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숯불 요리로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채우는 시간. 참나무와 숯을 활용해 진정한 불 맛을 느낄 수 있는 레스토랑 4곳을 찾았다.
1 천천히 익혀 구운 송아지 고기와 다채로운 가니시. 2 가을 겨울 시즌에 맛볼 수 있는 ‘버섯 피자’.
불 위에서 펼치는 창의적인 시도,
불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서울다이닝’을 운영 중인 김진래 오너 셰프의 새로운 브랜드 ‘불래Brul e’. 그에게 우드 파이어 다이닝이란 국적과 재료의 경계 없이 자유롭게 요리할 수 있는 기회다. 가장 원초적인 요리법의 가능성에 매료된 셰프는 10여 년의 연구 끝에 우드 파이어 다이닝 바 불래의 문을 열었다. 공간은 바 자리가 널찍한 주방을 둘러싼 형태로, 모든 자리에서 그릴과 화덕을 이용해 요리하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곳의 특색은 단연 화덕이다. 화덕을 통해 불을 사용하는 범주를 한층 더 넓힌 것. 화덕 피자는 제철 재료를 활용해 만드는데 겨울에는 ‘버섯 피자’를 만날 수 있다. 버섯 피자는 표고버섯과 양송이를 올리고 포르치니 버섯 파우더와 트러플 오일을 뿌려 다채로운 버섯의 고소함과 치즈의 눅진한 풍미가 풍성하게 느껴진다. 코스에서 선택할 수 있는 ‘쇠고기’는 미디엄 레어로 구운 송아지 고기로, 약 45분간 천천히 익히는 정성이 들어간다. 숯불에서 불 향을 입힌 호박과 치미추리 페스토를 넣고 토치로 훈연 향을 더한 콘킬리에 파스타 면을 가니시로 제공한다. 닭 뼈를 굽고 여러 채소와 함께 졸여 만든 소스가 고소한 육향을 더한다.
주소 용산구 한남대로18길 28 2층
운영 시간 수~일요일 오후 5~11시, 브레이크 타임 오후 3~5시, 월~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brulee_diningbar
1 플랑바두를 활용해 구워 더 진한 풍미를 자랑하는 ‘토마호크 스테이크’. 2 감자 아이올리와 XO 소스의 조합이 숯불에 구운 관자의 은은한 불 향과 시너지를 내는 ‘구운 가리비 관자’.
은은한 숯불 향의 매력,
글로드
‘우드 파이어’ 하면 화려하고 강하게 타오르는 불꽃을 떠올리는 이들도 있겠지만, ‘글로드Gl d’ 는 숯불의 은은하고 편안한 느낌에 주목했다. ‘불꽃 없이 타오르는 숯불’이라는 뜻의 스웨덴어 글로드를 이름으로 내걸고, 따뜻하고 차분한 베이지 톤으로 공간을 장식한 것. 숯 요리에 대한 창의적인 접근을 시도하는 글로드는 중세 숯 요리법 ‘플람바두 Flambadou’를 활용한다. 주철로 만든 깔때기 모양의 도구인 플람바두를 불에 달구고 그 안에 기름을 넣어 그릴에서 천천히 익힌 고기에 골고루 뜨거운 기름을 얹는 방식으로, 이렇게 구운 고기는 더 진한 풍미를 입게 된다.
비주얼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토마호크 스테이크’와 가니시로 나오는 포토벨로 버섯, 참송이버섯도 모두 플람바두로 익혀 진한 육즙과 은은한 숯불 향이 매력적이다. 본 매로(골수)와 레드 와인을 넣고 끓인 소스는 진한 향과 약간의 산미를 품고 있어 스테이크와 조합이 좋다. 단맛이 일품인 통영산 참가리비를 사용하는 ‘구운 가리비 관자’도 추천한다. 숯불에 구운 관자에 XO 소스를 발라 감칠맛을 더했고, 감자로 만든 부드러운 식감의 아이올리를 얹었다.
