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 멸치와 소금만으로 3년 이상 자연 발효한 액젓과 이를 달여 어간장으로 만드는 식품 회사 두도는 순리대로 만드는 것을 사명으로 여긴다. 액젓과 어간장 모두 HACCP 인증을 받으며 맛과 품질에서 손색없는 제품이라 평가받는 이유다.
액젓용으로 적합한 길이 10cm 전후의 대멸.
청정 해역 고성만을 마주한 발효장엔 식품 저장 용기 2천여 개가 있다.
항구 경매장에 대부분 기선권현망으로 잡은 신선한 멸치가 가득하다.
음식을 만드는 데는 정성이 필요하다. 좋은 재료가 있더라도 음식 하나를 만드는 데 알아야 할 것과 주의해야 할 것, 연마해야 할 것 등이 줄줄이 있으니 그 하나하나에 진심을 다해야 한다. 비단 음식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삶을 건강하고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요소는 도처에 있어서 관심을 가지고 마음을 쏟으면 우리네 삶을 구성하는 면면에 정성이 스며들 것이다. 두도 액젓의 시작과 과정, 바람이 그러하다.
“우연찮게 비위생적 환경에서 생산한 액젓이 그대로 유통되는 것을 TV 고발 프로그램에서 보았습니다. 녹슨 드럼통에 담긴 파리와 구더기가 우글거리는 액젓을 보니 충격이 이만저만 아니었어요. 그래서 ‘내가 깨끗하게 제대로 만들어보자!’ 마음먹었습니다. 액젓은 우리 음식에 두루 쓰는 전통 발효 식품인데, 내 자손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게 만들어야지요.” 강무웅 회장은 흙표흙침대로 국내 기능성 침대 시장에서 이미 인지도를 쌓은 기업인이다. 그런 그가 2008년 (주)두도를 설립하고 액젓 사업에 뛰어든 계기는 말 그대로 정의감과 사명감 때문이었다. 경남 고성군 바닷가에서 나고 자라 수산학교를 나온 그에게 제대로 된 액젓 만들기는 단순한 사업이 아니었다. 수산인의 자존심을 지키고 가업인 수산업을 잇는 뜻깊은 일이었다. 자신의 어머니와 할머니가 생선과 소금만으로 시간을 들여 만들던 전통 액젓을 교본 삼아, 그 맛을 현대화한 제조 시설에서 프리미엄급으로 대량생산하는 과정은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공장 설립 인가를 받기 위해 도로까지 직접 닦아야 했으니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었다.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 1등급 천일염만으로 염장한 멸치를 3년 이상 자연 발효시켜 깨끗하게 정제한 액젓과 이 멸치 액젓 원액 100%를 가열한 천연 조미료 어간장이 2013년 모두 HACCP 인증을 받으며, 과학적 위생 관리 체계를 갖춘 곳이라 인정받은 것이다.
“‘빨리, 싸게’ 만들 거면 시작하지도 않았을 일입니다. 생선을 삶아서 발효 시간을 줄이는 편법도 안 쓰고, 지하 탱크에서 위생은 나 몰라라 하며 물을 잔뜩 타서 모양새만 겨우 갖춘 가짜는 취급도 안 하지요. 자연과 세월에 맡겨 순리대로 만들 뿐입니다.” 이것이 두도 액젓과 어간장이 진짜배기라 자부하는 이유이고, 이를 사용한 음식에 품격이 더해지는 이유다.
액젓과 어간장은 강무웅 회장의 인생 마지막 사업이다. 바닷가 발효장에서 3년 이상 자연 발효를 원칙으로 하기에 각 용기마다 맛과 향, 색상에 미세한 차이가 있기도 하다. 뒤에 보이는 섬은 브랜드 네이밍의 모티프가 된 두도.
삼천포항, 거제항, 통영항으로 들어오는 멸치잡이 배에서 멸치를 구매한다.
전통 액젓을 현대적 시설에서
두도의 주요 품목인 멸치 액젓과 어간장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뭐니 뭐니 해도 원재료다. 미국FDA(식품의약국)가 승인한 청정 해역 남해 바다가 주산지인 멸치는 강회장이 직접 경매장에서 선도를 확인하고 구입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멸치에 해박한 경매인을 따로 두고 구매한다. “7~8월은 이 지역의 날씨와 바다 환경이 안정되어 멸치 어획량이 일정하고, 크기도 10cm 전후로 큼직해서 좋습니다. 저희 액젓 제조의 적기인 셈입니다.” 원재료의 어획 시기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어업 방법. 멸치를 잡는 방법은 기선권현망·정치망·유자망·죽방렴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물코에 걸린 멸치를 흔들어 털어버리는 유자망은 원물 손상이 심해 영양과 신선도가 떨어지고, 전통 어업법인 죽방렴은 어획 양이 너무 적어 대량생산에 한계가 있다. 반면 배 두 척이 그물을 던져 양쪽에서 끌어당기는 기선권현망은 전체 멸치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적 어획 방법으로, 살아 있는 물고기를 뜰채로 떠내어 잡기 때문에 원물의 손상과 스트레스가 덜하고, 그만큼 신선하다. 신선하기로는 정치망으로 잡은 멸치도 훌륭하지만, 어구를 일정한 장소에 두고 찾아드는 물고기를 잡기에 일 년 열두 달을 하더라도 어획 시기가 짧고 양이 적다. 2년 전 정치망 어장 여섯 군데를 정리하고 생산 시설에 투자한 이유이기도 하다.
