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데코 정취를 느끼다, Sauna Deco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도심 헤렝라흐트Herengracht 운하 라인에 자리한 사우나·스파 공간. 가장 큰 특징은 이름 그대로 ‘데코’에 있다. 파리 백화점 오 봉 마르셰Au Bon Marché의 1920년대 인테리어를 이축移築해, 아르데코 양식의 기하학 미학과 장인 정신을 원형에 가깝게 보존했다. 사우나와 스팀룸(터키식), 족욕, 냉탕(플런지), 휴식 공간 등을 한 동선에서 번갈아 이용하며 온열·냉각·휴식을 반복하는 전형적인 웰니스 루틴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사우나 이용과 별개로 페이셜 마사지, 보디 트리트먼트 등 뷰티 살롱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해 휴식과 케어를 한 번에 묶어 계획하기 좋은 도심형 웰니스 장소다.
주소 Herengracht 115A, 1015 BE Amsterdam, Netherlands
문의 saunadeco.nl/en/
설계 H.P. Berlage
“나선형 계단과 스테인드글라스, 황금빛 장식이 빚어내는 디테일은 마치 거대한 갤러리 내부를 유영하는 듯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장식미술의 선명한 미감과 네덜란드 특유의 자유로운 혼탕 문화가 공명하며, 공간은 생동감이 살아 있는 활력의 장으로 완성된다.”

18세기 창고를 살린 테르말 배스, Aire de Barcelona
바르셀로나 구시가지 엘 보른 지구, 파세이그 데 피카소 22번지에 자리한 도심형 테르말 배스·스파. 18세기 식품 창고이던 건물의 구조를 거의 그대로 살렸고, 테피다리움 상부의 스카이라이트에는 한때 마켓으로 물건이 드나들던 동선의 흔적이 남아 있다. 오스만·그리스·로마의 목욕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콘셉트로, 물에 몸을 맡기는 이완의 흐름이 마사지와 리추얼 프로그램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프라이빗 와인 배스, 스크럽, 보디·페이셜·두피 케어를 묶은 시그너처 코스가 대표적이라 ‘배스+케어’를 한 번에 계획하기 좋다. 이곳의 이용 방식은 온도가 서로 다른 탕을 오가며 몸의 리듬을 조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따뜻한 탕에서 시작해 미온의 공간을 지나 차가운 물로 마무리하는 흐름을 기본으로, 동선 곳곳에 아로마 스팀룸, 강한 수압의 제트 배스, 부력을 살린 솔트 배스를 배치해 감각을 다른 결로 환기시킨다.
주소 Passeig de Picasso, 22, Ciutat Vella, 08003 Barcelona, Spain
문의 relax.beaire.com
설계 ABAA Arquitectura
“인공 빛을 차단해 동굴 같은 피난처를 만든다. 시각 정보가 줄어든 어둠과 신체를 띄우는 사해탕의 부유감은 이용자를 도시의 속도와 소음에서 분리한다. 목욕을 하나의 정화 의식(ritual)으로 끌어올린다.”
바이아키텍처 이병엽's Pick
건축을 통해 사람과 사회를 바라보고, 삶과 그 배경이 되는 건축의 균형을 탐구한다. 분야의 경계를 두지 않고 건축을 실천하며, 구축한 공간의 운영과 쓰임을 지속적으로 관찰해 동시대 건축의 실천적 방법을 모색한다. 특히 목욕을 좋아해 언젠가 목욕탕을 만들어 직접 운영하는 것을 꿈꾼다.

설해온천수를 풍부하게 공급한다.
물과 풍경의 원형을 지키는 설해온천, 설해원
양양 설해원 온천·스파는 ‘설해온천’ 존을 중심으로, 물과 풍경을 가공하지 않는 것이 운영 원칙이다. 19억 년 편마암층과 2억 3천만 년 화강암층 사이로 스며든 빗물이 미네랄을 머금어 형성된 약알칼리성 온천수를 사용하며, 하루 2천5백 톤 규모로 공급한다. 공간은 스파 레벨(B1)에서 숲을 향해 열리며, 노천 온천·편백 사우나·라커·파우더룸을 하나의 경험으로 묶는다. 같은 층의 노천 스파는 가장 높은 지점에 카바나와 포켓 테이블을 둔 독립 구역으로 구성했고, 아래층(B2) 온천 수영장은 원탕 직수와 숲 조망을 강조한다. ‘클라리스파’는 통합 의학 기반의 맞춤 프로그램(네 가지 블렌딩 오일 적용)으로 대사·순환, 보디 밸런스, 멘털 웰니스를 제안한다. 건축은 기존 콘도와 연결된 매스를 분절하고, 유리와 테라스를 통해 실내외 연속성을 강화해 일출·일몰·숲 경관을 가리지 않도록 설계했다.
주소 강원도 양양군 손양면 공항로 230
문의 seolhaeone.com
설계 와이그룹건축사사무소
“설해원 온천·스파에서 설악산 능선을 마주하는 순간, 누구나 광활한 자연 앞에서 스스로를 비워내는 경험에 잠길 것이다. 이 공간은 자연을 가로막지 않고 바라보게 하는 ‘틀’로 존재하며, 실내와 실외는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 물과 공기, 빛의 산란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이어지며 몸의 경계를 흐린다. 이곳에서는 자연의 시간 속에 잠겨 있던 감각을 조용히 체현해볼 수 있다.”

