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남동에 문을 연 카펠라 레지던스 서울 클럽. 사진 속 루프톱은 셰프 에드워드 리의 레스토랑 ‘더 루프(02-790-2200)’로, 한강까지 탁 트인 뷰를 만날 수 있다.

스파이럴 계단은 인테리어를 담당한 스튜디오 리에거의 시그너처이자 클럽 공간의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는 존재다.
한남동에 들어선 ‘또 하나의 집’
지난해 10월, 르엘 어퍼하우스와 카펠라 레지던스 서울의 멤버십 클럽하우스 ‘카펠라 레지던스 서울 클럽’이 문을 열었다. 한남동에 위치한 이곳은 2027년 완공 예정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의 르엘 어퍼하우스, 그리고 같은 단지에 2028년 조성될 카펠라 레지던스 서울의 입주민을 위한 전용 클럽하우스다. 그간 카펠라를 비롯해 아만, 포시즌스 등 글로벌 호스피탤리티 브랜드는 이미 다양한 형태의 클럽하우스를 운영해왔다. 그러나 실제 거주 공간이 완성되기 전에 입주민만을 위한 독립된 프라이빗 클럽을 열고, 운영을 시작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이곳은 단순한 부대시설이 아니라, 앞으로 펼쳐질 레지던스에서 일상을 미리 경험하는 장소에 가깝다. 이러한 시도는 마찬가지로 새로운 주거의 문법을 개척하고 있는 헌인마을 르엘 어퍼하우스 프로젝트에서 시작됐다.

카펠라의 상징과도 같은 리빙룸은 사적인 거실처럼 따뜻하고 아늑하게 연출했다.
헌인마을에 6만㎡가 넘는 규모로 조성되는 이 단지는 기획 초기부터 자연을 최우선 가치로 삼았다. 대모산과 인릉산 자락의 18만 5000㎡에 달하는 숲에 둘러싸인 부지를 택했고, 전체 면적의 70% 이상을 숲과 조경으로 구성했다. 단지 내의 자연은 한국을 대표하는 조경가 정영선이 설계를 맡아 그간 무분별한 개발로 훼손된 숲과 땅의 질서를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한 건폐율 25%로 낮은 밀도의 단지는 기존 아파트 단지에서는 볼 수 없던 수평적 풍경을 만들어낸다. 카펠라가 이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된 것도 르엘 어퍼하우스의 방향성이 그들의 철학과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다.

건축가의 아틀리에를 콘셉트로 디자인한 라이브러리.
또 한 가지 특징은 단지의 핵심이자 상징적 공간이 될 지하 3층, 지상 3층 규모의 메인 커뮤니티다. 스파와 풀, 피트니스 등 웰니스 시설을 비롯해 프라이빗 다이닝, 콘시어지 라운지, 정원 등으로 구성한 커뮤니티 클럽은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설계하고 카펠라에서 운영을 담당한다. 카펠라 레지던스 서울 클럽은 이러한 모든 구상과 실험을 도심에서 먼저 보여주는 프리뷰 무대라 할 수 있다.

비즈니스나 업무를 할 수 있도록 2층 리빙룸에 프라이빗 다이닝 룸을 따로 마련했다.
앞으로 펼쳐질 삶을 예고하는 집
카펠라 레지던스 서울 클럽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은 입주민을 위한 ‘또 하나의 집’이라는 개념이다. 이 개념은 부지 선정부터 공간 구성, 디자인과 운영 방식까지 일관되게 이어진다. 강남과 강북 어디에서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한남동에 자리 잡은 것은 입주민에게 언제든 잠시 들러 쉴 수 있는 도심 속 세컨드 하우스로 기능하기 위함이었고, 라운지와 다이닝, 라이브러리로 구성한 프로그램 또한 거실·주방·서재 등 주거 공간의 문법을 따른 결과다.

