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공 김금화와 천신들’. 승무를 추는 무희와 함께하는 악공들을 재현했다. 왼쪽부터 ‘창공과 김금화’ 235×24×130mm, ‘오야천신’ 120×24×130mm, ‘태평소’ 48×60×75mm, ‘바라합공’ 140×24×130mm, ‘장구’ 70×65×75mm. ‘창공과 김금화’는 흰색 고깔을 쓰고 무복을 입은 채 한바탕 굿을 벌이는 김금화 명인을 표현한 것. ‘화책’, 165×180×25mm. 책가도의 독특한 원근법을 재현했다.
밝은 약과 달 아래 한 밤의 승무
조선 시대 왕실의 별식을 만들던 전각을 뜻하는 브랜드 생과방(@saintgoutdepain.official). ‘전통을 이어가는 핵심은 젊은 세대가 전통을 지속적으로 소비하고 탐험하는 것’이라는 모토 아래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프리미엄 약과를 선보인다. 100% 조청을 사용해 즙청하는 방식으로 약과를 만드는 것이 특징. 그 덕에 묵직하면서도 깔끔한 맛을 낸다. 반죽의 밀도와 청의 농도, 튀기는 온도, 건조 온도, 건조 시간 등 약과의 맛을 결정하는 모든 세부적 요소에 생과방만의 개량 방식을 적용해 제작한다. 수제 약과 8구 묶음은 조청, 도라지 현미, 녹차, 단호박 라즈베리, 바닐라 누룽지, 커피 오렌지, 흑임자 맛으로 구성한다. 이 중 보름달로 표현한 바닐라 누룽지 약과는 구수한 누룽지 향과 바닐라빈 크림의 대비가 매력적이다.
Tip
생과방 약과는 커피 혹은 차와 함께 먹으면 더욱 풍부한 맛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의외로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냉장 보관하는 경우 먹기 30분 전에 상온에 두어 냉기가 가신 후 먹기를 권장한다.
‘학무와 학춤’. 왼쪽부터 ‘학무’ 120×100×100mm, ‘학춤’ 120×62×140mm. 무동이 학의 탈을 쓰고 추는 춤인 학무와 흰 도포 자락을 너울거려 학 모습을 형상화하는 춤인 동래학춤을 표현했다.
학무와 학춤의 무대가 된 설기 케이크
제과에서 이용하는 기술과 데커레이션을 가미해 색다른 방식의 떡을 만드는 케이크 숍 시루케이크(@siroocake). 천연 재료로 맛, 향, 색을 내는 건강함에 집중한 디저트를 만든다. 떡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만큼 서양식 디저트 케이크와 동일한 비주얼이 특징이다. 게다가 크림, 초콜릿, 떡의 밸런스가 훌륭하다. 학무와 학춤 작품을 올린 흑임자 설기 케이크는 달지 않은 흑임자떡 시트에 고소하고 부드러운 흑임자 크림을 담백하게 올려 완성한다. 유자 설기 케이크엔 달콤 상큼한 유자와 백설기가 어우러진다.
Tip
설기 케이크는 하루가 지나면 빠르게 굳기 때문에 당일에 먹길 추천하지만, 여의치 않다면 실온 보관하길 권장한다. 혹은 냉장고에 1~2시간만 보관 후 꺼내 먹을 것. 크림만 차가워져 있어 가장 맛있게 시루케이크의 설기 케이크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왼쪽부터) ‘편경’, 160×40×143mm. 제례악에 사용하는 악기로, ‘ㄱ’자 모양의 돌을 매달고 치면 맑은 소리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생소병주 수룡음’. ‘생황’ 60×55×75mm, ‘단소’ 60×47×70mm. 생황과 단소의 2중주인 ‘생소병주’로 연주하는 수룡음으로 ‘물속의 용이 읊조린다’를 의미한다.
팥양갱 나무 아래 음악회
한국 정서에 맞는 담백한 디저트를 제안하고, 식재료 본연의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하는 브랜드 담꽃(@damccot_official). 고문헌에 기록되거나 우리가 알지 못한 옛 음식 중 맛있고 멋있는 디저트를 발굴해 제품화하고 대중화하고자 한다. 팥죽, 팥잼 등 팥을 활용한 디저트가 대표 메뉴. 그중 고운 팥 앙금과 실 한천으로 만든 팥양갱은 진한 팥 맛과 묵직한 질감의 과자류이다. 무화과, 사과, 쑥, 흑미, 소보로를 사용해 만든 구움 찰떡은 국산 찹쌀을 사용해 오븐에 구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것이 특징이다.
Tip
팥양갱은 차에 곁들여 먹기 좋은 최고의 디저트로, 크림과 신 과일을 얹어 먹거나, 말차 가루 혹은 초코 파우더를 뿌려 먹으면 맛과 멋 두 가지를 모두 챙길 수 있다. 구움 찰떡은 에어프라이어에 구워 겉바속촉 상태로 즐기길 추천한다. 버터, 생크림 등 유제품을 곁들여 먹는 것도 좋은 방법.
(왼쪽부터) ‘종묘제례악’. 조선 시대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를 모신 종묘에서 제사 지낼 때 연주하던 곡과 무용, 노래가 어우러진 종묘제례악의 한 장면을 표현했다. ‘소반’. 대 285×285×215mm, 중 180×180×190mm. 다리의 어깨가 밖으로 휘었다가 다시 안으로 구부러지는 S자형을 이룬 후 발끝이 밖으로 살짝 내밀린 형태의 소반. 호랑이의 다리 모양을 닮았다.
