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 국수는 서민의 음식이자 축제의 음식이다. 그만큼 각별하다. 소면, 중면, 칼국수, 당면 등 장인 정신이 돋보이는 오뚜기의 옛날 제품으로 만든 국수의 진미와 묘미를 소개한다.
‘국수 잔치’, 옥사 실크, 플라스틱 구슬 및 다양한 재료(고명 표현), 45×100cm, 2023
소소영 작가는 한국 채색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그림을 그리고,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새로운 오브제로 창작하고 표현해 우리 문화의 정서를 잇고 있다.
오뚜기 × 소소영 작가
환희의 국수
인간은 의미를 먹는 존재다. 한국인에겐 국수가 그러한 경우다. 긴 국수 가락처럼 장수하고, 인연이 깊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는다. 작가의 미려한 국수 오브제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나무 봉을 젓가락 삼아 길게 늘어뜨린 샛노란 옥사 조각보는 국수 말리는 형상을 연상케 하고, 그 앞의 새하얀 옥사 조각보는 그릇에서 젓가락으로 건져올린 국수를 떠올리게 한다. 길고 가느다란 국수는 손바느질과 재봉질로 한 땀 한 땀 이어 붙인 것으로, 분홍 옥사 그릇에 돌돌 말려 있는 국수의 형태가 생동감을 자아낸다. 그 위에 플라스틱 구슬 등 다양한 재료로 리듬감 있게 표현한 오방색 고명은 파티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컨페티처럼 기쁨과 환희의 순간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여기에 오뚜기 기업의 이미지인 빨강 오뚝이 형상을 모빌처럼 달아 입체감과 시각적 재미를 더했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식재료이자 가장 한국적인 음식으로 꼽히지만, 알고 보면 국수를 일상 음식으로 즐기기 시작한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특히 국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희고 가는 소면이 대중화된 것은 일제 강점에서 해방된 후 미국에서 수입한 밀가루가 흔해지면서부터다. 이 땅이 밀농사를 짓기에 적합한 환경이 아니었기 때문. 그래서 밀은 귀했고, 밀로 만든 음식은 잔치나 제사 때에나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것이었다. 소면과 함께 오늘날 한국 음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국수인 당면唐麵도 마찬가지다. 풀이하자면 ‘당나라 면’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전분을 주원료로 만든 면을 일컫는 당면은 중국이 원산지로 19세기 말이 되어서야 비로소 한반도에 등장한 것.
오늘날 국수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일상 음식이자 서민 음식으로 자리 잡는 데에는 오뚜기의 공이 컸다. 국수를 대기업 최초로 선보인 것! 소면보다 당면을 먼저 출시했는데, 여기서 우리 국민에게 옛날에 먹던 전통 음식의 추억을 되살려주자는 취지로 시작한 브랜드 ‘옛날’ 제품의 히스토리가 시작된다. 1986년 전통 제조법 그대로 만들어 첫선을 보인 제품은 100% 고구마 전분으로 만든 ‘옛날 당면’으로, 국내 시장에서 당면이 자리 잡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40년 가까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명실상부한 대표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1990년에는 소면과 함께 중면·칼국수 3종을 ‘옛날국수’로 출시했는데, 말 그대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모았다.
국수의 인기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쓰임과 재료에 따라 그 종류도 점점 다양해지면서 변함없이 사랑받고 있다. 소화도 잘되고, 보관하기 용이하고, 만들기 쉽고, 재료가 변변치 않아도 맛있고, 여러 요리에 두루 사용하기 좋으며, 무엇보다 한국인의 입맛에 친숙한 것이 매력 요인으로 꼽힌다. 길게 이어진 장점만큼이나 긴 국수 가락은 장수와 우정, 사랑의 상징물이자 여전한 한국인의 솔 푸드다.
전통의 맛
축제의 음식
국수는 출생부터 혼인, 죽음에 이르는 통과의례를 이어주고 엮어주는 실과 같은 음식이다. 잔치국수가 그렇다. 이때 고명은 채소 한두 가지를 볶아 단출하게 올려도 영양과 미감을 살리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정성이 일품이라 잔칫상에 꼭 등장하는 잡채는 다르다. 본래 ‘여러 채소를 섞은 음식’이란 뜻으로, 오늘날에는 당면까지 더해야 비로소 완전한 잡채가 된다. 마지막에 배를 채 썰어 가니시로 올린 것은 기름에 볶아 느끼한 맛을 잡기 위해서다.
