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가 길어지며 ‘명상’의 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IT 기업을 중심으로 사무실 한편에 언택트 휴식을 위한 ‘모듈 명상실’이 등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동과 설치가 간편하고 첨단 기술로 무장해 언제 어디서나 최적의 휴식을 선사하는 1인용 명상실을 소개한다.
디자이너가 만든 개인 명상실
메디테이션 포드
© Alberto Frias
누에고치 같은 하얀 타원형 조각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Om 메디테이션 포드meditation pod’. 미니멀한 형태가 시선을 붙드는 공간의 정 체는 멕시코 출신의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알베르토 프리아스Alberto Frias가 제작한 1인 명상실이다. 시끄럽고 복잡한 환경에서 벗어나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 위한 명상 공간으로 디자인했다. 내부로 들어서 입구를 등지고 벽을 향해 앉으면 흰색 돔형 공간의 진가를 경험할 수 있다. 심신을 안정시키는 부드러운 파스텔 톤빛의 향연과 함께 잔잔한 어쿠스틱 사운드를 비롯한 명상 음악이 펼쳐진다. LED 조명을 통해 하얀색 원형 공간을 시시각각 다채롭게 채우는 컬러는 하늘의 색을 형상화한 것. 부드럽고 내구성이 강한 소프트 울트라 스웨이드를 직접 가공해 수작업으로 제작한 쿠션과 방석이 명상의 집중도를 높인다. 알베르토 프리아스는 Om 메디테이션 포드의 콘셉트에 대해 “해변에서 파도를 보고 들을 때 느끼는 감각과 비슷한 효과를 구현하려 했다”고 밝혔다. www.podbed.com
일상 속 명상 습관 들이기 오픈시드 포드 마음을 평온하게 하고 심신의 스트레스를 덜어내며 집중력과 창의성을 높이는 명상의 이점은 이미 널리 알려진 것. 하지만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시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 마이애미를 기반으로 명상과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스타트업 기업 ‘오픈시드OpenSeed’는 이 점에 주목해 명상을 일상 속 건강한 습관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메디테이션 포드를 제작했다. “스트레스 가득한 사무실이나 교통량이 많은 장소 등에서도 언제나 고요한 순간을 제공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오픈시드 측의 말이다. 꽃봉오리처럼 생긴 포드는 외부를 완벽히 차단해 명상을 위한 최적의 장소를 제공한다. 명상 전문가, 신경 과학자, 음향 치료사 등이 협업해 완성한 결과물로 최대 3인까지 입장 가능하다. 내부 컨디션은 태블릿을 통해 조절하는데, 몰입형 사운드와 향 테라피를 제공하는 에센스 오일, 효율적인 명상을 이끄는 조명 시스템과 가이드 프로그램 등을 실행할 수 있다. 밀폐된 실내의 단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기 순환을 돕는 환기 시스템과 자외선 살균 시스템도 갖췄다. openseed.co 첨단 기술로 경험하는 명상 소마돔 “세계 최초로 첨단 기술을 접목한 명상 포드.” ‘소마돔Somadome’ 웹사이트 메인 페이지에 적혀 있는 첫 문구다. 소마돔은 빛과 색, 바이노럴 비트, 특수 세라믹 타일을 활용해 심신의 밸런스를 조율해주는 첨단 테라피 기계. 2012년 프로토타입 출시 후 기업, 학교, 연구소 등 12개 이상의 각기 다른 환경에서 시범 운영해 얻은 수천 명의 리뷰를 기반으로 3년간 다섯 차례의 추가 개발을 통해 2015년 공식 론칭했다. 이후 실리콘밸리의 어도비 본사와 포시즌스 웨스틀레이크, 뉴욕 서리 호텔, 캘리포니아 캐멀 밸리 랜치 등 5성급 호텔에 도입되며 주목받았다. 소마돔이 다른 1인 명상실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약 10~20분의 짧은 시간 동안 명상에 최적화된 첨단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컨디션을 적극적으로 개선한다는 것. 대다수 사용자가 소마돔을 경험한 이후 두통이나 어깨 뭉침, 짜증과 불안이 줄었으며 효과는 2주 정도 지속됐다고 밝혔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1인용 소파처럼 생긴 의자에 앉아 돔 형태의 커버를 내린 후 헤드폰을 쓰고 내장된 터치스크린을 통해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하면 명상의 시간이 펼쳐진다. 멜라토닌과 코티솔의 생성을 조절하는 다채로운 빛의 스펙트럼, 알파·감마·세타파를 사용해 뇌에 평온함을 전하는 사운드, 신체 밸런스를 깨뜨리는 EMF 주파수를 파괴해 에너지를 높이는 특수 타일 등을 고르게 접목한 다양한 세션을 경험할 수 있다. somadome.com 인히어 메디테이션 포드 영국 런던 기반의 명상 스튜디오 ‘인히어Inhere’에서는 “일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심신을 단련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명상을 즐기는 다양한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온라인 수업, 각종 강연과 이벤트 등을 개최하는 한편 명상에 도움이 될 색다른 공간도 소개하는데, 그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이 자체 제작한 메디테이션 포드다. 명상 전문가와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팀을 이뤄 협업해 만든 초소형 휴식 공간으로, “복잡한 외부 세계로부터 벗어나 긴장을 풀고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돕는다”는 것이 인히어 측의 설명이다. 지름 약 1.5m의 타원형 포드는 외부에 견고하고 실용적인 사펠리sapele 목재를 창살처럼 두르고 실을 길게 드리운 듯한 프린지fringe 커튼을 입구에 배치했다. 목재와 커튼 사이사이에는 일정하게 작은 틈을 줘 주변과 자연스레 어우러지면서도 내부에서는 아늑한 휴식을 느낄 수 있게 디자인했다. 공간에는 안락한 휴식을 위한 1인용 소파와 심리적 안정을 위한 식물,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헤드폰을 배치했다. 두 다리를 뻗고 푹신한 등받이에 기대어 앉아 인히어가 엄선한 명상 트랙을 감상하며 휴식을 취하거나 낮잠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inherestudio.com
© OpenSeed
© Somadome
자연을 닮은 휴식 공간
© In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