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북 카페가 아니다. 책을 기반으로 한 저마다 콘텐츠를 통해 몰입의 기회를 제공하는 4곳의 공간을 소개한다.
<n잡 시대에 부쳐>는 다양한 ‘N잡인’들이 모인 직장인 커뮤니티 HFK를 설명할 수 있는 책이다. ‘세더버그 까베르네 소비뇽’은 기내 일등석에서 제공하는 와인이다. 김재윤 대표는 여행을 떠날 수 없는 현 상황에 마이 시크릿 덴에서 여행의 달콤한 맛을 즐겨볼 것을 추천했다.
주소 중구 덕수궁길 9 현진빌딩 401호
영업시간 매일 오전 9시~오후 10시
문의 0507-1488-1028
사색을 위한 비밀 소굴, 마이 시크릿 덴
덕수궁이 내려다보이는 ‘마이 시크릿 덴’은 낮에는 예약제 서재로, 저녁에는 조금 독특한 방식의 와인 바로 운영한다. 와인은 보틀이나 글라스로 판매하지만 식사 메뉴는 찾아볼 수 없다. 대신 ‘박가네 빈대떡’, ‘소금집’ 등 주위 맛집에서 배달로 주문해 먹을 수 있다. “음식보다는 저희가 잘하는 콘텐츠에 집중하고 싶었어요. 주방을 ‘아웃소싱’한 거죠. 와인 리스트는 주변 맛집의 메뉴와 페어링할 수 있는 와인 위주로 구성했습니다.” 김재윤 대표의 말이다. 배달음식은 입구에서 직원이 받아 플레이팅해 제공하기 때문에 외식 기분을 내기 좋다. 이곳은 2013년부터 시작한 직장인 커뮤니티 ‘HFK’가 사이드 프로젝트로 기획했다가 올해 4월부터 운영 중이다. HFK는 좋은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 다양한 토론 프로그램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모임.
김 대표는 힘든 직장생활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몰입하는 공간에 대한 니즈가 있었다고 전한다. 마이 시크릿 덴은 그들만의 ‘사색’을 소개한다. 방문객에게 영감을 주는가를 기준으로 큐레이션 한 50여 권의 책이 첫 번째 색이다. 다음은 음악이다. 낮에는 집중을 돕는 클래식 위주로, 밤에는 계절과 시간대에 맞는 플레이리스트를 구성한다. 세 번째 색은 와인이고, 길고 넓게 낸 창을 통해 공간 안으로 들인 사시사철 다른 모습의 풍경이 네 번째 색이다. 북토크, 와인 시음회 등 이곳에서 열리는 행사 역시 ‘사색’을 주제로 한다. 혼자 왔더라도 각자의 시간에 몰두하고 여유를 가지다 보면 공간에 모인 사람과 마음으로 함께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는 오슬로 대학 지구 진화 및 역학 센터 교수인 호프 자런이 집필한 환경 실용서다.
주소 종로구 인왕산로 172
영업시간 매일 오전 8시~오후 10시
문의 735-0206
숲의 풍광을 누리는 곳, 인왕산 초소책방 더숲II
길게 뻗어 있는 인왕산 산책길을 오르다 보면 그 중간 자락에 바위산으로 둘러싸인 ‘인왕산 초소책방 더숲II’가 있다. 유리 통창으로 이뤄진 건물의 사방에 위치한 문으로 드나들 수 있어 그야말로 숲과 하나 된 듯한 인상을 준다. 공공 건축가 이충기 교수가 참여해 완성한 곳으로 제 39회 서울특별시 건축상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아름다운 자연경관 때문만은 아니다. 1968년 북한군의 청와대 기습 시도 사건 이후 50년 넘게 방호 목적의 경찰 초소 건물로 사용되던 곳을 시민을 위한 열린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했다는 점도 큰 의미가 있다. 보존되어 있는 철제 출입문과 시멘트 벽돌 외벽이 공간의 역사를 말해준다.
탁 트인 내부 공간도 돋보인다. 탁무권 대표는 유리창으로 보이는 전망을 가리지 않는 선에서 최소한의 좌석을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2층의 넓은 공간에는 백양사의 정관 스님이 쓰던 원목 찻상 두 개만을 배치해 여유를 주었다. 직접 굽는 베이커리류와 다양한 커피 및 음료와 함께 시원한 풍광의 여유를 누릴 수 있다.이곳에서는 환경과 비거니즘을 주제로 한 책을 주로 소개한다. 그중 탁 대표가 권한 책은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풍요로운 삶을 위해 일상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더 많은 사람들과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실용적으로 풀어낸 도서다.