잔치국수
재료(4인분) 오뚜기 옛날국수 소면 400g, 양파 1개, 애호박 1개, 물 7컵, 오뚜기 멸치장국 5큰술, 소금 약간
양념장_ 간장 2큰술, 송송 썬 청양고추 1개분
만들기
1 양파는 곱게 채 썰어 볶고, 애호박은 채 썰어 소금에 살짝 절여 물기를 걷은 후 볶는다.
2 냄비에 물과 멸치장국을 넣고 팔팔 끓인다.
3 국수는 끓는 물에 넣어 삶은 뒤 찬물에 헹궈 건진다.
4 ②의 국물에 ③의 국수를 토렴해서 그릇에 담는다. ①의 채소를 얹고 국물을 부은 뒤 양념장을 곁들인다.
잡채
재료(4인분) 오뚜기 옛날 자른당면 100g, 쇠고기 50g, 불린 목이버섯 40g, 표고버섯 50g, 당근 50g, 양파 ½개, 더덕 50g, 오이 1개, 오뚜기 소불고기양념 1큰술, 오뚜기 콩기름·오뚜기 순후추·소금·배 약간씩
무침 양념_ 오뚜기 고소한 참기름 1큰술, 진간장 1큰술, 설탕 1큰술, 오뚜기 옛날 볶음참깨 1작은술, 오뚜기 순후추 약간
만들기
1 쇠고기와 불린 목이버섯은 가늘게 채 썰고, 표고버섯은 얇게 포를 떠서 채 썬다. 당근과 양파도 채 썬다.
2 더덕은 4cm 길이로 가늘게 채 썬다. 오이는 같은 길이로 토막 내 돌려 깎은 후 채 썰어 소금에 절였다가 물기를 걷는다.
3 달군 팬에 콩기름을 두르고 더덕, 양파, 오이, 목이버섯, 당근 순으로 각각 볶은 뒤 넓은 접시에 쏟아 식힌다. 쇠고기와 표고버섯은 섞어서 소불고기양념으로 무쳐 볶은 후 접시에 담아 식힌다.
4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끓으면 당면을 넣어 삶는다. 면이 투명해지면 소쿠리에 쏟아 물기를 뺀 다음 무침 양념의 참기름으로 버무린 후 나머지 양념을 넣어 무친다. 그래야 서로 들러붙지 않아 무치기 좋다.
5 ④에 ③의 재료를 모두 넣고 훌훌 섞은 후 그릇에 담고, 배를 얇게 채 썰어 가니시로 올린다.
일상의 맛
채식 별미
한국 불교에서는 국수를 승소僧笑라 부르며 별미로 즐겨왔는데, ‘스님의 미소’라는 뜻으로 그 맛과 식감이 뛰어나 먹으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는 의미다. 자연스러움과 절제, 조화를 중시하는 사찰 음식을 선호하는 베지테리언에게도 국수는 가장 인기 있는 식재료다. 구하기 쉬울뿐더러 어떤 채소와도 잘 어울려 파스타로, 김이나 달걀 등을 만 말이로 다양하게 즐긴다.
당면채소말이
재료(2인분) 오뚜기 옛날 자른당면 100g, 콩나물 100g, 시금치 100g, 달걀물 2개분, 김 2장, 오뚜기 고소한 참기름 ½작은술, 오뚜기 콩기름·소금 약간씩
소스_ 진간장 2큰술, 오뚜기 현미식초 1큰술, 설탕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송송 썬 실파 1큰술, 오뚜기 옛날 볶음참깨 1큰술, 오뚜기 고소한 참기름 ½큰술, 오뚜기 옛날 고추맛기름 ½큰술
만들기
1 당면은 끓는 물에 삶아서 투명해지면 소쿠리에 쏟아 물기를 뺀 다음 참기름에 버무린다.
2 콩나물은 씻어서 냄비에 담은 뒤 물 ¼컵을 붓고 소금을 뿌려서 뚜껑을 덮은 채로 삶아 건진다.
