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김종신, 정다운
기획·제작 기린그림
배급·투자 영화사 진진
그래픽 디자인 노성일
파주출판도시는 출판 인프라를 한곳에 집약하며 도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국의 ‘헤이 온 와이’, 네덜란드의 ‘브레드보트’, 벨기에의 ‘레뒤’ 등 책 마을로 유명한 세계 도시들이 있지만 이처럼 출판인과 건축가의 순수한 뜻에 따라 계획하고 추진한 북 시티는 유례가 없다.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는 더 좋은 책과 도시를 만들고자 했던 사람들의 위대한 연대를 담은 영화다. 이념이 다른 책을 만들면 구속되던 군부독재 시절, 출판인들은 표현의 자유를 꿈꾸며 머릿속으로 ‘글의 집’을 그리기 시작했다. 새로운 도시 건설을 향한 희망은 실력 있는 젊은 건축가를 불러 모았다. 건축주와 건축가가 ‘갑-을’이 아닌 동등한 관계로 공동성의 실현을 추구한 ‘위대한 계약’은 한때 ‘위험한 계약’이라는 조소와 우려를 낳았지만 출판 도시를 성공으로 이끈 핵심 요인이 되었다.
입주 회원과 건축가 사이의 소통과 이해의 기준이 될 건축설계 지침을 토대로 2000년, 이기웅 파주출판도시 이사장과 승효상 건축 코디네이터는 위대한 계약서에 서명했다. 입주사와 건축가가 서로 양보하고 절충하며 작성한 건축설계 지침으로 단지의 통일성과 다양성을 동시에 성취했다. 각 건물의 개체성을 살리는 동시에 건물의 재질과 높이, 형태, 색깔부터 가로수와 가로등, 다리까지 상세한 지침으로 도시 전체의 공공성을 지켰다. 출범 시점부터 건축계의 큰 주목을 받으며 세계 각국의 전시회와 잡지에 소개된 파주출판도시는 지금까지도 건축학도와 관련 단체의 견학장이 되고 있다. 공동성의 가치에 초점을 둔 이 영화는 이상적인 도시 건설을 향한 치열한 과정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가치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