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와 부산의 송정동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서울에도 송정동이 있다. 그것도 요즘 ‘핫’하기로 유명한 성수동 바로 옆에 자리한다. 그런데 서울 곳곳을 훑고 지나간 변화의 물살이 이곳만 비껴갔는지, 도시 속 외딴섬이라 느낄 만큼 옛 모습이 많이 남아 있다. ‘제2의 성수동’ ‘연예인이 빌딩을 산 의외의 동네’라는 수식어에도 평화로움을 유지하던 송정동에도 얼마 전부터 새로운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가 부담스럽지 않은 이유는 본래 송정동을 지키려는 상생의 뜻이 함께하기 때문. 실제로 송정동에 사는 전 <행복> 기자 박근영이 송정동의 새롭고 오래된 매력을 생생하게 들려주었다. 글자와 사진 사이를 산책하듯 천천히 거닐어보길.
#브런치부터와인까지
탱탱볼 카페테리아
택사 갤러리의 2층에서 만날 수 있는 레스토랑. 오래된 건물의 골조를 남긴 공간에 쨍한 색감의 조명과 소품을 활용해 통통 튀는 매력을 더했다. 공간에 햇빛이 들어올 때는 테라스의 푸릇푸릇한 조경을 바라보며 산뜻하게 브런치를 즐기기 좋고, 저녁에는 크리스털 조명 아래에서 비프스테이크, 미트 스파게티 등의 메뉴에 탱탱볼이 엄선한 와인을 곁들여 분위기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예술가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 이준현 대표의 뜻처럼 택사에 새로운 전시를 시작하면 전시회 프리뷰 행사가 이곳에서 열리기도 한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송정14길 12
영업시간 화~토요일 11:30~16:00, 18:00~23:00
문의 0507-1380-6970
#예술과커피
송정 아트
작년 10월에 송정동 중랑천 제방 길 바로 곁에 들어선 갤러리. ‘송정 벚꽃길’이라 일컫는 명소를 찾아온 사람들이 풍경을 즐긴 후 편하게 쉬면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송정 아트는 단색화로 유명한 박동수 화백의 작품으로 개관전을 치렀고, 가장 최근에는 신인 작가들의 단체전을 기획했다. 이렇듯 작가의 유명함이나 작품 분야에 얽매이지 않고 경계 없이 다양한 전시를 준비해 사람들에게 폭넓은 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전시를 다 보면 같은 건물 지하에 있는 카페 공간으로 자연스레 발걸음이 향한다. 오는 4월에 시작할 송정 마을 벚꽃 축제 기간에 맞춰 ‘벚꽃 커피’라는 신메뉴를 출시할 예정이라니,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제방 길 산책 중 잠시 멈추어 예술 기운과 카페인을 충전할 쉼터로도 제격이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송정4가길 26 3층
영업시간 수~일요일 11:00~19:00
문의 02-865-6357
#벚꽃길직관카페
송정 커피
송정동을 오래도록 지켜온 송정 벚꽃길 바로 옆 카페. 2층 건물의 단독주택을 개조한 이 공간에서는 이미 수많은 사람의 시간이 깃들어 동네에 정착한 듯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2층과 옥상 테라스로 올라가면 중랑천이 흐르는 제방 길을 내려다볼 수 있다. 특히 가로수에 꽃이 피는 때에는 바깥 풍경이 잘 보이는 창가 자리가 아주 인기 높아 주말이면 송정동 ‘핫플'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하지만 주중에는 책을 읽거나 작업하기에도 좋은 여유로운 분위기가 유지된다. 다양한 디저트나 간단한 주류를 즐기며 벚꽃이 만개하고, 꽃비가 내리고, 어느새 초록 잎이 돋아나는 계절의 변화를 가까이에서 만끽해보는 곳!
주소 서울시 성동구 송정길 82-3
영업시간 매일 10:00~22:00
문의 010-3384-7344
#스페셜티커피
로우키 송정점
성수동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로우키를 송정동 주택 골목에서도 만날 수 있다. 처음에는 의외의 위치라 여길지 모르지만, ‘조용히 묵묵하게 진심을 담아낸 커피가 자연스럽고 친숙하게 스며들길 원합니다’라는 로우키의 뜻은 오히려 이곳에서 통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개조한 주택 1층 공간을 사용해 층고가 낮지만, 오히려 가정집에 온 듯 아늑하게 머물 수 있다. 방 형태와 구조도 그대로 남아 있어 사람이 많을 때도 분리된 공간에서 프라이빗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스페셜티 커피 맛으로 유명해진 카페인 만큼 각 원두의 향을 더욱 잘 느낄 수 있는 브루잉 커피를 추천한다. 직접 발효한 수제 콤부차도 다른 곳에서 맛보기 힘든 깊은 맛이 나서 마니아층이 두꺼운 메뉴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송정6길 5
영업시간 월~토요일 10:00~17:00
#쉼과커피
리커버리커피바
성동 10번 마을버스 종점에 있던 은색 철문 뒤 주택 건물에, 뚝섬에서 이미 많은 사랑을 받는 리커버리커피바 2호점이 들어섰다. 파도 모양의 로고가 전하는 느낌 때문일까? 리커버리커피바에 들어서면 무언가 해방된 듯하다. 실제로 사람들이 편안하게 들러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되고자 커피 맛도 자극적이기보다 부드럽게 유지한다. 로스터리로 운영하는 만큼 직접 로스팅한 스페셜티 원두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데, 스페셜 메뉴인 ‘신밧드의 라떼’는 시나몬 허니 프로세스가 들어간 원두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고안한 시그너처 메뉴로, 놀이공원에서 먹는 추러스 맛이 떠오른다. 일상의 회복으로 이어지는 커피 한잔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곳.