<숲에서 한나절>은 12년째 숲 해설가로 일하는 남영화 작가가 펴냈다. 크리스틴 다트너의 ‘몰디브 티’는 몰디브의 자연경관을 상큼한 과일 향과 풍부한 꽃 향의 조화로 표현했다.
주소 종로구 자하문로13길 4
영업 시간 화~일요일 오전 11시~오후 9시, 월요일 휴무
문의 723-9008
책으로 소통하는, 티하우스 레몬
서촌 좁은 골목 어귀에 위치한 2층 주택 규모의 ‘티하우스 레몬’은 불안을 해소하고 온전한 휴식을 돕는 차와 책이 있는 공간이다. 오래도록 사랑받는 ‘마리아쥬 프레르’, ‘TWG’ 등의 전통적인 브랜드부터 호주의 젊은 티 브랜드 ‘T2’까지 100여 종의 티 리스트 중 시즌에 맞게 큐레이션한 30여 종의 메뉴를 소개한다. 물론, ‘레몬’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레몬과 자몽 등 상큼한 과일을 베이스로 한 티 메뉴도 제공한다. 차를 주문하면 초콜릿, 쿠키 등 작은 핑거푸드를 함께 곁들여 티와 티 푸드 문화를 보여주고자 한다.
2층에 위치한 라이브러리의 책은 고객과 소통하는 도구다. 원은정 매니저는 라이브러리에 대해 묻는 질문에 “저희가 선별한 책의 표지와 제목만 봐도 고객의 의식을 환기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30일 정도 주기로 강조하고 싶은 주제에 따라 책 큐레이션에 변화를 주고 있어요. 10월의 주제는 친환경 집짓기, 타이니 하우스 그리고 정원입니다”라고 말하는 원 매니저는 <숲에서 한나절>과 함께 이곳에서 차분한 시간을 보낼 것을 제안한다. 그는 “자신에게 평온을 줄 수 있는 것을 찾아 자주 들여다보면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라는 책의 메시지가 레몬이 전하고 싶은 진심이라고 설명했다. 자연을 통째로 삼키는 듯, 과일과 꽃 향의 풍부한 조화가 매력적인 ‘몰디브 티’ 역시 일상의 평온과 행복을 되찾아줄 것이다.
빅터 파파넥이 집필한 <인간을 위한 디자인>은 디자이너의 바이블로 일컬어질 정도로 사랑받아온 책. 헬렌 니어링과 스콧 니어링 부부가 버몬트 숲속에서 산 스무 해의 기록을 담은 <조화로운 삶>.
주소 성동구 성덕정길 81 2층 201호
영업 시간 화~일요일 오전 9시~오후 10시, 월요일 휴무
문의 070-8860-3846
책과 공간을 공유하는 생활책방
책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생활책방’은 성수동에 위치한 공유 오피스다. “디자인과 건축 서적을 좋아해서 다양한 책을 소장하고 있어요. 이제는 이 책을 필요한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테리어 디자이너 박민초 대표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직업 특성상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현장에 따라 새로운 곳으로 옮겨 다니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집중할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이 필요했다고 덧붙인다.
생활책방은 3가지 공간으로 구획할 수 있다. 카운터와 서가가 있는 입구, 6인이 넉넉하게 앉을 수 있는 빈티지 테이블 2개가 놓인 메인 공간 그리고 장기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이들이 더욱 몰입할 수 있는 가장 안쪽 공간이다. 건축 도면상에서 문을 뜻하는 기호가 생활책방의 시그너처 모양이다. 직접 짠 원목 합판 벽 곳곳에 이 모양을 뚫어 통로나 창으로 활용해 공간에 개방감을 더했다. 박 대표는 생활책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책으로 <인간을 위한 디자인>과 <조화로운 삶>을 선택했다.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집을 짓고, 조화로운 삶을 영위하는 다양한 디자인과 생활 방법을 보여주는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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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스팟은 <럭셔리>, <럭셔리M>, <디자인>, <행복이 가득한 집>, <스타일 H> 등을 발행하는 디자인하우스의 에디터와 마케터가 선별한, 지금 가장 주목할 만한 상업 공간입니다. 카페와 레스토랑, 플래그십 스토어, 편집매장 등 콘셉트와 이야기가 있는 공간을 모아 각 매체의 지면과 SNS를 통해 소개합니다. 디자인 스팟에 대한 다양한 정보는 공식 인스타그램(@designspot.dh)과 네이버 포스트(c11.kr/designspot)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