삼각형 탕이 만드는 공간감, 시로네가유
긴잔 온천의 공동 욕장 시로가네유しろがね湯는 온천가의 다이쇼 로망 분위기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면서도, 현대적 건축 언어로 정리한 작은 공중목욕탕이다. 계곡 바닥을 따라 료칸이 늘어선 온천가 끝자락, 삼각형 대지에 들어선 이곳은 건물의 형태와 내부 구성까지 곧게 이어진다. 외벽에는 일본 민가의 전통 디테일인 무소코시無双格子 개념을 스크린으로 적용해 통풍과 채광을 확보했고, 목재와 유백색 아크릴을 조합해 빛을 부드럽게 확산시키며 공간의 밀도를 만든다. 이곳은 1·2층에 삼각형 형태의 탕을 배치해 작은 부피에서도 공간감을 뚜렷하게 드러낸다. 특히 2층은 창 너머 풍경을 바라보며 입욕하는 경험이 핵심이다. 온천수는 나트륨을 주성분으로 하는 염화물·황산염 계열로, 물 위에 유노하나湯の花가 떠 있는 모습이 특징이다.
주소 433 Ginzanshinhata, Obanazawa, Yamagata 999-4333, Japan
문의 city.obanazawa.yamagata.jp/kanko/kankochi/1346
설계 Kengo Kuma
“시로가네유는 노후한 마을 목욕탕의 형태를 유지한 채 빛과 자재, 디테일만으로 공간의 밀도를 직조한다. 조용히 스며드는 빛은 나무 틈을 통과해 물과 함께 산란하고, 습기와 향 그리고 온도의 미세한 흔들림으로 오감을 깨운다. 은은한 빛이 몽환적으로 번질수록 이 작은 공간은 오히려 깊은 몰입으로 확장된다. 그래서 시로가네유를 지나온 뒤에는 비워졌다는 말보다 ‘조용히 채워졌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린다.”
백에이어소시에이츠 박솔하's Pick
건축과 공간, 브랜딩과 제품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작업을 통해 '기억의 표상'을 기록한다. 공간에 스며든 이야기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귀기울이고, 이를 디자인이라는 언어로 번역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모든 것'과 '아무것도 없음'이 맞닿는 지점을 사유의 출발점으로 삼아 태도를 세우고 미학적 견해를 정제하며, 공간·사물·사람·세상 사이의 미묘한 관계를 탐구한다.

대지의 재료로 완성하다, VISON
한방 의학 전통에 뿌리내린 계절별 약탕을 즐길 수 있는 온천 시설이다. 도시 이름 다키Taki가 대나무를 뜻하는 다케take에서 유래했다는 전설에 착안해 외벽을 대나무를 엮어 구성했으며, 라운지 공간에도 대나무 기둥 72개를 배치해 공간적 통일감을 주었다. 울타리와 차폐물을 최소화해 온천을 이용하는 동안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실내 욕조와 야외 욕조, 그 옆의 베이슨basin까지 수면 높이를 같게 맞춰 자연과 하나로 이어지는 듯한 감상을 의도했다. 건물을 배치하기 위해 조성한 언덕은 산 능선과 균형을 이루도록 세심하게 조정해 실제로 약재가 자라는 산맥을 조망할 수 있다.
주소 672-1 Vison, Taki, Taki District, Mie, 519-2170, JAPAN
문의 vison.jp/en/area/honzo/
설계 ORGA-Lab
“매우 전통적이거나 전형적인 온천은 아니다. 숙박을 하지 않아도 누구나 경험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개방적인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대중적인 관점에서 이용하기 편리하다는 점에서 온천에 입문하기 좋은 곳이 아닐까 싶다.”

