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관문은 겨울옷을 정리하는 것이다. 세탁소에 가지 않아도 되는, 간단하지만 말끔한 세탁법과 요긴한 정리법을 소개한다.
Knit
보라색 니트는 로에베. 케이블 니트는 라코스테. 컬러블록 디테일 니트는 JW 앤더슨. 서랍장이나 옷장 안에 두고 쓸 수 있는 방향제는 프레데릭 말.
니트는 보통 드라이클리닝을 맡긴다. 하지만 많이 할수록 옷이 망가지기 때문에 라벨에 적힌 내용을 참고해 집에서 세탁하는 것을 추천한다. 세탁 전 마찰이나 옷 표면에 들러붙은 먼지로 인해 생긴 보풀은 제거하는 것이 좋다(평소에 옷을 벗을 때마다 가볍게 먼지를 털기만 해도 보풀이 생기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다).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풀고 뒤집어 빨아야 보풀이 일지 않는다. 세탁기를 이용한다면 꼭 세탁망에 넣는 것을 잊지 말자. 니트를 보관할 때는 소재 특성상 걸어두면 형태가 변형되니 개거나 말아서 수납한다. 습기 조절을 위해 습자지나 신문지를 사이에 끼우는 것이 포인트. 캐시미어나 울의 경우 좀벌레의 표적이 되므로 방충제와 방습제는 기본이다.
Padded Jumper
흰색 패디드 점퍼는 듀베티카. 스프레이 타입의 친환경 얼룩 제거제는 라브르베르. 식물성 성분으로 만든 빨랫비누는 알마카비오.
오래 입기 위해서는 조금 번거롭지만 직접 빨래하는 것이 좋다. 먼저 소매와 목 등 찌든 때가 낀 부위에 미리 오염 제거 스프레이를 뿌리고, 중성세제를 넣은 미지근한 물에서 10분 안팎으로 손빨래를 한다. 세탁 후에는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건조시킨다. 이때 옷걸이에 걸면 충전재가 아래로 쏠려 뒤엉킬 수 있으니 건조대에 수평으로 눕히는 것이 핵심. 옷이 마른 뒤에는 막대기로 팡팡 두들긴다. 숨 죽었던 충전재의 볼륨을 살리는 일종의 심폐 소생술이다. 보관할 때는 충전재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돌돌 말아 끈으로 묶어 부피를 줄이거나 반듯하게 접어 압축 팩에 넣는다.
Fur
레오퍼드 패턴 퍼 코트는 펜디.
천연 모피는 먼지를 자주 털고 빗질을 잘 해주면 꽤 그럴싸하게 보관할 수 있다. 특히 털의 반대 방향으로 빗어야 먼지가 잘 털린다. 습기에 매우 약하므로 통풍이 잘되는 커버를 씌워 보관해야 하며 제습제를 사용하면 무리하게 수분을 빼앗아 털의 윤기가 없어지니 습자지나 신문지를 넣어두는 게 좋다. 요즘은 윤리적인 이유로 페이크 퍼가 인기다. 천연 모피보다 세탁이 비교적 간단한데, 첫 세탁 시 드라이클리닝을 하고 이후에는 물세탁을 해도 무방하지만 탈수 과정은 생략한다. 천연 모피나 페이크 퍼 모두 털이 눌렸을 경우에는 스팀을 이용하면 된다. 스팀 다리미나 스팀 타월을 눌린 털에 가볍게 댔다가 빗어주면 원 상태의 풍성한 실루엣이 살아난다.
Leather
가죽 재킷은 폴로 랄프 로렌. 수분을 공급하고 광택을 살리는 가죽 전용 크림은 콜로닐. 가죽의 갈라짐이나 얼룩을 예방하는 레더 클리너는 머치슨 흄.
가죽 옷은 전용 클리너나 크림만 있다면 5분 안에 세탁을 끝낼 수 있다. 마른 천에 클리너를 묻혀 재킷 표면을 슬슬 닦기만 하면 된다. 클리너로 오염을 제거하고 나면 가죽 고유의 광이 죽기 때문에 전용 크림은 필수다. 가죽은 세탁보다 보관이 중요하다. 우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널어 습기를 제거한 뒤 부직포나 면으로 만든 커버를 씌워 보관해야 한다. 어깨나 가슴 부위에 신문지를 넣어 습기를 예방하면 더욱 좋다. 가죽 소재의 옷을 여러 벌 함께 두는 것은 좀벌레나 곰팡이를 유발시키는 원인이 되니 유의하길.
