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이성표
글 박완서
박완서 작가의 시를 읽는 애틋함과 즐거움을 함께 담은 문장이 아름다운 그림책으로 탄생했다. 지난 40년간 그림을 그려온 한국을 대표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이성표 작가가 문장과 교감한 결과물이다. 그는 박완서의 글 ‘시의 가시에 찔려 정신이 번쩍 나고 싶을 때’ 속 문장을 뽑고 여기에 상상력을 더한 그림을 입혀 시 그림책을 완성했다. 이성표 작가는 “각 그림에는 매번 다른 화자가 나온다. 억지로 문장을 연결시키거나 통일된 메시지를 담으려고 하지 않았다. 시가 가진 속성을 충분히 살리고, 박완서 작가가 쓴 문장에 충실히 매달렸다”고 전했다. 윤동주의 시 그림책 〈소년〉과 권정생 문학 그림책 〈장군님과 농부〉에 이어 또 한 번 그만의 시를 그려낸 것이다. 책에 실린 문장은 네 줄이지만, 읽는 데에는 그보다 한참 걸린다. 페이지를 빼곡히 채운 심상이 바삐 돌아가던 시간의 간격을 늘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