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이 설립, 운영하는 서울디자인창업센터는 차세대 디자이너들의 활발한 창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이곳에서 최근 선발한 2기 입주 기업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상품성이 돋보인다. 이에 월간 〈디자인〉은 이들의 디자인 스토리를 엮어 총 2회에 걸친 시리즈 기사를 마련했다. 그 첫 번째 시리즈로 네 팀의 젊은 디자인 브랜드를 소개한다.
오드오피스
뉴 노멀 시대를 맞아 1인 작업 환경이 부상하고 있다. 오드오피스는 사용자에게 효율성과 기능성을 갖춘 상품을 제공해 보다 스마트한 작업 환경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다. 명함을 정리하고 메모지를 거치할 수 있는 디자인의 명함 홀더로 시작해 휴지통, 가방걸이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했다. 제품의 기능을 결합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 오드오피스 디자인의 특징. 현재는 20명 미만의 규모가 크지 않은 사무 환경을 타깃으로, 필요한 제품과 디자인 솔루션을 제안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손하은, 이성재
오드오피스 대표
사무용품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업무 시스템이 발전하고 스마트 기기를 접목한 업무 환경이 늘어나도 여전히 일을 돕는 본질적인 도구와 물리적 환경이 필요하다. 일하는 데 필요한 도구와 환경을 만족스럽게 바꿔보자는 것을 목표로 오피스를 개선할 수 있는 제품을 직접 기획하고 생산하게 되었다.
오드오피스의 디자인 철학은?
‘행복하게 일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 꼭 필요한 도구와 업무 환경을 찾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한 도움을 주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오드오피스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디자인 종합 컨설팅 회사 틴토랩과 오피스 디자인 컨설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8월 말에 정식으로 첫 번째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더불어 오피스에 대한 이야기와 생각을 더욱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콘텐츠 플랫폼을 구성하고 있다.
두들
두들은 아이의 낙서를 실용적인 굿즈로 재탄생시키는 브랜드다. 아이의 소중한 성장 과정을 기록하고 싶은 이들을 겨냥한 것. 코로나19로 가정 보육이 늘어나며 아이와 교감을 나누는 시간이 늘어난 요즘 시대를 정확히 반영했다. 이호정 대표는 아이의 성장 발달의 결과물인 낙서에 관심을 가졌고, 창업 동아리에서 만난 디자이너와 기획자, 개발자들과 함께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공식 스토어에서 제품을 선택하고 아이의 낙서를 찍어 전송하면 리디자인 과정을 거쳐 굿즈가 탄생한다. 앞으로 필통, 에코백 등으로 제품군을 다양하게 확장할 계획이다.
이호정
두들 대표
아이들의 낙서에 주목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아이들은 자신의 창의력과 개성을 가감 없이 표출한다. 많은 부모가 아이의 창작 결과물을 간직하고 싶어 하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또 아이의 그림은 처치 곤란한 골칫거리로 전락하기 일쑤인데, 아이의 창작 활동으로 만든 제품이라면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재미있고 가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제품을 제작할 때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아이의 개성을 살리는 데 집중한다. 제품의 심미성도 중요하지만, 아이의 개성과 창의력이 담긴 그림을 그대로 살리고자 한다. 이에 아이가 사용한 그림 도구, 색감, 표현 방식 등을 분석해 디자인하고 가장 돋보이는 레이아웃으로 배치해 제작한다.
두들의 디자인 철학을 소개해달라.
모든 아이는 최고의 디자이너라고 생각한다. 두들은 그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끌어내고자 하며, 아이들이 직접 자신의 제품을 디자인해 삶 전반을 자신의 것으로 채우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소마르
MZ세대를 중심으로 그린슈머, 미닝아웃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친환경 소재로 만든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소마르는 인체와 환경에 무해한 공정을 거쳐 탄생한 베지터블 소가죽으로 제작한 다채로운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제안한다. 현재 무선 이어폰 케이스, 카드 지갑 등 웨어러블 라인을 선보이고 있으며, 추후에는 홈 카페, 오피스, 캠핑용품 라인 등 패션 잡화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포용하는 라인업을 출시할 예정이다.
김아라
소마르 대표
베지터블 소가죽을 주 소재로 선택한 이유는?
베지터블 소가죽은 식물에서 채취한 천연 타닌으로 40~100일 동안 천천히 무두질한 가죽을 뜻한다. 소마르는 이탈리아 베지터블 소가죽 협회 공식인증을 통과한 최고급 가죽을 사용해 다양한 제품을 핸드메이드로 제작한다. 이는 친환경적일 뿐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광이 나고 부드러워지는 에이징 현상으로 더욱 고급스럽다.
제품 라인업은 어떻게 구성하는가?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상황을 고려해 홈 리빙, 홈 카페, 캠핑용품 등의 제품을 구성하고자 했다. 브랜드 자체가 작은 스크래치에도 민감한 이들의 불편함에서 출발한 만큼 라인업을 확장할 때도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3D 프린트 모델링을 이용해 초보자도 직접 제작할 수 있는 DIY 키트와 아이의 창의력과 미적 감각 발달을 위한 제품 키트 등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장애인을 위한 실종 방지용 제품을 선보이고 제작 봉사 클래스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베지터블 소가죽의 가치를 전하고 손쉬운 공예 체험 기회를 제공하려고 한다.
푸시더레버
작은 것을 디자인하더라도 그 제품이 어떤 순기능을 만들어낼지 고민하는 브랜드 푸시더레버. 가장 대표적인 제품은 선물용 프리미엄 양말이다. 양말은 보편적인 아이템이면서도 다양한 디자인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푸시더레버는 여기서 더 나아가 선물을 주고받는 경험을 고려해 디자인에 녹여내고자 한다. 그 예로 지난 5월 어버이날 시즌에 맞춰 선보인 카네이션 양말은 작은 화제를 낳기도 했다.
서희강
푸시더레버 대표
푸시더레버의 의미는?
지렛대를 이용하면 가한 힘보다 더 큰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다. 이처럼 디자인이 어떻게 쓰이는지를 예측하고 분석해 사람들에게 한층 가치 있는 경험을 안겨주고 성과를 내고자 한다.
선물용 양말을 디자인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선물이라는 개념을 강조하고자 했다. 의도된 포인트 중 하나는 양말을 선물 받은 사람이 꼭 사용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소장만 해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양말, 패키지, 부속품 의 디자인 수준과 품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것은 물론 선물을 주고받는 경험의 동선까지 세심하게 고려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현재 푸시더레버의 매출 대부분은 자사 제품 판매가 아니라, 디자인 외주와 굿즈 납품에서 발생한다. 향후 2년 동안은 깊이 있는 분석과 고민을 담은 제품을 선보이며 디자인 스튜디오로서의 정체성을 다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