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 디렉터 이용제
서체 디자이너 김민기, 신유림, 정근호
가장 보편타당한 라틴 서체 헬베티카가 한글로 태어난다. 한국과 스위스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며 한글 디자이너 이용제의 주도로 헬베티카 같은 한글 ‘쓔이써60’을 공개할 예정이다. 스위스의 중국식 한자 표기 ‘서사瑞士’를 옛 우리말 한자음, 〈동국정운•〉식으로 읽으면 ‘쓔이써’에 가까운데 이를 서체 이름으로 결정했다.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쓔이써’ 뒤에 붙은 ‘60’은 서체의 기준 크기이기도 한데, 쓔이써60의 사용처가 많아진다면 조금 더 작은 크기를 기준으로 형태를 조정할 계획이다.
쓔이써60은 2022년 7월부터 기획하여 현재 볼드, 미디엄, 레귤러, 울트라-라이트의 굵기로 제작 중이다. 디자이너들은 단순히 헬베티카의 조형적 특징만 옮기는 것이 아니라 서체의 형태와 쓰임의 관계를 분석하고 헬베티카의 양식인 네오-그로테스크 산세리프의 역사적 맥락까지 파악하여 한글에 접목시키는 중이다. 무엇보다 1957년에 만든 헬베티카는 여러 디자이너와 회사를 통해 다양하게 재생산되었으며, 종이에서 디지털로 옮겨가는 기술의 변화로 인해 미묘하지만 제각각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이에 쓔이써60 디자이너들은 1985년 발행한 독일 베르톨트 견본집의 헬베티카를 중심으로 작업하고 있지만 다른 견본집도 계속 수집하고 있다고. 2023년 7월에는 국내외 디자이너 20명에게 베타 버전을 제공해 포스터를 제작하도록 하고, 이를 전시할 계획이다. 2월 28일까지 쓔이써60 제작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 모금이 텀블벅에서 진행된다.
•동국정운: ‘우리나라의 바른 음’이라는 뜻으로, 세종대왕의 명으로 집현전 학자들이 한자음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최초의 음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