호텔의 외원인 '별서원'은 산수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화려함보다는 자연 본래의 모습을 담고자 했다.
동양 별서의 정취, 무이림
‘자연에서 비우다’라는 뜻의 무이림無以林은 비움을 통해 얻는 쉼의 가치를 추구한다. ‘별서’의 풍류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으로, 삼면이 절벽과 바다로 둘러싸여 마치 자연 한가운데 있는 듯한 감각을 준다. 죽림을 모티프로 동양의 ‘선’을 구현했으며, 모든 공간에서 간결하고 절제된 선의 미학이 드러난다. 객실은 차폐된 담장을 두어 독립된 분위기를 만들었고, 창호지를 통해 빛을 부드럽게 들여 한층 고요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통창으로 개방감을 확보하는 동시에 자연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객실 내부의 욕탕은 절벽과 송림松林 가장 가까운 곳에 배치해 반신욕을 하며 변화하는 자연 풍경을 생생하게 마주하도록 했다.
주소 충남 태안군 소원면 대소산길 350-87
문의 muirim.com
디자인 무이림(대표 박병규)
“바닷가에 뾰족 튀어나온 부지에 들어선 이곳은 정말이지 석양이 아름다운 곳이다. 해가 저물어서 하늘과 바다가 온통 붉게 물든 이후에 입욕을 하던 시간은 정말 잊을 수가 없다.”
임태희디자인스튜디오 임태희's Pick
교토 공예섬유대학에서 건축학 박사 학위를 받고, 2007년 졸업 후 서울로 돌아와 임태희디자인스튜디오를 설립했다. 고창 상하농원 인테리어, 온양민속박물관 카페온양, TWL 숍, 오설록 1979, 윤현상재 본사 리뉴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전시의 협업 공간 등 건축과 실내 공간을 아우르는 작업을 진행했다.

정원에 머물며 쉬어가는 집, 유원재
단순한 숙박 시설이 아닌 ‘휴식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묻는 유원재留園斋. 설계의 출발점이 된 유원재라는 이름은 ‘하루 동안 정원을 보며 머무는 곳’이라는 의미로, 한옥 99칸의 담장과 마당 구조에서 영감을 얻은 건축적 전환에서 비롯됐다. 담장을 낮추고 자연과 깊이 마주하는 창을 내어 내외부의 경계를 흐렸으며, 인위적 조경 대신 차경을 선택해 그 자체로 자연스러운 정원 풍경을 완성했다. 단층의 독립적 객실들은 방마다 개별 정원을 갖춰, 자연을 만끽하며 충분히 휴식하도록 했다. 유원재는 왕이 즐기던 온천수가 흐르는 수안보에 자리해 품질 좋은 온천을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다.
주소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 주정산로 6
문의 youonejae.com
설계 와이그룹건축사사무소
“유원재는 좋은 온천수가 흐르고 있음에도 오래된 온천 마을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수안보를 하이엔드 온천장으로 새롭게 재정의했다. 건축의 힘으로 지역 이미지를 완전히 탈바꿈시킨 사례로서 의미가 깊다.”
조호건축사사무소 이정훈's Pick
조호건축 이정훈 소장은 성균관대학교에서 건축과 철학을 공부하고 프랑스 낭시 건축학교 및 파리 라빌레트 건축대학에서 건축재료 석사 및 프랑스 건축사를 취득했다. 파리 시게루반 사무소, 런던 자하 하디드 오피스를 거쳐 2009년 서울에 조호건축사사무소를 개설했다. 2010년 젊은건축가상, 2013년 미국 'Architectural Record' Design Vanguard(차세대 세계 건축을 이글 10인의 건축가상), 2014년 독일 프리츠 회거Fritz Hoger 건축상, 서울시 건축상 등을 수상했다.

후지산을 배경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후지산을 담은 건축, Gora Kadan
3백 년에 이르는 깊은 역사를 지닌 고라카단은 후지산의 비경을 가장 아름답게 담아내도록 설계한 공간이다. 로비와 라운지를 잇는 유리 테라스는 공중으로 돌출되어 있어 객실에 들어서기 전부터 후지산과 마주하는 순간을 선사한다. 일본 전통 건축의 지붕 구조를 활용해 내부와 외부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는 동시에 숲 위에 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모든 객실에는 커다란 욕조가 마련되어 있어 혼자 반신욕을 즐기기에 충분하며, 특히 스위트룸에서는 정원을 바라보는 화강암 욕실 사우나에서 천연 미네랄 온천수에 몸을 담그며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주소 1300 Gora, Hakone-machi, Ashigarashimo-gun, Kanagawa, Japan
문의 gorakadan.com
설계 AMORPHE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료칸 중 하나.전통적 목조건축과 현대적 콘크리트 구조물이 결합된 긴 복도가 특징적이며, 공간의 여백미를 극대화한 설계가 돋보인다. 단순한 숙박 시설이 아닌 현대건축의 걸작 같은 곳이다.”
와이그룹건축사무소 양진석's Pick
리더들을 위한 건축 교육 프로그램 '파이포럼'을 13년째 운영하고 있다. 설계와 공간 브랜딩 및 콘텐츠 기획을 동시에 진행하며, 양양 설해원, 충주 유원재, 용평리조트 더 포레스트 레지던스, 알펜시아 에스테이트, 그랑서울 등이 대표작이다. 저서 <양진석의 유럽 건축사 수업>을 비롯해 <집 짓다 담다 살다> <양진석의 친절한 건축 이야기> <교양건축> 등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