3 시금치는 다듬어 씻어서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데친 후 찬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짜고 4cm 길이로 썬다.
4 사각 팬을 달궈 콩기름을 약간 두른 뒤 약한 불에서 달걀물을 고르게 부어 얇게 부친다.
5 김발 위에 ④의 달걀지단과 김을 순서대로 올린 뒤 ①의 당면을 펼쳐 깔고 콩나물과 시금치를 올려 꾹꾹 눌러가며 돌돌 만다. 한 입 크기로 썰어 소스를 곁들인다.
칼국수 알리오 올리오
재료(1인분) 오뚜기 옛날 칼국수 80g, 마늘 2쪽, 건홍고추 1개, 양파 50g, 아스파라거스 3줄기, 오뚜기 프레스코 압착올리브유 2~3큰술, 소금·오뚜기 직접 갈아먹는 통후추 약간씩
만들기
1 칼국수는 삶아 건져서 찬물에 비벼 씻는다. 삶은 물은 반 컵 정도 떠놓는다.
2 마늘은 얇게 슬라이스하고, 건홍고추는 잘라서 씨를 털어낸 후 얇게 자른다. 양파는 채 썰고, 아스파라거스는 필러로 껍질을 벗겨 길이로 길게 썬다.
3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②의 마늘과 고추를 볶다가 양파와 아스파라거스를 넣어 볶는다. 양파가 투명해지면 ①의 칼국수와 면 삶은 물을 약간 부어 볶다가,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초대의 맛
모던 명절상
“국수는 온갖 잔치에서 조반이나 점심에 안 쓰는 데가 없으니 어찌 중하지 않겠는가. 누구를 대접하든 국수가 밥보다 낫다.” 1924년 이용기가 쓴 조리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 국수를 소개한 대목이다. 하얀 소면과 쫄깃한 당면은 1백 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랑받는 재료인 것. 명절상이라고 다르지 않다. 특히 격식 있는 자리에 어울리는 골동면 등 전통 메뉴로도, 창의성이 돋보이는 퓨전식으로도 변주가 가능해 세련된 차림으로 솜씨를 부리기에 더없이 좋다.
골동면
재료(2인분) 오뚜기 옛날국수 중면 200g, 쇠고기 40g, 표고버섯 40g, 당근 40g, 불린 목이버섯 40g, 미나리 40g, 오뚜기 소불고기양념 2작은술, 달걀물 2개분, 오뚜기 고소한 참기름 1큰술, 국간장 1½작은술, 오뚜기 프레스코 포도씨유·소금 약간씩
만들기
1 쇠고기와 표고버섯은 채 썬 뒤 각각 소불고기양념 1작은술씩을 넣어 양념해서 볶아 식힌다.
2 당근과 불린 목이버섯은 채 썬 뒤 각각 포도씨유를 두른 팬에 볶다가 소금으로 간해서 식힌다.
3 미나리는 4cm 길이로 썰어서 끓는 물에 데친 뒤 찬물에 헹궈 건져 물기를 걷은 다음, 참기름(분량 외)과 소금을 약간 넣고 무친다.
4 달군 팬에 포도씨유를 약간 두르고 달걀물을 부어 지단을 부친 뒤 미나리와 같은 길이로 썬다.
5 국수는 끓는 물에 넣어 삶은 뒤 찬물에 헹궈 건진다.
6 큰 볼에 ⑤의 국수, 참기름과 국간장을 넣고 무친 다음 그릇에 담고 ①~④의 재료를 보기 좋게 올린다.
당면해물 수프
재료(2인분) 오뚜기 옛날 사리당면 1봉지(250g), 전복 1개, 새우 8마리, 팽이버섯 ½봉지(75g), 쑥갓 50g, 물 2컵, 오뚜기 프레스코 포도씨유·오뚜기 쇠고기장국 적당량, 오뚜기 순후추 약간
만들기
1 사리당면은 끓는 포도씨유에 튀겨 건진다.
2 전복은 솔로 깨끗이 씻어 살만 얇게 저며 썬다. 새우는 껍데기와 내장을 제거한 뒤 모양대로 이등분한다.