주소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11길 52-1
영업시간 매일 12:00~18:00
#비건빵
소보리 베이커리
‘소보리’는 제주도의 옛말로 쌀보리를 뜻한다. 이름 그대로 소보리 베이커리에서는 국산 쌀과 보릿가루, 흑미 가루, 현미유 등으로 만든 건강한 빵을 만날 수 있다. 100% 식물성 재료만 사용하므로 달걀과 우유, 버터가 들어가지 않는다. 밀가루나 유제품을 소화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특히 인기 높고, 쌀과 보리로 만든 소보리식빵, 쫄깃한 든든쌀바게트, 담백한 비건 당근 케이크 등은 먼 곳에서도 찾아오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맛이 좋다. 다양한 홀케이크 주문 제작이 가능해 결혼식이나 생일 등 중요한 날도 건강하게 기념할 수 있다. 볕 잘 드는 매장에서 빵 한 조각과 커피를 즐기며 쉬어 가도 되고, 포장해서 제방 길을 걷다가 벤치에 앉아서 먹어도 피크닉을 온 듯한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송정14길 18-1 1층
영업시간 화~금요일 12:00~20:00, 토요일 11:00~19:00
문의 070-4048-1176
#오감힐링공간
무경계
송정동의 시작점에 자리한 카페. 무경계는 사람들이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라도 내면을 고요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간이 되고자 한다. 오감을 일깨우는 스페셜티 커피, 알록달록한 색채와 향긋한 향으로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꽃차, 그리고 온몸의 활기를 북돋아줄 스페셜 디저트로 구성한 메뉴 역시 이곳에서는 힐링 수단이다. 2층 ‘힐링 공간’에서는 싱잉볼, 명상종, 인센스 스틱을 체험하며 명상에 집중할 수 있다. 4인 이상 모이면 전문 강사의 싱잉볼 세러피 클래스 신청이 가능하고, 때때로 스페셜티 커피 클래스나 행복을 주제로 한 포럼과 북 토크도 열린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11길 3-1 1층
영업시간 월~금요일 11:00~20:00, 토·일요일 12:00~21:00
문의 02-6953-5353
#할머니손맛
송정 국수
둔촌동과 화양동을 거쳐 30년간 운영해온 역사 깊은 국숫집. 지금은 낙지볶음, 바지락칼국수, 버터 치킨 카레 등 조금 더 다양한 메뉴를 선보인다. 노부부 사장님의 푸짐한 인심이 담긴 모든 음식은 맛이 일품이라 지역 주민들이 인정하는 송정동의 대표 맛집으로 꼽힌다. 게다가 가격도 비싸지 않아 자취생에게 마음의 고향이 되고, 근처 직장인의 점심을 해결하기에도 부담이 없다. 그리고 계절 메뉴로 선보이는 냉콩국수는 한번 맛본 사람이라면 여름마다 송정 국수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100% 국산 서리태를 직접 갈아 만든 진한 콩국은 비리지 않고 속을 든든하게 채워준다. 콩국만 따로 사는 사람도 많을 정도!
주소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11길 32
영업시간 월~토요일 11:30~16:00
문의 02-469-6239
#도자기원데이클래스
흐무라
리커버리커피바의 바로 아래층에 자리한 고유연 작가의 세라믹 스튜디오 흐무라. 폴란드어로 구름을 뜻하는 이름처럼, 공간에도 포근한 느낌이 감돈다. 도자기 만들기 원데이 클래스 수업에서는 손으로 직접 주무른 흙을 이어 붙이는 핸드 빌딩 혹은 돌림판을 이용하는 물레 기법 중 선택해 접시나 컵, 화병, 인센스 홀더 등 다양한 물건을 만들 수 있다. 작가의 작품에서 영감받아 곡선의 조형적 디테일을 살려 만들어도 좋고, 원하는 도안을 미리 구상해도 좋다. 어떤 방법이든 작가가 작품을 잘 완성할 수 있도록 충분히 도와주니 솜씨가 서툴다고 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수업 후 도자기가 완성되기까지는 약 한 달의 시간이 걸리니, 송정동이 그리워질 때쯤 다시 찾아올 구실로도 좋을 것이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11길 52-1 반지하
문의 @chmuraceram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