주택의 현관 같은 역할을 하는 1층 웰컴 존. 리에거의 벽장과 이강소 작가의 아트워크가 클럽의 첫인상을 형성한다.
지하 2층부터 지상 4층까지 이어지는 클럽은 2000㎡ 규모로 면적이 그리 넓지 않지만, 카펠라가 그리는 집의 이미지를 충분히 담아낸다. 클럽에 입장하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웰컴 존은 집의 현관 같은 분위기로 입주민을 맞이하고, 뒤이어 건축가의 아틀리에를 연상시키는 라이브러리에는 올슨 쿤딕과 데이비드 치퍼필드 등 레지던스 설계에 참여한 건축가의 드로잉과 오브제가 놓여 있어 공간 미학에 집중하는 카펠라의 태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클럽의 인테리어를 총괄한 프랑스의 하이엔드 디자인 스튜디오 리에거(studioliaigre.com)의 시그너처인 스파이럴 계단을 오르면 카펠라의 상징과도 같은 리빙룸이 등장한다.

지하 1층 복싱 클럽은 예술 작품, LP의 아날로그 선율이 어우러진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구성했다.
리에거의 디자이너들은 클럽이 무엇보다 주거 공간의 감각을 지녀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1층에 들어서는 순간, 입주민이 집에 돌아온 듯한 감각을 느끼길 바랐습니다. 누군가 나를 반겨주는 듯한 기분이 들고, 지인을 데려왔을 때는 호스트가 되어 자연스럽게 공간을 안내할 수 있도록요. 그래서 따뜻하고 사적인 분위기의 리빙룸은 일부러 계단을 올라 2층에 배치하고, 복싱 클럽처럼 목적이 분명한 공간은 지하층에 두었어요. 손님을 초대해 함께 시간을 보내는 다이닝 공간인 이승준 셰프의 레스토랑 ‘윌로뜨’, 에드워드 리 셰프의 루프톱 레스토랑 ‘더 루프’는 3층과 4층에 배치해 프라이빗하면서도 조금 더 열려 있고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었고요.”

레스토랑의 주방은 집 같은 인상을 주고 싶어 오픈 키친을 택했다.
인테리어에서도 호텔이나 리조트의 화려하고 장식적 디자인보다 오래 머물고 싶은 집의 분위기를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복싱 클럽에는 LP 음악과 TV, 팬트리를 갖춘 라운지를 함께 두어 다과와 음료를 즐기며 집처럼 쉴 수 있도록 했고, 레스토랑 역시 오픈 키친과 벽난로 등 집을 연상시키는 요소를 곳곳에 담았다. 그중에서도 리에거 디자인의 정수로 꼽히는 가구는 공간의 인상을 하나로 묶어주는 일등 공신이다. 1층 라이브러리 속 중후하면서도 정제된 테이블과 책장은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2층 리빙룸의 가죽과 패브릭 가구는 집의 온기를 더해준다. 옷장과 캐비닛도 빌트인 가구 대신 누군가의 가구 컬렉션처럼 디자인해 유럽의 주택에서 볼 법한 풍경을 만들었다.

이승준 셰프가 이끄는 3층 레스토랑 윌로뜨(02-546-1655)에서는 갤러리 타데우스 로팍의 예술 작품, 한국 작가들과 협업한 테이블웨어가 어우러진 다이닝을 경험할 수 있다.
이곳에서 입주민은 차를 마시거나 운동을 하고, 손님을 초대해 함께 식사하기도 하며 집에서와 같은 일상을 보낸다. 지역 문화를 반영하는 콘텐츠는 이곳에서의 생활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한국식 차를 큐레이션한 ‘카펠라 티 리추얼’, 계절마다 달라지는 한국식 다과를 선보이는 ‘카펠라 모먼츠’, 헌인마을의 역사를 담은 ‘다례 리추얼’은 리빙룸에서 매일 경험할 수 있고, 매월 건축·예술·문화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렉처 시리즈를 운영한다. 갤러리 타데우스 로팍에서 주기적으로 작품을 큐레이션해 공간 곳곳에서 세계 최고의 아트를 만날 수도 있다. 카펠라 레지던스 서울 클럽에서의 하루는 2~3년 뒤 완성될 집에서 펼쳐질 일상을 예고한다. 공간과 콘텐츠, 호스피탤리티 서비스가 촘촘하게 엮인 경험은 앞으로의 주거가 나아가야 할 방향 또한 보여주고 있다.
카펠라 레지던스 서울 클럽
시행 헌인타운개발(주)
시공 신원종합개발(주)
건축 설계 스트락스건축사사무소(주), 건축사사무소 구:월
인테리어 설계 스튜디오 리에거, (주)엄지하우스
인테리어 시공 (주)엄지하우스
조경 설계 조경설계서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