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이 꿈꾸는 휴가는? 독자들에게 딱 맞는 기사를 위해 <행복>이 현시대 여행 트렌드를 분석하고 독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해 2024 <행복> 휴家 리포트를 완성했다.
천천히 느리게 경험하기 ‘슬로 트래블’
구글 트렌드Google Trends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슬로 트래블slow travel’에 대한 검색량이 세배 증가했다. 슬로 트래블은 도장 찍기 하듯 바쁘게 명소를 찾아다니기보다 한 지역에 오래 머물며 현지에 녹아드는 여행 방식이다. 지역별로 특색 있는 식자재와 맛을 지키고 건강한 조리법을 추구하는 ‘슬로푸드’, 요즘 사회의 빠른 흐름에서 벗어나 자연과 인간 및 환경이 조화롭게 살자고 주장하는 ‘슬로 시티’ 운동의 정신이 여행업계까지 이어진 것. 이러한 변화에는 얕고 넓게 경험하기보다 깊고 좁게 탐구하기 바라는 요즘의 트렌드, 팬데믹 기간 동안 외부에 대한 관심이 내부로 향하며 진정한 나를 찾기 원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고려해 글로벌 여행 플랫폼 아고다는 ‘슬로 트래블을 위한 아시아 최고의 여행지’를 발표했다. 2024년 1분기 동안 여행 플랫폼 내 예약 데이터를 분석해 아시아 8개 시장에서 평균 체류 기간이 가장 긴 여행지에 대한 통계를 내 선정했는데 태국 카오락, 한국 서울, 말레이시아 프렌티안 제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스위스 정부관광청 한국사무소는 이동을 줄이고, 한곳에 더 오래 머물면서 더 깊이 바라보는 여행법으로 하이킹을 권하며 ‘스위스 트래블 트레이너’를 선보였다. 스위스 트래블 트레이너는 스위스 정부관광청 한국사무소와 차의과대학교가 협업해 탄생한 프로그램으로 전문가가 트래블 트레이너가 되어 한국 여행객이 안심하고 하이킹을 즐길 수 있게 도와주는 현지 체험 상품이다.
호캉스 가고 ‘촌캉스’ 왔다
지난 7월 5일 방영된 MBC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전현무와 박나래가 촌캉스(촌村+바캉스vacance)를 즐기는 에피소드가 분당 최고 시청률 9.6%까지 치솟았다. 6개월 만에 한국 갤럽의 ‘한국인이 가장 즐겨 보는 방송’ 1위를 탈환하고, 한국기업평판연구소 7월 화제성 지수에서도 예능 평판 1위를 차지했다. 7월 18일부터는 염정아, 안은진, 박준면, 덱스 등이 출연하는 tvN 어촌 리얼리티 예능 <언니네 산지직송>이 방영을 시작했고, tvN 예능 <뿅뿅 지구오락실>은 스핀오프 <지락이의 뛰뛰빵빵>을 내놓으며 가평 한옥에서 촌캉스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팬데믹 시기 호황을 누린 호캉스가 가고, 촌캉스가 대세로 떠오른 것.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엠아이가 전국 성인(20~69세) 남녀 3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올해 여름휴가 계획으로 ‘도심에서 벗어나 시골에서 자연을 즐기며 현지 경험을 할 수 있는 촌캉스를 보내겠다’고 답한 응답자가 30.2%에 달했다. 촌캉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여행에서 보다 고유한 경험을 하고자 잘 알려진 관광지보다는 숨은 관광지를 찾고자 하는 이가 늘어났기 때문. 한국관광공사에서 발간한 ‘2024년 관광 트렌드 전망 및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숨은 낯선 국내 여행지를 소개하는 여행 콘텐츠에 관심이 있다고 답한 이는 66.1%에 달했으며, 여행 방문 희망 지역 또한 숲과 산, 바다 혹은 해안 지역, 도심의 숨은 명소, 지방 소도시, 섬, 농촌 등을 뽑았다. 이에 따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다양한 촌캉스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여름휴가철을 맞아 전남 강진군은 농가와 협업한 여행 프로그램 ‘푸소FUSO 촌캉스’를,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는 2박 3일 동안 해녀 문화와 어촌 마을을 체험할 수 있는 관광 상품 ‘2024 해녀마을 스테이 in 김녕’을 운영한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2024년 관광 트렌드 전망 및 분석 보고서’
3高 시대의 여행법 ‘단거리 여행’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高 시대다. 조금이라도 경비를 절약하면서 가성비 좋은 휴가를 위해 단거리 여행을 계획하는 이가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여객 증가세는 국내선과 일본,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한 저비용 항공사(LCC)의 활약이 도드라진다. 2019년 상반기 데이터와 비교해보았을 때 LCC 이용 여객 수는 제주항공 7.1%, 진에어 25.9%, 티웨이 34%가 증가했다. 교원투어 ‘여행이지’가 올 3분기 여행 예약 데이터를 분석해 발표한 ‘3분기 해외여행 트렌드 및 인기 여행지’에 따르면 피크 시즌(7월 26일~8월 24일) 여행지로 가장 인기인 나라는 베트남이며 그 뒤를 일본, 중국, 태국, 필리핀이 잇고 있다. 이런 단거리 여행에 대한 니즈는 국내 여행 수요를 높이는 데도 한몫했다. 앞서 언급한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엠아이가 전국 성인(20~69세) 남녀 3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서 국내 여행을 떠날 계획이라 답한 이는 70.8%에 달한다. <행복>이 자체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서도 국내 여행 계획이 있는 응답자 비중은 78%에 달했다. 코로나19 시기 급부상한 국내 여행에 대한 수요는 팬데믹 이후 하락할 것으로 보였으나, 되레 국내 여행지에 대한 매력을 알리는 계기가 되어 고물가 시대 경비 대비 만족도 높은 여행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