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자인페스티벌이 올해로 19회를 맞는다. 무려 19년 동안 디자이너와 브랜드를 위한 프로모션의 장이자 새로운 디자이너들의 성장 발판이 되어온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은 올해, 달라진 환경을 맞아 새로운 전시를 제안할 예정이다. 올해의 아트 디렉터는 그래픽 디자이너 이예주와 프린팅 레이블 ‘아티스트 프루프’를 운영하는 작가 최경주다. 이들은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해왔는데, 12월 9~13일 코엑스 C홀에서 개최하는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은 두 사람의 협업 프로젝트 중 가장 큰 규모다.
최경주(왼쪽), 이예주
이예주 2015년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더배곳을 졸업하고 디자인 스튜디오 ‘예성 ENG’를 운영한다. ‘Bb: 바젤에서 바우하우스까지’를 공동 기획 및 편집하고 〈기억 박물관〉, 〈도무송〉 시리즈를 출판했다. 개인전 〈Unused Space〉를 열었고 광주 비엔날레(2018), 서울 국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 타이포잔치(2019) 등에 참여했다. 올해 초에 기획자 김다은과 함께 펴낸 단행본 〈자아, 예술가, 엄마〉가 4쇄를 앞두고 있으며, 이 책은 시리즈로 진행할 예정이다. 10월 15일부터 11월 8일까지 팩토리2에서 오브제와 가구, 책과 평면 작업 등을 선보이는 개인전 〈3MM〉을 진행 중이다.
최경주 2009년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판화과를 졸업하고 프린팅 레이블 ‘아티스트 프루프Artist Proof(AP)’를 운영하며 개인 작업을 한다. 개인전 〈ISLAND〉를 비롯해 〈Take Me Home〉 〈설화문화전_포춘랜드〉와 서울 국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 타이포잔치(2019) 등에 참여했고 올해 1월 아트북 〈There Is a Hole〉을 펴냈다. 현재 주상 복합 단지 유-플래닛U-Planet 내에 설치할 공공 미술 프로젝트 ‘오늘의 날씨’(기획 팀팩토리)에 윤라희 디자이너와 ‘일기도’라는 팀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카바와 라이즈 호텔 기획으로 하시시박과 전시를 준비 중이다. 2021년 4월, N/A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듀오로 서울디자인페스티벌 아트 디렉터를 함께 하게 됐다.
최경주(이하 최) 아티스트 프루프(AP) 옆 사무실에 이예주 디자이너의 스튜디오가 이사 왔다. 다양한 협업을 할 수 있는 창작자가 이웃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던 중 서울디자인페스티벌 아트 디렉터 제안을 받고 이예주 디자이너에게 함께 해보자고 제안했다.
아트 디렉터 제안을 받고 어떤 마음이었는지 궁금하다.
이예주(이하 이) 2017년 ‘일코노미’를 주제로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을 진행할 당시 아트 디렉터였던 김영나 디자이너를 도와 작업한 적이 있다.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의 의미나 규모 등을 알고 있던 터라 걱정이 먼저 되더라.(웃음)
최 나는 마냥 기뻤다.(웃음) 디자인의 영역이나 아트 디렉터의 분야, 활동이 이렇게까지 넓어질 수 있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됐다.
올해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의 디자인 콘셉트는 ‘뉴 노멀New Normal’이다.
이 ‘뉴 노멀’이야말로 지금의 시대를 이야기하는 핵심 키워드가 아닐까 싶다. 이는 일시적인 트렌드나 유행이 아니라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키 비주얼에서 드러내고자 한 것은 무엇인가?
이 새로운 일상을 직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요소로 시계를 떠올렸다. 시간, 사물의 열복사를 측정해 기록한 그림인 서모그램, 픽셀로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 세 가지 요소를 활용해 시계의 숫자, 시간대별 영역 등을 표현했다. 픽셀화한 부분은 일종의 가상공간을 상징하기도 한다.
아이디어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이 그래픽 아이덴티티는 전시 공간을 비롯한 여러 디렉토리에 다양하게 변주할 수 있도록 기획하는 것이 중요했다. 특히 CMYK와 RGB 색상 체계를 온·오프라인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인쇄물과 온라인, 동영상, 전시에 활용할 예정이다. 무빙 이미지 제작은 티슈오피스가 진행한다. 이번 키 비주얼은 코엑스 인근의 대형 미디어를 활용해 광고하고 SNS를 통해서도 활발하게 홍보하고 있다.
최 이예주 디자이너와 작업하면서 마치 핑퐁 게임하듯 재미있는 아이디어와 디자인 소스가 나왔다. 나는 키 비주얼이 공간이나 굿즈, 인쇄물에서 각기 움직일 때의 상호작용에 집중했다. 특히 나의 강점이 굿즈인 만큼 이번 기회를 통해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의 시그너처 굿즈를 기획하고 있다.
전시 공간과 굿즈에서는 여러 디자이너와의 협업도 이루어진다.
최 공간은 포스트스탠다즈와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굿즈는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의 키 비주얼 소스로 협업 작가들과 각자의 개성을 살리면서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있다. 우리의 의견과 작가들의 의견이 조화롭게 버무려진, 완성도 높은 굿즈가 나올 것 같다. 한마디로 ‘사고 싶은 굿즈’다. 전시 오픈 전인 11월 중순쯤 굿즈를 먼저 출시해 전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전시장에는 굿즈 숍 부스도 따로 둘 생각이다.
비대면, 거리 두기 이슈로 전시 형태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
이 쉽게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뉴 노멀’이라는 개념에 맞는 전시 형태를 계획하고 있다. 키 비주얼로 디자인한 박스 테이프나 러그, 방석 등으로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등 비대면을 위한
전시 공간 구성도 세밀하게 논의 중이다. 개인적으로 특히 게임 산업에서의 공간 탐구가 흥미로운데, 이를 활용해 전시 현장을 찾아가지 않더라도 공간을 탐험할 수 있는 방식도 생각하고 있다.
최 전시 규모를 줄이거나 여러 공간으로 분산해서 진행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 전시장이 참여 부스를 담는 공간으로, 공간 자체가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의 시그너처로 각인되면 좋겠다.
아트 디렉터로서 올해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은 어떤 의미로 남기를 바라나?
최 무사히 잘 치르는 게 우선적인 목표다.(웃음) ‘뉴 노멀’이라는 키워드에 맞게 기존 전시와는 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안전하고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팬데믹으로 인해 공간적으로는 이미 의식주 관점에서 판매자와 구매자의 행위가 많은 부분 달라졌다. 그런 일상의 변화와 함께 달라진 뉴 노멀의 요소는 무엇인지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
서울디자인페스티벌 2020
아트 디렉팅 이예주 (인스타그램) yejoulee 최경주 (인스타그램)yes_kyungjoo, (인스타그램)artistproof_shop
디자인 어시스트 김소은 (인스타그램)son_graphic
무빙 이미지 티슈오피스 (인스타그램)tissueoffice
전시 공간 협업 포스트스탠다즈(대표 김민수) (인스타그램)poststandards
전시 기간 12월 9일~13일
전시 장소 코엑스 C홀
웹사이트 seoul.designfestiva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