Wool Coat
하운즈 투스 패턴 코트는 2 몽클레르 1952. 옷 위의 이물질 제거에 좋은 고무 소재 브러시는 레데커 by 구름바이에이치. 패브릭에 사용하는 먼지 제거용 브러시는 이리스 한트베르크.
대부분의 소재는 드라이클리닝을 자제하는 것이 좋지만, 울 코트는 예외다. 드라이클리닝 전후에 세심한 주의만 기울이면 된다. 우선 세탁소에 맡기기 전, 코트에 들러붙은 먼지를 깨끗이 제거한다. 먼지는 세균이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입고 난 뒤면 무조건 털어줘야 한다. 드라이클리닝을 끝낸 뒤 세탁소에서 씌워준 비닐 커버는 벗겨서 휘발성 세제의 냄새와 습기를 날린다. 옷장에 넣을 때 어깨에 쌓이는 먼지는 방지하고 통풍은 잘 되도록 부직포 커버를 씌우거나 사용하지 않는 스카프 또는 얇은 천을 덮어놓는 것도 방법이다.
Mouton
무통 베스트는 셀린느.모든 종류의 가죽에 사용할 수 있는 방수 및 자외선 차단 스프레이는 콜로닐. 스웨이드의 얼룩을 지우는 지우개는 레데커 by 구름바이에이치
무통은 가죽의 면에 따라 관리법이 나뉜다. 안쪽은 양털을 사용하고 바깥쪽은 스웨이드 혹은 가죽의 결을 그대로 살린 나파 가죽으로 가공하기 때문이다. 나파 가죽은 스펀지나 부드러운 솔로 먼지를 털어내고, 스웨이드는 전용 솔로 결을 정리한다. 물에 약하니 방수 스프레이를 뿌려 각종 오염을 예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볼펜 자국 같은 경우는 지우개로 살살 문지르면 금세 없어지기도 한다. 보관법 역시 중요하다. 방충제나 제습제에 옷이 직접 닿으면 수분을 빼앗기고, 드라이클리닝을 자주 할 경우 소재에 포함된 단백질 성분이 소멸되어 가죽이 뻣뻣해지니 주의해야 한다.
Boots
롱부츠는 발렌티노 가라바니. 스웨이드 부츠는 주세페 자노티. 발냄새 및 각종 악취를 제거하는 슈 디오더런트는 콜로닐.
부츠는 발에 난 땀을 배출하기 어렵다. 그대로 방치했다가는 곰팡이가 생겨 무좀을 유발할 수도 있다. 부츠를 보관할 때 완벽히 말리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다음으로 중요한 건 형태 유지다. 솔로 먼지를 모두 털고 가죽 전용 크림으로 닦은 뒤 신문지나 습자지를 부츠 안에 넣어 실루엣을 보존한다. 이때 부츠 안에 제습제를 함께 넣는 것도 방법인데, 10원짜리 동전을 제습제 대신 넣어도 된다. 발냄새까지 잡을 수 있는 좋은 팁이다.
Leather Gloves
장갑은 모두 에디터 소장품.걸어두고 사용할 수 있는 실리카겔은 250 디자인.
가죽 장갑은 손가락 사이에 낀 먼지를 칫솔로 제거한 다음 뒤집어 중성세제를 푼 미지근한 물에 세탁한다. 물기는 수건으로 톡톡 눌러 짠 뒤 서늘한 곳에서 완벽히 말린다. 중간중간 구김이 가지 않도록 모양을 잡아줘야 주름이 지지 않는다. 완벽히 말랐다 싶으면 다시 뒤집어 장갑을 손에 낀 상태로 가죽 전용 크림을 고루 발라 융 커버에 넣어 보관한다. 확실하게 습기를 제거하고 싶다면 실리카겔을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