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라하는 전 세계 오지를 홀로 경험하고, 이제는 반려견과 오붓한 백패킹을 즐기는 조은수 씨. 챙겨야 할 장비도 식량도 늘었지만 오늘도 함께 모험을 떠난다.
1990년생 조은수 씨는 여간내기가 아니다. 우선, 스물세살에 아프리카로 날아가 10개월간 수단, 에티오피아, 마다가스카르, 케냐, 우간다, 탄자니아를 정처없이 떠돌아 다녔다. 스물일곱 살에는 스칸디나비아 북극권 330km를 개 썰매로 횡단했고, 스물여덟 살에는 스웨덴 북부 끝 오지 440km를 37일간 홀로 걸었다. 침낭과 옷가지, 전투식량으로 채운 23kg 등산 배낭만이 유일한 동료이자 버팀목이었다.
반야를 위해 닭발을 건조시켜 만든 건강 간식.
야산에서는 일반적으로 취사 금지이기에 발열 팩으로 음식을 데워 먹는다.
온종일 물에서 놀 만큼 물을 좋아하는 반야.
“열아홉 살에 오빠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어요. 그 뒤로 삶에 대한 의문이 생겼죠. 그토록 아등바등하면서 살아가는데, 사람 목숨이 꺼지는 것은 정말 한순간이구나. 참 허무하더라고요.”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싶던 시기,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먼 땅을 떠올렸다. 그렇게 수단행 편도 티켓을 끊었다. 아프리카 방랑기를 엮은 그의 책 <스물셋, 죽기로 결심하다>에는 일반 패키지여행으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생생한 일화가 가득하고, 스칸디나비아에서의 백패킹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제가 하고 싶은 것이 보통 남들은 안 하고 싶어 하는 것이라 주로 혼자 다녔어요. 사실 동행이 생기면 제가 책임져줄 자신도 없었고요. 혼자 야생에 고립되어 자급자족하며 자신의 모든 것을 오롯이 책임져야 할 때, 내가 얼마나 강한 사람인지 알게 되죠.”
“저희는 산으로 들로 바다로 함께 다니는 가장 든든한 아웃도어 동료예요. 계속 혼자 여행을 다녔는데, 이제는 반야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서 길 위에 서는 거죠. 반려견은 자율 의지대로 자유롭게 세상을 누비지 못하니까요.” _조은수
커피 한잔의 여유도 놓치지 않는다.
능숙한 솜씨로 텐트를 치는 조은수 씨.
아웃도어 브랜드 피엘라벤과 함께한 북극권 개 썰매 횡단.
37일간 홀로 440km를 걷던 당시 모습. 사진 조은수
반려견과 백패킹을 계획 중인 분에게
물은 많이!
사람은 한정된 자원을 아껴 먹을 수 있지만, 개는 그렇지 않거든요. 평소보다 넉넉하게 물을 준비하세요.
봄철에는 진드기 주의
풀이 길게 자란 야산에 가면 개가 몸에 붙여온 진드기 수천 마리와 동침을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봄에는 되도록 야산을 피하고, 외부 기생충 예방접종과 진드기 스프레이 등 최소한 이중으로 예방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사람이 없는 야산을 다니기 때문에 스피커를 꼭 소지합니다.
저녁에 분위기 내는 용도로 음악을 틀 때도 있지만, 주변 야생동물에게 인기척을 내기 위해서예요. 여기에 사람이 있으니 접근하지 말라고 알려주는 거죠.
백패커들이 바글바글한 유명 박지보다는 반려견과 여유 있게 쉴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해보세요.
평소에도 ‘여기 좋아 보이는데?’ 하면 탐색을 해보세요. 때로는 둘만의 비밀 박지가 멋진 뷰나 편한 등산로보다 근사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앉아’ ‘기다려’ 훈련은 필수예요.
등산로에서 사람과 마주쳤을 때 개를 무서워하는 사람일 수도 있기 때문에 구석으로 자리를 피해 그 사람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주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