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 호텔한샘, 체크인!
북촌에서 여섯 번의 행복작당이 열리는 동안 매번 자리를 지키며 이제는 행복작당의 터줏대감이자 상징이 된 지우헌. 낡은 한옥 두 채를 헐고 1층 아래채는 갤러리와 카페, 2층 위채는 집으로 지은 이곳은 ‘전통은 지키되 현재를 사는 한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전통 양식의 미감과 현대 생활에 맞는 편리함을 모두 갖춰 모던 한옥의 정수로 꼽힌다. 올해 행복작당에서는 한국의 주거 문화를 이끌어온 한샘과 함께해 4일 동안 완벽한 쉼의 장소, 호텔한샘으로 변신했다.
호텔한샘의 객실이 된 지우헌 갤러리. 한샘 리프 모션소파와 트윈 호텔침대로 물리적 쉼의 공간을 연출했다.
“한샘은 가구를 만드는 회사이다 보니 사람들이 저희 제품을 직접 보고 만지며 체험할 자리를 마련하려고 노력합니다. 행복작당은 누군가의 집에서 직접 가구의 쓰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기회였어요. 특히 지우헌은 백지처럼 원하는 대로 채울 수 있는 화이트 큐브와 한옥이라는 상반된 모습이 공존하기에 더욱 특별했습니다.” 한샘이 준비한 이번 전시의 주제는 ‘쉼’. VMD팀의 손길을 거쳐 갤러리는 객실 101호로, 위채는 호텔 라운지로 탈바꿈했다. 줄눈 하나 없이 희고 매끈하던 갤러리 바닥에는 카펫이 깔렸고, 호텔침대와 1인을 위한 트라움 라토 리클라이너, 정식 출시하기 전 특별히 모습을 공개한 리프 모션소파가 각각의 존을 이루었다. 여기에 옻칠 작가 박수이의 작품, 소연화실 박소연 작가의 돌 그림, 규방도감의 무명 침구와 모시 발을 설치하고, 한샘 디퓨저의 소나무 향과 낮은 조도의 빛 그리고 차분한 음악까지 여행지에서 만난 호텔 무드로 완벽하게 채워냈다. 바탕 위에 여러 번 덧칠하며 색과 질감을 쌓아가는 박수이 작가의 옻칠 작품, 모두의 안녕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억겁의 시간을 지나며 단단해진 돌을 그리는 박소연 작가의 작품 모두 내면을 가다듬는 쉼의 시간과 닮아 있어 선택한 것이라고.
고민을 적은 종이를 파쇄하며 걱정을 덜어내고, 쉼을 주제로 큐레이션한 책과 글귀를 살펴보며 마음을 채울 수 있던 위채 한옥.
트라움 라토 리클라이너 존. 옻칠 작가 박수이의 작품과 가을의 들꽃이 한층 깊은 쉼을 돕는다.
이곳에서 물리적 쉼을 경험했다면 2층 위채는 정서적 쉼의 장소다. 한샘의 프리미엄 브랜드 도무스의 소파와 테이블이 놓인 안채에서 테이블 위 종이에 마음속 걱정을 쓴 후 파쇄기에 직접 갈아내며 물리적으로나마 고민을 털어내고, 건너편 별채에서는 책방연희에서 쉼을 주제로 큐레이션한 책과 글귀를 살피며 비워낸 마음을 채울 문장을 발견해본다. 쉽게 지나치는 일상의 소소한 틈에서 여유를 찾는 내용의 문장은 사람의 가장 가까이에 존재하는 가구가 주는 기쁨과도 어딘가 닮아 있다. 관람객은 호텔한샘에 머무르는 동안 짧은 시간이나마 각자만의 쉼을 만끽했다. 전시 의도를 충실히 구현한 덕분인지 몇몇 사람은 실제 운영 중인 호텔이라 생각하고 숙박을 문의하기도 했다고. 몸을 쉬고 머리를 비우며 마음을 채우는 삼박자가 어우러진 좋은 휴식의 순간이었다.
호텔 라운지로 탈바꿈한 위채 한옥에는 한샘의 프리미엄 브랜드 도무스의 베네레 소파와 리알토 티 테이블을 함께 배치했다.
한샘 R&D본부 최지연 이사
낯선 여행지에서 어느 호텔에 도착해 긴장을 풀고 편히 쉬던 경험을 한샘 가구와 함께라면 집에서도 누릴 수 있음을 다양한 감각을 통해 전했습니다. 쉼이라고 느끼는 순간은 저마다 다를 것이기에 물리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평안한 순간을 만들려 했어요. 단순히 제품을 하나하나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공간으로 어우러지는 방식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