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브랜드의 새로운 가구 컬렉션과 디자이너의 야심작이 한데 어우러져 한 해의 인테리어 흐름을 만들어내는 곳. 살로네 델 모빌레 전시장에서 발견한 최신 트렌드와 브랜드 이슈를 모았다.
새 옷 입은 그로피우스
Tecta
독일의 건축가이자 바우하우스 설립자인 발터 그로피우스Walter Gropius가 디자인한 텍타(에이치픽스 070-4656-0175)의 F51 암체어가 새 옷을 입었다. 간결한 프레임과 볼륨감 있는 시트로 마치 건축물을 연상케 하는 이 의자는 초기 모더니즘의 상징으로 디자인사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 만큼 다양한 디자이너와 협업을 펼치는데, 올해는 독일 디자이너 카트린 그라일링과 합을 맞췄다. 바우하우스 디자이너 군타 슈퇼츨Gunta Stölzl에서 영감을 받은 새 컬렉션은 프레임과 팔걸이, 시트로 세 영역을 나눠 색감과 질감에 변화를 준 것이 특징이다.
유쾌한 컬러 오브제
Zanotta
“오브제는 사용하기 쉬우면서도 친근한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건축가 파올라 로마치Paola Lomazzi는 1973년 탄생한 코트랙 시안가이Sciangai를 유쾌한 멀티 컬러로 큐레이팅했다. 자노타(www.zanotta.it)의 시안가이는 이탈리아의 디자인 스튜디오 데 파스 드’우르비노 로마치De Pas D’Urbino Lomazzi가 중국의 나무 막대 게임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제품으로, 완전히 펼쳤을 때 새 둥지처럼 아늑한 형태를 구현한다. 여덟 개 막대는 부드러운 폴딩 시스템으로 공간에 맞춰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피에르 줄리오 마지스트레티가 설계한 빌라
파울라Paula 암체어
시적인 제안
Molteni
몰테니(넥서스 02-543-5093)는 고대 로마의 도무스Domus를 모티프로 파빌리언을 세웠다. 도무스의 중심 요소는 지붕 없는 안뜰. 빛이 쏟아지고 물소리가 들리는 안뜰을 중심으로 개인 공간과 리빙룸, 현관, 정원 등이 펼쳐지는 형태의 파빌리언은 실내 공간이지만 어디에서든 빛과 자연을 경험할 수 있었다. 몰테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빈센트 반 두이센Vincent Van Duysen의 마테오Mateo 테이블·파울라Paula 암체어를 비롯해 헤어초크 드 뫼롱Herzog&de Meuron의 포르타 볼타Porta Volta 체어 등 뉴 컬렉션은 1933년 건축가 피에르 줄리오 마지스트레티Pier Giulio Magistretti가 설계한 빌라의 아방가르드한 요소를 접목해 화가 로베르토 루스폴리Roberto Ruspoli의 드로잉 ‘Virgil’s Dream’에 펼쳐지며 시적인 영감을 전했다.
AI, 가구를 부탁해
kartell
카르텔(한국가구 02-517-2002)의 A.I는 가구에 딥 러닝 기술을 적용한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 의자다. 필립 스탁Philippe Starck과 소프트 회사가 협업, “최소한의 재료로 의자를 만들라”는 명령어로 탄생한 제품으로 2020년 다이닝 체어를 시작으로 올해는 콘솔, 암체어, 하이체어 등 새로운 제품군을 추가했다. 100% 재활용 가능한 열가소성 플라스틱 테크노폴리머를 사용했으며, 가볍고 실용적인 플라스틱의 장점을 살리되 환경 친화적 이슈도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우스South 벤치
코스튬Costume 소파
고 아웃
Magis
마지스(짐블랑 070-8842-0835)의 2023년은 아웃도어를 위한 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테판 디에즈Stefan Diez가 선보인 모듈 소파 코스튬Costume은 재활용 가능한 폴리에틸렌 시트를 사용했으며, 아웃도어에 적용할 수 있도록 커버 분리와 세탁이 용이하도록 디자인한 것이 특징. 콘스탄틴 그리치치Konstantin Grcic가 선보인 사우스South는 파우더 코팅한 강철 튜브로 구불구불한 곡선의 아름다움을 구현했다. 로낭&에르완 부홀렉Ronan & Erwan Bouroullec 형제가 디자인한 탬부어Tambour 테이블은 올해 콘크리트 상판이 있는 새로운 버전으로 재출시했다. 두 가지 높이와 다양한 컬러 상판을 적용해 따로 또 함께 리듬감 있는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
리나Lina 안락의자
지속 가능한 도전
Tacchini
버려지는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방법은 이제 디자이너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다. 디자인 스튜디오 포르마판타스마Formafantasma와 가구 브랜드 타치니(디옴니 02-3443-4672)는 이번 밀라노 페어에서 재활용한 양모와 천연 라텍스를 활용해 전시 공간을 연출해 화제를 모았다. 플록flock 인스톨레이션의 일환으로 리사이클링 소재를 제품에 적용해 마리오 벨리니Mario Bellini가 디자인한 레 무라Le Mura 소파를 비롯해 잔프란코 프라티니Gianfranco Frattini의 리나Lina 안락의자, 스튜디오 페페Studiopepe의 파이브 투 나인 데이베드 등이 의미 있는 행보에 동참했다.
