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서 좋은 상품을 선보이는 지역 생산자를 찾아 나서는 로컬히어로. 이번에는 충북 보은에서 어머니의 장맛을 이어가는 ‘아미산쑥티된장’을 만났다. 깊은 맛과 그윽한 향에 취해 봉실봉실 웃음이 피어났다.
봄에 돋아나는 나물을 삶아 속리산 전통된장으로 간을 하고 들기름이나 참기름으로 무치기만 해도 맛깔스러운 봄 반찬이 뚝딱 완성된다. 보리 싹을 틔워 손수 만든 조청을 넣어 특유의 단맛과 칼칼함이 조화로운 속리산 전통고추장은 고추장찌개에 그만이고, 마늘고추장은 조리 시 별도로 마늘을 넣지 않아도 풍성한 맛을 선사한다. 옻칠한 트레이와 꽃 수저받침은 모두 오트오트(070-8064-7726)
이것은 땅에 대한 이야기다. 발효 음식인 장醬이 과연 땅과 무슨 관련이 있단 말인가 싶겠지만, 이번 로컬히어로가 소개하는 속리산 전통장을 만드는 아미산쑥티된장에서 만난 장은 바로 땅이라는 결론으로 수렴된다. 여기에서 ‘땅’은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받는다. 먼저 된장, 고추장, 간장 등의 발효 장은 한식의 고유한 맛을 내는 기본양념으로 사용하기에 한식의 근본으로서 ‘땅’이다. 한국 가정 대부분은 다양한 종류의 장을 갖추고 있으며, 제아무리 요리를 즐기지 않는다 해도 1인 가구의 텅 빈 냉장고에도 발효 장 양념이 없는 경우는 드물지 싶다. 다음은 어머니의 땅이다. 우춘홍 대표는 어머니의 장맛을 이어가기 위해 친정어머니가 60년 넘게 살고 계신 땅, 충북 보은 쑥티마을로 돌아왔다. 집집마다 장을 담그던 시절, 집안마다 장맛이 달랐고 우춘홍 대표 어머니의 장맛은 인근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어머니의 어머니에게 배워 만들던 방식과 손맛을 지키고 건강한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우춘홍 대표는 ‘장은 땅과 같다’고 생각하며 사명을 다한다.
“음식은 그걸 먹는 사람의 몸을 이룹니다. 특히 한식의 기본 재료인 장은 땅이자 바탕인 셈이에요. 건강의 싹이 잘 자라게 하는 비옥한 땅으로 가꾸기 위해서 좋은 장을 먹어야 하죠. 제가 만든 장이 누군가의 몸을 이룬다는 생각, 이 점이 바로 저를 이끄는 원동력입니다.”
9년 전 고향인 충북 보은으로 돌아와 아미산쑥티된장을 이끄는 우춘홍 대표.
자연과의 상생을 위해 로컬히어로에서 도입한 친환경 포장재.
전통 장을 올곧게 담그는 정성스러운 사람
장은 온화한 햇볕과 바람을 좋아한다. 발효에 관여하는 균과 미생물 또한 생명이라 맑은 날에는 장독 뚜껑을 열어 햇볕을 충분히 쬐어야 하고, 바람이 잘 통해야 온전히 숨을 쉴 수 있다. 아미산쑥티된장이 익어가는 장독대는 이 조건에 부합하는 최적의 장소에 자리 잡고 있다. 속리산 끝자락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해발 300m에 위치한 쑥티마을의 중심 양지바른 곳에 장독들이 정갈하게 줄지어 있다. 말 그대로 산골 마을이라 산골짜기 바람은 선선하고 맑다. 마을이 처음 생긴 고려 시대 말부터 지금까지 6백 년 동안 물이 마른 적이 없다는 속리산 암반수 또한 장맛을 든든하게 지켜준다. 여기에 우춘홍 대표와 가족들이 기울이는 정성이 더해지니 깔끔하고 깊은 맛이 깃들 수밖에. “어머니의 손맛을 제대로 잇고 더 좋은 장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꾸준히 공부해서 익혀야 했습니다. 책과 자료는 물론 여러 선생님들을 찾아다녔는데, 약선 전문가이자 지리산 제철음식학교를 운영하시는 고은정 선생님의 가르침이 유독 특별했습니다. 감으로 전수받은 어머니의 손맛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거든요.”
충북 보은 속리산 자락이 병풍처럼 둘러싼 쑥티마을의 양지바른 자리에 위치한 아미산쑥티된장의 보물을 품은 장독대.
애쓰는 정성에 비해 생산량은 많지 않다. 어떠한 현대적 시설과 방식 없이 전 과정을 손수 진행하는 전통 방식을 고수하기에 일정량 이상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아쉽지만 욕심내지 않고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쑥티된장의 시초인 친정어머니를 비롯해 목공예 작업을 하는 쑥티공방을 운영하며 묵묵히 힘든 일을 도맡아 해주는 남편, 디자인과 사진 촬영 등 브랜드의 틀을 잡아주는 두 딸의 지원까지, 온 가족이 합심해 성심誠心을 띄운다.
장 만들기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인 콩은 이웃 마을의 농부가 고집스럽고 깨끗하게 재배한 것으로 가마솥에서 일곱 시간을 정성스레 삶는다.
음력 정월 즈음에 담근 장은 진달래가 필 무렵이 되면 장 가르기를 하는데, 하얀 곰팡이가 피어 있으면 풍성하고 깊은 맛이 난다.
2021년 참발효어워즈에서 고추장 부문 대상을 수상한 아미산쑥티된장의 고추장은 손수 만든 조청을 더해 달콤새큼한 맛이 일품이다.
우리 식탁을 꽃피우는 속리산 장맛
이제 진심의 결실을 말할 차례다. 장독마다 만족스러운 장맛이 가득 차기만 해도 뿌듯한데, 전문가들에게 인정받는 일은 그간 걸어온 길이 바람직했음을 증명해주는 것이다. 국내 유일의 발효 식품 전문 시상식인 ‘참발효어워즈’에서 2019년에는 간장으로, 2021년에는 고추장으로 각각 대상을 수상했다. 심사 위원으로 참여한 박현순 순창 명인고추장 대표는 고추장의 뒷맛이 떫으면서도 새큼한 맛이 일품이라고 평했다.
“저희 고추장은 12개월 발효 숙성 후 출고하기 때문에 작년 참발효어워즈에서 대상을 받은 고추장은 2020년에 담근 거예요. 매년 장을 담그지만 매번 미세하게 다른 맛이 납니다. 발효는 재료와 날씨, 계절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죠. 와인의 빈티지 개념을 떠올리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공장에서 만든 현대식 장맛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풍성한 발효 맛과 시간이 선사하는 미묘한 맛의 변화를 경험하는 즐거움을 속리산 전통장에서 누려보시길 바랍니다.” 판매처 www.localher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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