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원, ‘연 날리는 해 질 녘의 한강’, 2023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김혜원: 해 시계〉
김혜원 작가에게 ‘시간’은 빛의 움직임에 따른 풍경 변화와 이에 따른 하루 및 계절의 변화를 의미한다. 그래서 작가는 해의 길이와 계절이 품고 있는 시간을 캔버스 공간의 구성과 태양빛의 존재를 다양한 색상으로 표현함으로 드러내왔다. 화면 위에 마티에르를 얇게 반복해서 쌓으면서 자신만의 표현 방식으로 완성해낸 김혜원. 작가가 그리는 풍경은 분주한 지하철역, 버스 내부, 빵집, 거리 등 우리 일상 속 익숙한 곳들이지만 어딘지 어색한 느낌도 선사하는데, 이는 풍경 속에서 사람이 삭제됐기 때문이다. 섬세함, 밀도, 색감의 깊이가 드러나는 작품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시간성’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을 것.
전시 기간 2023년 12월 15일~2024년 1월 17일
‘제목 미상’. 김정욱은 이번 전시에 출품한 작품의 제목을 공개하지 않았다.
OCI미술관
〈김정욱: 모든 것〉
전시장을 얼굴로 가득 채우는 김정욱. 한국화를 기반으로 작업하는 작가는 ‘가장 한국적인 작가’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가 8년 만에 여는 이번 개인전에서 재단화 형식의 대형 회화, 조각 작업 등 오랜 시간 정성을 쏟은 다수의 신작을 선보인다. 작가는 먹색의 화면에 인간, 에너지, 생명, 우주를 향한 호기심을 담았다. 전시장은 실시간으로 교감의 장이 된다. 얼굴만큼이나 이번 전시에서 두드러지는 부분은 바로 ‘눈’이다. 화면 가득 반복적으로 그린 눈, 애니메이션처럼 표현한 눈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었다. 이 눈들이 향하는 각기 다른 시선을 따라가며 전시를 감상해보면 어떨까. 얽혀버린 시선들과 교감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을 것이다.
전시 기간 2023년 12월 12일~2024년 2월 08일
〈존귀하신 물질이여〉전 전시 전경. 사진 제공 상히읗
상히읗
〈추수: 존귀하신 물질이여〉
작가 추수는 신체와 물질의 견고한 관계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전방위적 작업을 선보여왔다. 탈신체성이나 젠더플루이드, 포스트휴머니즘 같은 급진적 개념을 다루며 견고한 세계관을 구축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물질성을 강조하는 신작 회화와 설치 작품 ‘아가몬Agarmon’ 연작을 소개한다. 그동안 자신의 오랜 염원인 출산과 임신을 주요 소재로 삼아 작업한 2019년의 영상 작품 ‘슈뢰딩거의 베이비’에서 발전한 ‘아가몬’은 디지털 세상에서 태어난 존재를 현실 세계로 옮겨오면서 디지털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어본다.
전시 기간 2023년 12월 08일~2024년 1월 28일
〈제23회 송은미술대상전〉 2층 전시장 설치 전경.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s. All rights reserved.
송은
〈제23회 송은미술대상전〉
올해로 23주년을 맞은 ‘송은미술대상’에 총 20명의 역량 있는 젊은 작가들이 선정됐다. 남진우, 문이삭, 박웅규, 박형진, 백경호, 백종관, 신미정, 신제현, 유화수, 이세준, 이우성, 이은영, 임노식, 장파, 전장연, 정서희, 정진, 허연화, 황문정, 황선정이 바로 그 주인공. 이들은 모두 회화, 조각, 설치, 영상, 사운드 등 다양한 매체 안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작가들이다. 이번에 선정된 작가들 대부분은 그간 크고 작은 전시를 통해 자신만의 작업 색깔과 주제 등을 여실히 드러내왔던 만큼 이번 전시를 통해 다시 한번 크게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전시 기간 2023년 12월 13일~2024년 2월 24일
이광호, ‘Untitled 4819-61’, 2023
국제갤러리 K1
〈BLOW-UP〉
전통적인 회화 재현 기법인 인물화, 정물화, 풍경화 등 다양한 기법을 넘나들며 작업하는 이광호가 9년 만에 개인전으로 돌아왔다. 한국의 대표적인 사실주의 화가로 불리는 그의 신작 65점을 볼 수 있는 기회다. 대상이 무엇이든지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지 ‘방법론’에 대해 꾸준히 탐구해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뉴질랜드 여행 중 포착한 장면을 담은 근작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대상과 어떻게 밀접하게 연결돼 상호작용할 수 있는지, 대상과 작가의 내밀한 대화를 캔버스에 어떻게 표현하는지 이번 전시를 통해 두루 알 수 있을 것. 전시장 안쪽에 위치한 대규모 풍경 회화 연작 ‘Untitled 4819’가 전시의 하이라이트 가운데 하나다. 지금껏 보지 못한 스케일로 우리를 깜짝 놀라게 만들기 때문이다.
전시 기간 2023년 12월 14일~2024년 1월 28일
임충섭, ‘Untitled - 木. Tree’, 2019
갤러리현대
〈임충섭: STROKE〉
연말연시를 밝히는 전시의 주요 주자는 임충섭이다. 작가는 회화, 드로잉, 조각, 오브제,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조형적 실험을 이어온 인물이다. 일상의 사물을 콜라주 혹은 아상블라주해 화면에 이색적인 형태를 만들어낸다. 예컨대 나뭇가지와 깃털, 나무젓가락과 옷에 쓰이는 털, 지퍼, 자, 두루마리 휴지 등 성질과 쓰임새가 다른 재료를 한 화면에 배치하면서 중첩되는 의미들을 생성해내는 식이다. 이번 전시는 ‘획Stroke에 주목하는 만큼 평면과 미니멀한 단색조를 가진 부조, 흙, 실 등을 활용한 작업을 두루 보여주며 한국 미술사에서 차지한 임충섭의 독자적인 미술 세계를 가감 없이 보여줄 예정이다.
전시 기간 2023년 12월 14일~2024년 1월 21일
켄건민, ‘1988-2012’, 2023, Courtesy of the Artist, Shulamit Nazarian,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Photo: Edward Mumford
임미애, ‘Family Resemblance’, 2023, Courtesy or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Photo: Creative Resource
리만머핀 서울
〈원더랜드〉
유귀미, 현남, 켄건민, 임미애가 엄태근 외부 기획자의 부름에 응답했다. 이들각자의 독특한 시각언어로 지금, 이 시대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서로 다른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였을 때 발생하는 충돌을 살펴본다. 전시는 루이스 캐럴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부터 출발한다. 전시장에 펼쳐진 회화와 조각은 찬란하면서도 비현실적인 풍광을 만들어내는데 이는 마치 소설 속 ‘원더랜드’처럼 원색으로 물든 미래지향적이며 이상적인 공간을 시각화한 것이다. 조화롭게 어울리는 지점과 그 속에서 부딪히는 요소들을 찾으며 전시를 읽어보자.
전시 기간 2024년 1월 11일~2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