상적인 도식이 그려져 있다. 이후 라이몬은 ‘아 호안 미로A` Joan Mir ’라는 곡을 발표하며 친애하는 아티스트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 2018 Successi Miro / Fraenkel Gallery, San Francisco
TOWA TEI <LUCKY>
구사마 야요이Kusama Yayoi는 자신의 시그너처 물방울 패턴으로 일본의 유명 디제이 토와 테이의 여덟 번째 앨범 <럭키>의 커버를 꾸몄다. 구사마 야요이가 직접 앨범의 마지막 곡 ‘러브 포에버Love Forever’에 짧은 시를 낭송하며 피처링으로 참여해 더욱 특별하다. 앨범 은 사카모토 류 등 일본의 유명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며 다시 한번 화제를 모았다.
© Yayoi Kusama / Fraenkel Gallery, San Francisco
ARETHA FRANKLIN <ARETHA>
음악에 대한 열정을 늘 품었던 앤디 워홀Andy Warhol은 믹 재거, 마이클 잭슨 등 많은 뮤지션의 앨범 커버를 디자인했다. 벨벳 언더 그라운드의 바나나 앨범 커버는 특히나 유명하다. 그래미상을 18차례나 수상한 미국의 전설적인 솔soul 가수 아레사 프랭클린의 31번째 앨범 <아레사>의 커버 역시 워홀의 손에서 탄생했다. 네온 컬러를 입힌 가수의 초상은 워홀이 뉴욕 드래그 퀸의 초상을 그린 ‘레이디스 & 젠틀맨’시리즈와 스타일이 닮아 있다.
© 2017 Andy Warhol Foundation for the Visual Arts
DAVID BOWIE <WITHOUT YOU>
재치 있고 역동적인 캐릭터를 그리는 팝 아티스트 키스 해링Keith Haring은 그의 그림과 닮은 장르인 전자음악, 댄스음악 앨범의 커버를 다수 제작했다. 영국의 전설적인 아티스트 데이비드 보위의 싱글 앨범 <위드아웃 유>에도 키스 해링의 작품이 담겼다. 15번째 정규 앨범 <레츠 댄스Let’s Dance>의 네 번째 곡이 1983년 11월 별도의 싱글로 발매된 것. 뒷면에는 뮤지션 전문 유명 포토그래퍼 데니스 오리건Denis O’Regan의 사진이 있다.
© Keith Haring
CONSOLIDATED <BUSINESS OF PUNISHMENT>
1988년 결성된 미국의 급진적 록 밴드 콘솔리데이티드와 페미니즘, 권력에 대해 다루는 예술가 바버라 크루거Barbara Kruger는 아마 공통점이 많았을 것이다. 1994년 발매한 앨범 <비즈니스 오브 퍼니시먼트>의 앨범 커버는 직장인으로 보이는 인물을 권투 글로브로 거침없이 때리고 있는 확대한 흑백사진 위에 하얀 텍스트가 담긴 붉은색 블록을 배치해 마치 광고판 같은 작가의 아이코닉한 이미지를 완성했다.
© Barbara Kruger / Fraenkel Gallery, San Francisco
WOLFGANG TILLMANS <2016/1986>
2000년 터너상을 수상한 최초의 사진가이자 컬트 사진의 대가 볼프강 틸만스는 3개의 앨범을 낸 음악가이기도 하다. 그의 첫 EP <2016/1986>은 2015~2016년에 녹음한 2곡이 담긴 A면과 1986년에 녹음한 3곡이 담긴 B면으로 이뤄졌다. 10대 시절 베르트 레스만 Bert Leßmann과 함께 녹음했던 곡이 약 30년의 시간을 건너 공개된 것. 5개의 곡은 모두 일렉 기타와 디지털 사운드가 돋보이는 테크노 장르다.
© 2018 Wolfgang Tillmans / Fraenkel Gallery, San Francisco
LUCIO AMELIO <MA L’AMOUR NO>
이탈리아의 영향력 있는 아트 딜러 루초 아멜리오의 단 하나뿐인 앨범이다. 가수가 아니었던 그가 세상을 떠난 오랜 친구 요제프 보이스Joseph Beuys에게 헌정하는 앨범을 발매한 것. 요제프 보이스가 생전 좋아했던 1950년대 노래 ‘마 라무르 노’를 비롯해 총 8곡의 이탈리아 노래를 녹음했다. 앨범 커버는 세계적인 미국 추상주의 화가 사이 트웜블리Cy Twombly가 특유의 휘갈겨 쓴 캘리그래피로 완성했다.
© 2018 Cy Twombly Foundation/ Fraenkel Gallery, San Francis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