막시Maxi 테이블
하나로도 충분한
Desalto
데살토(크리에이티브랩 02-516-1743)의 아이코닉한 테이블이 막시Maxi라는 이름 그대로 3.5㎡의 크기로 업데이트되었다. 원뿔이 마주 보는 디자인의 다리와 오벌형 테이블 톱을 조합해 단순하면서도 기하학적인 볼륨을 만들어낸 제품은 글라스와 세라믹, 마블, MDF 등 다양한 상판을 조합해 인도어와 아웃도어 모두 사용할 수 있다. ‘The Blue Chapter’를 주제로 임팩트 있는 전시를 선보인 이탈리아 디자이너 프란체스코 로타Francesco Rota의 HEB 테이블 역시 이번 시즌 아이코닉 디자인. 선명하고 진한 이브클라인블루(IKB)를 적용해 공간에 포인트 컬러 역할을 톡톡히 한다.
ARK 암체어
가장 최소의 디자인
Living Divani
2015년부터 가죽 생산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제로 임팩트 레더’를 적용하는 리빙디바니(인엔 02-3446-5103)는 ‘최소의 디자인과 재료’라는 좀 더 근본적 질문으로 지속 가능성을 고민했다. 다비드 로페츠 퀸코체스David Lopez Quincoces의 ARK 암체어는 심플하고 순수한 라인의 결정체. 시트와 등받이, 팔걸이 등이 직선 구조로 맞닿아 하나의 그래픽 기호로 읽힌다. 마르코 라비트Marco Lavit가 디자인한 알베아Alvea 콘솔과 파라디그마Paradigma 거울 역시 심플한 그리드를 형상화하며 나무 본연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제품. 상판의 격자 표면과 경사면의 참나무 합판이 금속 다리와 대비를 이루며 공간에 역동적 에너지를 더한다.
생활의 건축을 짓다
Minotti
미노티(디옴니02-3446-1999)가 창립 75주년을 맞아 브랜드의 긴 여정을 상징하는 파빌리언을 세웠다. 두 개 층으로 구성한 4500㎡의 파빌리언은 중앙 통로를 중심으로 정원을 조성, 정원 너머의 나선형 계단을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돼 ‘생활의 건축을 짓는다’라는 브랜드의 DNA를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로돌포 도르도니Rodolfo Dordoni의 딜란Dylan 모듈 소파를 비롯해 넨도Nendo의 토리Torii 소파, 감프라테시GamFratesi의 라파엘Raphael 컬렉션, 마르시우 코강&스튜디오 mk27Marcio Kogan & studio mk27의 슈퍼블록스Superblocks 스토리지 등 2023년 신제품을 통해 ‘메이드 인 이탈리아’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다.
나만의 오아시스
de Sede
언제나 자연을 주제로 가죽의 독창적 미학을 선보이는 드 세데(에이치픽스 070-4656-0175)에서 빈의 문화적 황금기를 담은 새로운 에디션을 선보였다. 스벤 독스Sven Dogs 스튜디오에서 디자인한 암체어 DS-265는 부드럽고 우아한 셸 디자인을 적용, 가죽과 퍼 마감으로 아늑한 착석감을 강조했다. 거실 창가에 작은 테이블과 함께 배치하면 나만의 위스키 바 완성. 3인 소파의 포인트 체어는 물론 독서 의자로도 제격이다.
취재 협조 살로네 델 모빌레 사무국(salonemilano.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