3 팽이버섯은 밑동을 잘라내고 씻어서 물기를 빼고, 쑥갓은 손질해서 씻어 건진다.
4 냄비에 물을 붓고 끓으면 쇠고기장국으로 간을 맞춘다. 여기에 전복과 새우, 팽이버섯을 넣어 끓인다.
5 그릇에 ①의 사리당면 튀긴 것과 ④의 건더기를 건져 담은 다음 뜨거운 국물을 붓고 쑥갓을 올린다.
요즘의 맛
대세의 납작면
여러 형태와 두께의 당면이 등장하며 메뉴도 다양하게 즐기는 가운데, 일반 당면보다 넓적하고 두툼한 납작당면이 요즘 대세다. 특히 로제 떡볶이나 마라탕 등 알싸하게 매운맛과 잘 어울려 MZ 세대도 즐기는데, 달착지근한 소불고기양념이나 시판 장국을 넣어 간단하게 즐기는 스키야키풍 메뉴와의 조화도 나무랄 데 없다.
납작당면차돌박이볶음
재료(1인분) 오뚜기 옛날 납작당면 80g, 차돌박이 150g, 양파 ¼개, 깻잎 10장, 오뚜기 가쓰오부시장국 2~3큰술, 달걀노른자 1개분
고기 양념_ 오뚜기 가쓰오부시장국 1큰술, 설탕 1큰술
만들기
1 납작당면은 물에 30분 정도 담갔다가 끓는 물에 6분간 삶아 건진다.
2 양파와 깻잎은 채 썬다.
3 차돌박이는 양념해서 냄비에 넣고 양파와 함께 볶다가 물 1컵을 부어 볶는다. 여기에 납작당면과 깻잎을 넣고 볶다가 가쓰오부시장국으로 간을 맞추고 그릇에 담은 뒤 달걀노른자를 얹는다.
오뚜기 국수
옛것을 잇고 새것을 선보이다
근원이 있어야 새로운 것도 만들어지는 법. 오뚜기의 옛날 브랜드 제품은 우리 음식의 근원이 되어줄 뿐 아니라 옛 음식의 향수를 되살려준다. 1986년 첫선을 보인 ‘옛날 당면’이 그 시작으로, 현대인의 식생활 트렌드를 반영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옛날 자른당면’ ‘옛날 사리당면’ ‘옛날 납작당면’ 등이 그것. 1990년 출시한 ‘옛날국수(소면·중면·칼국수)’ 제품도 다르지 않다. 질 좋은 무표백 소맥분을 사용해 맛이 담백하면서 구수하고, 다가수 숙성 공법으로 제면해 면발이 쫄깃하면서 잘 퍼지지 않는 것이 장점인데, 이후 출시한 ‘옛날 수연소면’은 면발이 가늘고 끈기 있도록 ‘노베 제면법’으로 제조했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오뚜기 옛날국수 소면
면 굵기가 0.95~1.2mm로, 일반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국수다. 면발이 쫄깃하면서도 구수하고 담백해 모든 면 요리에 잘 어울린다.
오뚜기 옛날국수 중면
소면에 비해 다소 굵은 1.2~1.45mm 굵기로, 잘 퍼지지 않으며 담백하면서도 씹는 맛이 구수하다.
오뚜기 옛날 칼국수
양념이 잘 배는 넓은 면발로, 굵기가 일정해 고르게 삶기고 식감도 좋다. 칼국수 이외에도 우동, 카레 국수, 짜장면 등 다양한 요리로 즐길 수 있다.
오뚜기 옛날 사리당면
불고기와 찌개 등 사리로 많이 쓰는 당면의 용도에 맞게 선보인 제품으로, 사용하기 간편하다.
오뚜기 옛날 자른당면
1976년 출시한 ‘옛날 당면’의 품질과 노하우를 그대로 담은 제품으로, 면을 가장 먹기 좋은 22cm 길이로 잘라 면발이 엉키지 않는다.
오뚜기 옛날 납작당면
면발의 폭이 5mm로 넓고 납작해 양념이 잘 배고 식감이 좋으며, 잘 퍼지지 않는다. 특히 볶음 요리에 제격이다.
요리 노영희 | 촬영 협조 ㈜오뚜기(080-024-2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