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설립한 타임앤스타일은 일본의 장인 정신과 전통문화, 지역의 소재를 현대의 디자인 언어로 엮어 오늘의 일상을 위한 가구를 만든다. 올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공개한 2026 컬렉션 또한 ‘Meeting Horizon’을 주제로 고유한 문화로부터 발견한 미학을 일상 속 풍경으로 펼쳐냈다.

타임앤스타일 밀라노 쇼룸에서 선보인 전시 〈Meeting Horizons〉의 한 장면. 랜드스케이프 시팅 엘리먼츠 소파가 나지막하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가구와 일상이 나누는 대화
이름처럼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가치’를 전하는 가구 브랜드 타임앤스타일. 1997년 도쿄에 타임앤스타일 홈을 오픈한 후 1999년 살로네 델 모빌레에 참가하며 국제 무대에 존재감을 알린 타임앤스타일은 이후 암스테르담과 밀라노에 플래그십을 열며 글로벌 리빙 브랜드로 도약했다.
‘온고지신溫故知新, 즉 오래된 새로움’으로 대표되는 그들의 철학은 소재부터 작업자의 마지막 손길까지 제품 제작의 전 과정에 깃들어 있다. 타임앤스타일의 가구는 홋카이도와 도호쿠 지역에서 나는 침엽수와 활엽수를 주요 재료로 사용한다. 수령이 80년에서 2백 년에 이르는 나무를 저온에서 천천히 숙성시키는 방식으로 건조해 본연의 나뭇결과 견고한 물성을 극대화하고, 숙련된 장인들이 전통 수공예 기술로 작업해 한 점의 가구를 완성하는 것. 또한 자연에서 비롯한 소재와 장인의 전통에 뿌리를 두되 거기에만 머물지 않고, 오늘날의 미감과 생활 방식에 맞추어 현대적으로 재구성한다. 타임앤스타일은 구마 겐고, 페터 춤토어 등 거장 건축가와의 협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건축의 본질만 남기면서도 디테일에 깊이 몰두하는 두 건축가와 함께 작업한 컬렉션은 제품에 건축가의 철학까지 덧입히며 시대를 초월하는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공고히 했다.

절제된 미감의 그리드 컴포지션과 아마카케루 램프가 조화를 이룬다.
서로 다른 지평이 만나는 곳
올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소개한 2026 컬렉션은 과거의 유산과 오늘날의 라이프스타일이 조우하며 탄생하는 타임앤스타일의 철학을 ‘Meeting Horizons’이라는 주제로 응축했다. 쇼룸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마주한 가구는 트레베스Treves 소파. 쇼룸이 위치한 거리에서 이름을 따온 이 소파는 ‘사이의 공간, 여백’을 뜻하는 일본의 개념 ‘마ま, 間’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끝이 뭉툭하고 둥근 모듈은 각도와 모양이 조금씩 달라 배치에 따라 앉는 방향과 자세, 전체 형상이 달라진다. TV를 향해 일렬로 놓이는 획일적 모습이 아닌 사람들 사이에 자연스러운 대화와 만남을 유도하는 소파다. 종이 사이로 은은한 빛을 자아내는 조명 아마카케루Amakakeru도 일본의 전통 공예와 소재를 모티프로 탄생한 제품. 전통 짜맞춤 기법으로 직사각형 프레임을 조립하고, 미노와시美濃和紙 종이를 정교하게 이어 붙여 한 점의 조각 작품처럼 느껴진다.

가죽과 목재의 조화가 돋보이는 캔틸레버 체어.
소파가 수평적 언어라면 벽면에 함께 놓인 그리드 컴포지션Grid Composition은 공간에서 수직적 질서를 부여하는 가구. 원목을 일본의 전통 짜맞춤 방식인 아리쓰기蟻継ぎ로 직조하듯 만든 선반 시스템으로, 짜맞춤 구조 자체가 디자인을 관통하는 핵심이다. 그리드가 만드는 리듬과 서랍, 선반 등의 기능이 조화를 이루며, 단순한 수납을 넘어 건축적 사고를 담은 가구로 나아간다. 캔틸레버 체어 또한 하나의 선으로 완결되는 구조미가 인상적인 건축적 가구다. 올해는 패브릭을 업홀스터리한 버전 외에 천연 레더 스트랩을 엮어 만든 우븐 체어 버전으로 확장했다. 부드러운 가죽과 탄탄한 목재 프레임이 몸을 안정적으로 감싸주어 착석감이 뛰어나고, 시간이 지날수록 아름다움이 무르익는 소재라 곁에 두고 사용할수록 진가를 발휘한다.
공예와 장인 정신이 현대 가구와 조우하는 지점을 여러 장면으로 확인할 수 있던 타임앤스타일의 컬렉션. 지역의 소재와 공예, 장인의 기술, 동서양의 생활 방식, 글로벌 디자이너의 감각이 한데 뒤섞여 완성된 가구 속에서 지평선은 서로를 나누는 경계가 아니라, 서로 다른 것들이 만나는 시작점이 된다.

The First Time&Style, 타임앤스타일 서울 플래그십
지난해 가을, 논현에 문을 연 타임앤스타일 서울 플래그십은 전통과 현대, 미래가 어우러진 브랜드의 미학을 국내에서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레노베이션 과정에서 발견된 높이 4m가 넘는 콘크리트 기둥의 본래 모습을 보존하고, 삼나무 목재 천장과 마루, 베이지 톤 벽으로 차분하고 간결하게 구성한 공간은 브랜드의 무드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3층 규모, 450m2에 달하는 공간에서는 서재와 침실, 주방을 테마로 구성한 타임앤스타일의 가구를 만날 수 있다. 밀라노 쇼룸에서 첫선을 보인 가구도 곧 이곳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학동로 120 한국가구 3층
운영 시간 월~금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 토·일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문의 02-547-77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