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알면 알수록 더 넓어지고, 즐길 거리가 노다지처럼 쏟아지는 곳이다. 바다도 보고 디자인 스폿도 둘러봤는데, 그래도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브랜드들을 살펴볼 차례다. 로컬의 정체성이 물씬 묻어나는 브랜딩과 디자인으로 중무장한 부산의 브랜드들을 소개한다.
기장미역 장곽 선물 세트.
청정 해역에서 자란 기장 미역 패키지.
요리하기 좋은 크기로 자른 조각 미역귀.
씨드 출산 축하 미역 선물 세트.
하트 모양 미역을 담은 생일 선물 패키지.
씨드
기장 앞바다에서 나는 미역은 특히 맛이 빼어나서 임금의 밥상에 반드시 올랐다. 씨드는 기장군에서 생산되는 미역, 다시마를 제조하고 유통하는 해조류 전문 브랜드다. 1965년 기장군 일광 바다에서 배 사업을 시작으로 어업과 미역 양식을 하던 조부의 가업을 물려받은 CEO가 리브랜딩으로 세련된 얼굴을 입히고, 정갈한 패키지 디자인에 해조류를 소담히 담아내 여전히 그 귀함을 전달한다. 브랜드명 ‘SEA.D’는 ‘꿈(dream)을 나누고 즐거움(delight)을 전하며 감동의 드라마drama를 선사하는 바다의 건강한 씨앗(seed)’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패키지에는 각 해조류의 일러스트를 적용해 상품 정보가 직관적으로 전달되도록 했다. 전반적으로 모던한 패키지가 돋보이는 브랜드지만, 생일 축하 미역국 세트에서는 키치하고 유쾌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welovesead.com
부산을 상징하는 갈매기를 새긴 부산 라인업 핸드 타월.
송월타올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품질 향상을 통해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선사하는 타월 전문 브랜드 송월타올은 1949년 부산 공장에서 시작해 긴 시간 브랜드를 일궈오며 타월, 때밀이, 샤워 가운 등 욕실 섬유 제품에서 우산까지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며 적극적인 변화를 꾀했다. 또 최근에는 디자인과 브랜딩도 강화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영도 아레아식스에 입점한 송월타올 매장에서는 ‘부산 라인업 핸드 타월’을 만날 수 있는데 어린 왕자, 갈매기, 파라솔, 광안대교 등 부산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수놓아 브랜드의 뿌리가 이 도시에 있음을 드러냈다. songwol.co.kr
해안 쓰레기 아카이빙 포스터.
바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품은 오브제.
폐박스로 만든 폰 케이스.
폐박스를 활용한 시계.
이티씨블랭크
기후 위기와 더불어 환경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해양 생태계 역시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2050년에는 물고기보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더 많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있다. 잔잔한 바닷속 아름다운 물고기와 산호초 사이에 자리 잡은 플라스틱 잔해는 언젠가 부메랑처럼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것이다. 이티씨블랭크는 해양 쓰레기에 디자인을 더해 새로운 오브제를 창조해내는 브랜드다. 부산 해안가에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집한 후 쓰레기의 다양한 형태와 색감을 살려 아름다운 오브제로 만들어낸다. etcblank.com
간편하게 꺼내 먹을 수 있게 포장한 대패 슬라이스 오징어.
인어아지매
건어물은 간편하지만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간식이 되기도 한다. 부산은 남포동에 국내 최대 규모의 도매 시장이 형성될 정도로 이 산업이 활성화되어 있지만, 디자인 전략이 돋보이는 브랜드는 그동안 찾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부산식 프리미엄 건어물 브랜드 인어아지매의 출현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이 브랜드는 건어물에 대한 기존의 고루한 이미지를 버리고 감성 한 방울을 더한 아기자기한 패키지로 ‘요즘 건어물’을 선보인다. 바다 이미지를 직관적으로 떠올리게 하는 ‘인어’와 지역성을 드러내는 방언 ‘아지매’를 결합시킨 네이밍도 재미있다. 인어아지매는 온라인 판매를 시작으로 지역의 플리마켓에서 제품을 선보이다 최근 영도에 첫 번째 오프라인 숍까지 오픈했다. 네온사인으로 제작한 로고와 그물로 연출한 매장 디스플레이가 흥미를 유발한다. @in_eo_ajimae
부산 사투리의 재치 있는 네이밍이 돋보이는 라거 마MA!
광안대교 일러스트가 돋보이는 마 흑맥주.
독일식 밀맥주 바이젠에 천연 향을 입힌 골드 오 피치.
부산 프라이드 브루어리
부산은 개성 강한 수제 맥주 브랜드가 많은 지역이다. 그중 부산 프라이드 브루어리는 지역 특산 농산물을 활용해 생산한 수제 맥주로 지역의 자긍심을 널리 알리고 있다. 바텐더의 섬세한 조주법과 브루어의 철저한 원칙에 따라 최적의 블렌딩으로 차별화된 맥주를 선보이는데 네이밍뿐 아니라 패키지에도 부산 대표 명소의 이미지를 담아 도시의 정체성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몰트 아로마, 꽃, 과일 향이 결합된 라거 맥주 ‘마MA!’는 “마! 이게 부산맥주 아이가”라는 문구와 함께 광안대교의 이미지를 청량한 그래픽으로 표현해 개성을 더했다.
부산을 배경으로 한 일러스트레이션.
바닷가를 테마로 자체 제작한 캔들.
조개껍데기를 박아 장식한 고체 방향제.
오랜지바다
광안리 해변가에 위치한 오랜지바다는 지역 작가와 마을 주민의 손맛이 깃든 소품을 파는 매장 겸 브랜드다. 1층은 선물 가게로, 2층과 3층은 갤러리와 창작 공간을 겸한 오픈 스페이스로 구성한 이곳은 마을 주민과 지역 작가가 상생할 수 있도록 협업 제작의 기회를 마련한다. 제작 과정과 취지가 남다르다 보니 매장을 채우는 도자, 가죽, 섬유, 액세서리 등의 소품에서 도시의 아이덴티티가 물씬 묻어난다. 또 해마다 ‘나만의 우표 그리기’ 공모전을 열어 부산과 바다를 테마로 한 다양한 시선을 수집한 뒤 이를 엽서, 오프너, 타일 자석 등으로 제작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orangebad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