K-디저트 마을에서 열린 종묘제례악
우나스의 이은아 셰프가 만든 우나하우스(@unahausofficial)의 달항아리 생크림 케이크. 굳이 설명을 덧붙이지 않아도 메시지가 전달되는, 시각적으로 임팩트 있는 디저트를 제작한다. 이은아 셰프는 포용과 좋은 기운을 상징하는 달항아리처럼 중요한 날 가족과 친구에게 선물한 달항아리 케이크가 그날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주길 바란다. 한국적 미의 극치를 보여주는 우나하우스의 달항아리 케이크는 멜론, 쇼콜라, 얼그레이&자몽 세 가지 맛으로 구성하며, 단아한 생크림 표면 안에 과육이 담뿍 들어 있다.
누구나 편안하게 먹기 좋은 전통 한과와 베이커리류 등 쌀 베이스의 다양한 디저트를 연구하는 연리희재(@yeon.li.hui.jae). 개성주악이라는 생소한 전통 디저트를 소비자에게 쉽게 소개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개성주악 위에 현대적 토핑을 올린 것으로 유명하다. 개성주악은 연회나 잔치에서 먹던 귀한 간식으로, 찹쌀가루에 막걸리를 넣고 반죽해 기름으로 지져낸 떡에 즙청해 만든다. 그 위에 사과 콩포트, 누텔라, 몽블랑, 치즈 곶감은 물론 호두정과 등 전통 디저트 토핑을 올려 완성한다.
Tip
달하아리 생크림 케이크는 항아리 모양의 생크림 케이크 부분, 아래 굽 부분 순서로 먹는 것이 좋다. 항아리 몸통 부분을 먹을 땐 굽을 제외하고 조각조각 잘라 접시에 담아 먹길 추천한다. 일반 케이크처럼 반을 가르면 중심이 잡히지 않아 쉽게 무너질 수 있기 때문. 개성주악은 따뜻한 차 혹은 커피와 잘 어울린다. 또한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함께 먹으면 더욱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보상무와 보상반’, 60×60×70mm. <진작의궤>(1823)에 기록된 그대로 보상무寶相舞 모습을 재현했다. 보상무는 보상반 위에 놓인 항아리에 공을 던져 넣으며 추는 놀이 형식의 춤이다.
눈 쌓인 증편 슈톨렌 위에서 보상무 한 판
‘둘러 가는 길목, 계절을 빚는 곳’을 슬로건으로 제철 식재료를 사용해 한식 디저트를 만드는 에움(@aeum.seoul). 전통 한과를 기반으로 서양 또는 현대적 재료를 첨가하거나 새로운 방식을 융합한 디저트를 만든다.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을 이어나가며, 새로운 것을 만들되 근본을 잃지 않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 디저트는 크게 약과류, 찰편류, 증편류로 분류해 판매한다. 그중 보리증편 슈톨렌은 보리와 멥쌀, 막걸리로 발효해 촉촉하고 부드러운 증편 반죽에 여름 초입부터 브랜디와 럼으로 향긋하게 절인 살구, 크랜베리, 오렌지 필, 무화과, 건과일 등을 넣어 만든 것이다. 아몬드·피칸 등 고소한 견과류를 바삭하게 구워 한가득 넣고, 증편 속 마지팬엔 아몬드로 만든 앙금을 넣어 혀끝에 달콤하게 녹아들도록 했다.
Tip
보리증편 슈톨렌은 서늘한 상온에서 하루 숙성시켜 먹는 것이 좋다. 발효 떡 특유의 술 향과 함께 브랜디 및 럼으로 절인 건과일이 더욱 향긋하게 어우러져 풍미가 짙다.
‘판소리’. 왼쪽부터 ‘소리꾼’ 50×40×95mm, ‘고수’ 68×75×75mm. 소리꾼이 고수의 북장단에 맞추어 긴 이야기를 연행하는 우리 전통 공연 예술.
찹쌀떡 동산에서 판소리를 외치다
어머니가 만든 떡과 아들이 로스팅한 커피를 소개하는 카페 자하(@jaha_seoul). 우리가 즐겨 먹은 전통 디저트 찹쌀떡과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소비하는 음료인 커피를 함께 즐기는 방법을 제안한다. 자체적으로 새로운 음식을 선보이기보다 음식을 즐기는 방식에 변화를 주는 것. 봄에는 쑥, 가을에는 밤·유자, 겨울에는 딸기·금귤을 활용하는 등 한국의 계절감을 살린 디저트를 선보인다. 무화과를 다져 넣어 톡톡 터지는 식감을 강조한 무화과찹쌀떡과 금귤로 정과와 청을 만들어 넣은 금귤찹쌀떡 등 다채로운 떡을 맛볼 수 있다.
Tip
자하의 형형색색 찹쌀떡을 먼저 눈으로 즐기고, 명주실로 중앙을 잘라보는 작은 재미를 느낀 후, 떡을 입에 넣어 맛별로 다른 고유의 식감까지 음미해보는 등 모든 시퀀스를 즐겨보자. 또한 딸기나 금귤처럼 시트러스 맛이 있는 떡이라면 담백한 아메리카노를 페어링할 것. 밤이나 버터, 고구마 같은 단맛이나 풍미가 있는 떡이라면 은은한 산미가 있는 커피가 어울린다.
스타일링 고은선(고고작업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