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을 채운 차 한잔의 온기
북촌 초입, 억새풀이 무성한 돌담 너머에 재단법인 아름지기에서 지은 한옥 한 채가 자리한다. 아름지기 안국은 과거 윤보선 전 대통령 생가의 행랑채였다가 인쇄소로 사용하던 공간을 ‘현대를 품은 한옥의 본보기’가 되기를 바라며 고친 곳이다. 평소에는 아름지기의 이벤트가 있을 때만 개방하는데, 이번 행복작당 기간 동안 제주 유기농 차 브랜드 모루농장과 함께 그 문을 활짝 열었다. 모루농장은 제주 산천에서 자란 유기농 찻잎을 재배해 판매하는 농업회사로, 매달 공연처럼 차회를 열고 국내 작가들과 협업해 다구를 제작하며 한국 차 문화의 전파에 힘쓰고 있다. 이번 자리에서는 제주 말차, 진귤단차, 차꽃차와 함께 세 가지 다과를 페어링하는 차회를 선보였다. 또 한 가지 특별한 프로그램은 모루농장과 오랫동안 인연을 이어온 선재 스님의 발우공양. 사찰 음식을 함께 맛보며 발우공양의 방법과 의미를 몸소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름지기 안국의 한지장과 소반에 조화롭게 전시된 모루농장의 차와 백자 다구들.
아름지기와 함께한 모루농장의 전시는 전통 차회와 발우공양 그리고 처음 보는 누군가와 둘러앉아 취향과 온기를 나누는 시간 등 관람객에게 귀한 경험을 선사했다. 모루농장 박현정 대표에게도 한옥에서의 4일은 특별했다고. “예전에 아름지기 안국을 방문하고서 이 아담한 한옥에 반해 언젠가 함께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번 행복작당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되어 기뻤습니다. 차가 커피와 탄산음료를 대체할 만한 음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앞으로도 많은 분에게 우리 차를 소개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