당일 어획한 멸치는 곧바로 생산 공장으로 들여와 천일염만으로 염장해 특수 제작한 식품 저장 용기에서 숙성한다.
3년 이상 숙성한 액젓 원액을 가라앉힌 뒤 총 4회에 걸쳐 정제하는 내포장실.
“주로 기선권현망과 정치망으로 잡은 멸치를 경매에서 구입하면, 그 즉시 생산 공장으로 가져옵니다. 특수 제작한 시설에서 소금으로만 버무려 식품 저장 용기에 곧바로 넣고 내부 너트형 뚜껑으로 봉합하는데, 파리 등 해충이 들어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지요. 이 모든 과정에서 위생과 청결을 늘 최우선합니다.” 전남 신안군에서 가져와 별도 창고에서 2~3년 이상 간수를 뺀 1등급 천일염과 멸치를 23~25% 염도로 버무린 다음, 안전 검사를 마친 1.5톤 PE(폴리에틸렌) 저장 용기에 넣은 후엔 자연에 맡긴다. 지하 저온 숙성실이나 토굴 숙성실을 갖춘 업체도 있지만, 두도의 액젓은 현대적 제조 시설에 비해 발효 과정만큼은 자연 생산방식을 고집한다. 경남 고성군 삼산면 두포리는 해풍과 일조량이 적당한 지역으로, 액젓 제조에 천혜의 환경을 갖추었기에 가능하다.
전통 발효 방식과 현대적 제조 시설에서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맛을 내는 두도의 액젓과 어간장을 만들 때 제1원칙은 청결과 위생이다. 실외에 있는 발효장을 제외한 내 포장실·외포장실·스팀실은 모두 반자동화했으며, 근무자 모두 방진 모자에 가운을 입고 일해 마치 반도체 연구소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감칠맛이 일품인 두도의 멸 치 액젓과 어간장. 멸치와 소금만으로 3년 이상 자연 발효한 액젓과 이를 달여 만든 천연 조미료 어간장은 모두 2013년 HACCP 인증을 받았다.
조미료·색소·방부제·물 섞지 않고 도리에 맞게
고성만 바닷가 발효장에서 3년 이상을 자연 숙성하며 효소 분해를 하면 비로소 액젓에 맛이 든다. 이렇게 발효된 액젓 원액은 스테인리스 소재 탱크 시설로 옮겨 여과 과정을 수차례 거친다. 탱크에서 보름간 불순물을 가라앉힌 뒤, 일명 백필터라 부르는 자루형 거름망에서 두 차례, 정수기에도 사용하는 마이크로필터로 두 차례 총 4회에 걸쳐 원액을 여과하면 액젓에 불순물 하나 없이 말간 붉은 빛깔이 도는데, 이것을 세척 공정한 용기에 담으면 비로소 어엿한 하나의 제품이 완성된다. 정제한 멸치 액젓 100%를 달여 어간장으로 만들기도 한다. 어간장은 간장 대용의 천연 조미료로, 국이나 찌개는 물론 나물무침이나 구이와 튀김의 딥소스 등 다양한 요리에 두루 활용할 수 있다. “두도 멸치 액젓과 어간장은 청정 해역에서 건져 올린 멸치에 조미료와 색소, 방부제는 물론 물 한 방울도 섞지 않은 순수한 천연 발효 식품입니다. 비린내가 없고 구수한 향을 그대로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지요. 무엇보다 액젓과 간장의 감칠맛을 좌우하는 TN 지수가 2.0 이상으로 아주 우수합니다.”
TN(총질소 함량) 지수는 단백질이 발효되면서 생성되는 아미노산 함량을 나타내는 수치인데, 수치가 높을수록 깊고 풍부한 맛을 내 액젓이나 간장 등의 품질을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3년 이상 숙성한 액젓에 물을 섞지 않으면 TN지수 2.0 이상이 나옵니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것이니 모두가 순리대로 만들고 정성껏 즐겼으면 합니다.”
스토리샵
(주)두도와 <행복>이 협업해 깨끗한 시설에서 멸치와 천일염만으로 4년 이상 발효해 감칠맛이 뛰어난 액젓과 어간장을 선보입니다.
구성 및 가격 멸치 액젓(500ml)과 어간장(500ml) 프리미엄 세트 4만 9천 원(배송료 포함)
신청 방법 전화(080-007-1200)와 카카오톡 친구(M플러스멤버십)를 통해 구입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