주소 강남구 언주로173길 8 2층
운영 시간 월~금요일 오후 5시~밤 12시, 토~일요일 낮 12시~ 밤 12시, 브레이크 타임 오후 3~5시
인스타그램 @glod.seoul
1 오븐형 그릴 조스퍼에 구운 ‘티본스테이크’. 말돈 소금과 허브를 더해 고기 본연을 맛을 끌어올렸다. 2 숯으로 훈연한 고등어에 파슬리 오일, 채소 피클, 유즈코쇼 소스를 곁들인 요리.
자연의 맛을 선사하는 스테이크하우스,
르쏠
프랑스어로 ‘땅’, 스페인어로 ‘불’, 한국어로 소나무를 뜻하는 이름의 스테이크 하우스 ‘르쏠Le Sol’은 땅에서 자란 자연 재료를 불과 나무를 활용해 요리하는 곳이다. 높은 층고와 7개의 룸을 갖춘 고급스러운 공간 곳곳에 자리한 예술 작품이 미술관에서 다이닝을 즐기는 듯한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훈연 향 가득한 이곳 음식의 비결은 강철 합금으로 만든 스페인 브랜드 ‘조스퍼Josper’의 오븐형 그릴에 있다. 그릴 요리를 할 때 오븐의 문을 닫아두어, 열을 더 오래 유지하고 풍미를 가둘 수 있다.
본격적인 메인 요리에 앞서 고등어 요리를 권한다. 활어 고등어를 초절임한 후 숯으로 훈연하고, 파슬리 오일, 유즈코쇼 소스, 피클링한 채소를 함께 즐기는 메뉴로, 기분 좋은 산미가 입맛을 돋운다. 고등어의 겉면을 숯으로 익혀 바삭한 식감과 스모크 향을 입힌 것이 특징이다. 약 5주간 숙성한 ‘티본스테이크’는 고기의 맛을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소스를 최소화했다. 대신 솔잎, 라벤더, 타임, 로즈메리로 만든 허브 묶음으로 허브 향을 입히고, 말돈 소금을 뿌려 본연의 맛을 끌어올렸다.
주소 강남구 영동대로 325 대치동 S-타워 1층
운영 시간 매일 낮 12시~오후 10시, 브레이크 타임 오후 3~6시
인스타그램 @lesol.saea
1 커민과 백미소로 만든 소스로 이국적인 향을 더한 ‘이베리코’. 2 그릴에 구운 해산물과 상큼한 드레싱을 곁들여 먹는 ‘새우 문어 콩피’. 스모키한 향의 해산물과 상큼한 드레싱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한강 뷰를 곁들인 그릴 요리,
녹트
한강 위에 떠 있는 건물에 자리한 ‘녹트Noct’처럼 한강 뷰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다이닝 공간이 있을까? 차분한 톤의 인테리어에 별이 떠 있는 듯한 천장 장식으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더한 녹트는 참나무 장작과 숯을 활용해 짙은 스모키 향을 풍기는 요리를 선보인다. 처음에는 화력을 세게 조절해 표면을 바삭하게 코팅하고 레스팅을 오래해 육질은 부드럽게 구워내는 것이 이곳의 비결이다.
시그너처 메뉴인 ‘이베리코’는 이베리코 목살을 그릴에 구워 불 향을 입히고 훈연 향을 입힌 재료를 다양하게 첨가한다. 훈연한 레자노 치즈, 타임을 태워 만든 스모크 오일과 스모크 말돈 소금이 그것. 커민과 백미소로 만든 소스를 곁들이고 고추 기름을 뿌려 이국적인 풍미까지 더했다. 고기보다 해산물을 선호한다면, ‘새우 문어 콩피’를 추천한다. 통통한 문어 다리와 블랙 타이거 새우를 그릴에 익히고 라임 드레싱과 비트, 파슬리, 시금치로 만든 그린 오일을 뿌려내는 메뉴다.
주소 용산구 올림픽대로 2085-96 더 리버 2층
운영 시간 월~토요일 오후 5시~밤 12시, 일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noct_theri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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