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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디자이너들은 어떤 책을 읽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마포디자인출판지원센터(wrm)의 기획전이다. 1976년부터 2015년까지 출판된 600여 권의 책이 전시장을 꽉 채운 책장에 발행 연도순으로 가지런히 꽂혀 있다. 어마어마한 분량의 책에 압도당하는 관람객을 위해 기획자는 디자이너의 역할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해 이 전시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바로 ‘연구자로서의 디자이너(DR, Designer as Researcher)’, ‘노동자로서의 디자이너(DW, Designer as Worker)’, ‘작가로서의 디자이너(DA, Designer as Author)’라는 카테고리다. 디자인 방법론, 스튜디오 차리기, 툴 다루기 등 실무를 강조한 책은 DW, 디자이너의 가치관이나 교육관을 담거나 작품을 설명하는 등 저자성에 주목한 책은 DA, 비평가 혹은 역사가 입장에서 디자인을 다룬 책은 DR로 분류했다. 이와 함께 바닥에는 책에서 발췌한 문구를 컬러별로 부착해 각 카테고리의 성격이 보다 명확하게 파악되도록 했다. 전시장 한편에는 원하는 책을 복사할 수 있는 코너도 마련했다. OCR 프로그램에 익숙한 오늘날, 커다랗고 소음이 나는 복사기의 존재는 아날로그 감성을 전하는 촉매제로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