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소셜’은 와인을 직접 마셔보고 구매할 수 있는 신개념 공간이다. 특히 그동안 와인을 어렵다고만 느꼈다면 꼭 한 번 방문해볼 만하다.
데이비드 현 김 와인 생산지로 유명한 미국 캘리포니아 소노마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란 덕에 자연스레 와인과 가까워졌다. 그곳에서 쌓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2018년부터 미국 와인 전문 수입사인 ‘보틀 샤크’를 운영하고 있다. 대표 제품은 ‘웨스트+와일더 캔 와인’과 일명 ‘박세리 와인’으로 불리는 ‘더 시즌 1 와인’이다. 지난해 12월, 와인을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전하겠다는 신념으로 와인소셜을 오픈했다.
바야흐로 ‘와인 전성시대’다. 와인이 ‘홈술’의 주력 주종으로 급부상하며 주류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것이다. 실제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의 와인 수입액은 3억7045만 달러로 전년 대비 무려 96.5%가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맥주 수입액의 2.5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이색적인 와인 숍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와인의 주요 소비층이 20~30대, 즉 MZ세대로 낮아짐에 따라 와인을 보다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시도가 돋보인다. 지난해 12월 강남구 압구정 로데오 거리 내에 오픈한 ‘와인소셜Wine Social’이 대표적이다. 와인소셜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와인을 직접 마셔보고 구매할 수 있는 신개념 공간. 다른 와인 숍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테이스팅은 전문 소믈리에가 돕는다. 이곳의 메뉴판은 조금 독특하다. 와인의 가격이나 품종 등 그 어떤 정보도 쓰여 있지 않다. 대신 ‘섬세한·우아한’이라는 해시태그가 붙어 있는 코스 A와 ‘펑키한·개성 있는’이란 설명이 달린 코스 B라고만 적혀 있을 뿐이다. 이 중 하나를 고르면 라벨을 가린 와인 다섯 잔을 차례로 맛보게 된다. 각 코스는 화이트 와인 2종, 레드 와인 3종이 70ml씩 나오는데, 모든 와인을 맛보고 즐긴 후에야 어떤 와인을 마신 건지 공개한다. 이런 코스 메뉴를 구성한 것은 ‘와인의 맛은 라벨에 있지 않다’는 데이비드 현 김 대표의 신념에서 비롯된 것. “와인 취향에는 정답이 없어요. 와이너리의 명성이나 가격, 와인 평가에서 받은 점수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내게 맛있는 와인이 곧 내 취향이고 좋은 와인인 것이죠. 그래서 와인에 대한 지식이 아닌, 각자의 감각과 취향을 토대로 좋은 와인을 고를 수 있게 하기 위해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고안했습니다.”
와인소셜의 인테리어 콘셉트는 와인 카브다.
블랙과 화이트로 꾸민 2개의 프라이빗 룸을 갖췄는데, 소규모 모임을 위한 대관도 가능하다. 이용료는 2시간30분 기준 10만 원이다.
편안하고 재미있는 문화 공간
데이비드 현 김 대표가 강조하는 것은 또 있다.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을 지향한다는 점이다. 그는 방문객들에게 재미를 줄 요소를 고심하다 이미지 카드를 만들었다. 와인소셜은 블라인드 테이스팅 시 폭죽놀이와 공작새, 샹들리에 등이 그려진 5장의 카드를 함께 제공한다. 각각의 와인을 마시면서 받은 느낌을 카드의 그림과 매칭해보게끔 한 것. “사실 정답은 없습니다. 우리 소믈리에들 역시 같은 와인이라도 선택한 카드는 저마다 달랐거든요. 그저 와인을 매개로 ‘왜 이 카드를 골랐는지’, ‘어떤 느낌을 받은 건지’ 등의 즐거운 대화를 나누면 된 거죠.” 이러한 배려는 인테리어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국의 와인 바bar나 와인 숍은 고풍스러운 곳이 많아요. 고급스럽지만 어쩐지 문턱이 느껴지죠. 괜히 차려입고 가야 할 것 같은 분위기랄까요. 반면 와인소셜은 카페에 가듯 편안하게 방문할 수 있는 공간이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화이트 톤과 곡선을 많이 썼어요. 콘셉트는 와인 저장 동굴 카브cave입니다. 저는 직업 특성상 다양한 와이너리에 방문하는데, 카브에서 테이스팅할 때가 가장 마음이 편안하더라고요. 옆 사람이랑 대화할 때도 더 친밀해지고요.” 인테리어는 파미에스테이션과 메가박스 더 부티크 프라이빗 등의 디자인을 총괄한 ‘lab404’에서 맡았다.
테이스팅은 WSA와인아카데미에서 팀장으로 근무했던 조성곤 총괄 매니저를 비롯해 신라호텔 및 유명 와인바 ‘라스트페이지’ 출신의 전문 소믈리에들이 돕는다.
데이비드 현 김 대표의 바람은 와인소셜이 한국의 와인 문화를 바꾸는 데 이바지하는 것이다.
새로운 와인 문화를 주도할 와인 컬처 브랜드
데이비드 현 김 대표의 바람은 와인소셜이 한국의 와인 문화를 바꾸는 데 이바지하는 것이다. “저도 와인 수입사를 운영하지만, 우리 회사 제품은 하나도 들여놓지 않았어요. 저희 와인을 파는 것이 목적이 아니거든요. 그보다는 와인을 캐주얼하게 즐기는 문화를 선도하고 싶어요.” 매장 내 따로 주방 공간을 마련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처음 이곳을 오픈한다고 하니까, 어떤 음식을 파는지 물어보는 사람이 많았어요. 우리나라에선 와인 하면 음식과의 페어링부터 생각하잖아요. 와인을 문화가 아닌 학문으로 여기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그는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 원두나 로스팅에 대해 고민하지 않듯 와인을 마실 때도 보디감이나 풍미에 대해 지나치게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한다. 와인도 커피처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누군가 ‘와인소셜 가자’라고 하는 말은 ‘편안하게 수다 떨고 놀자’라는 의미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데이비드 현 김 대표가 매장의 이름을 와인소셜이라고 지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와인소셜은 약 1000여 종의 와인을 구비하고 있다. 각각 화이트와 블랙을 테마로 꾸민 룸은 소규모 모임을 위한 대관도 가능하다. 블라인드 테이스팅 코스는 두 달마다 새로운 와인으로 교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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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위치 강남구 압구정로46길 71-1, 2층
문의 010-5525-0603 www.winesocial.co.kr
메뉴 간단한 안주 한 접시를 곁들인 블라인드 테이스팅 코스 1인 3만8000원
영업시간 수~일요일
오후 2 ~ 10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