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CES에서 한국은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총 20개 회사에 수여하는 최고혁신상 중 9개를 휩쓸며 참가국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것. 더 놀라운 것은 이 중 5개사가 스타트업이라는 사실이다.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스타트업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디자인 관점에서 소개한다.
드롭 프리 글래스
전자식 자가 세정 기술을 탑재한 지능형 영상 감시 CCTV 제품. 빗물, 김 서림 등을 빠르게 제거할 수 있는 미세 유체 제어 기술을 적용했다. 렌즈 표면의 오염물을 제거하기 위한 별도의 장치가 필요 없기 때문에 복잡한 구조 대신 스텔스 정찰기를 모티프로 한 심플한 직선 형태로 디자인했다. 색상은 메탈 그레이를 적용해 모던함과 스마트함을 표현했다. microsystems.co.kr
닷패드
소셜 벤처 닷이 선보인 시각장애인용 촉각 그래픽 디스플레이. 복잡한 지식 정보나 이미지를 시각장애인에게 제대로 전달하기 어렵다는 기존 점자 보조 기기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했다. 심플한 태블릿 PC 형태로 사용자가 디스플레이에 손을 얹었을 때 변화하는 그래픽 정보를 촉각으로 전달받을 수 있다. 화면 안에 내장된 2400개의 점자 돌기가 입력 정보의 종류에 따라 변화하면서 숫자, 그래프, 도형, 이미지 등을 전달하는 것. 문제 해결 도구로서 디자인이 지닌 힘을 보여줬다. dotincorp.com
메타 뮤직 시스템
지난해에도 수상한 경력이 있는 뮤직 테크 스타트업 ‘버시스’의 모바일 앱. 게임 기반 서비스로, 메타버스 속 뮤지션의 세계관으로 사용자가 직접 들어가 음악 테마를 다양하게 탐험할 수 있다. 커뮤니티 안에서 자신만의 음악을 직접 만들고 공유할 수 있으며, 추후 NFT로도 발행 가능하다. 사용자를 음악 감상자가 아닌 뮤지션과 대등한 입장의 크리에이터로 접근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verses.kr
지케이보팅
블록체인 기반의 모바일 투표 서비스. 블록체인 앱 최초로 최고혁신상을 수상했고, 소프트웨어·모바일 앱 부문에서는 혁신상을 수상했다. 비밀투표와 결과 조작 방지를 지원하는 것이 주요 기능. 사용자의 비밀 정보를 노출하지 않고, 상대방인 확인자에게 정보를 알고 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 ‘영지식 증명 기술’이 서비스의 핵심이다. 복잡한 절차 없이 로그인 후 신원 인증만 거치면 바로 원하는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안한 사용자 경험을 구축하려는 노력도 엿보인다. zkrypto.com
그래핀 라디에이터
세계에서 가장 얇고 강한 물질로 알려진 그래핀의 발열성을 활용한 난방 장비. 첨단신소재 기업 그래핀스퀘어에서 개발했다. 그래핀을 코팅한 투명 가열체에 전기를 연결해 열을 발생시킨다. 실제로 발화하는 건 아니지만 홀로그램 디스플레이의 불 영상으로 난로를 연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Z 모양의 폴더블 구조로 필요할 땐 접어서 휴대할 수 있다. 사용성과 사용자 경험을 모두 고려한 디자인으로, 이곳에서 출시한 또 다른 제품 그래핀 키친 스타일러는 지난해 〈타임〉지 ‘올해 최고의 발명’에 선정되기도 했다. graphenesq.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