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대신 먹는 건강한 빵을 원한다면 유기농 재료로 정직하게 만든 빵집을 찾아보자. 외출을 자제하고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요즘 사람들을 위해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택배로 받아볼 수 있는 빵집만 추렸다.
진심을 다한 화덕 빵, 싱글베이커리
아름답게 갓 구워 나온 빵을 볼 때 가장 행복하다는 이석진 대표.
베이커리 작업실 옆에는 커피와 빵을 즐길 수 있는 카페가 자리한다.
전북 장수의 특산물인 장수 곱돌로 바닥을 만든 화덕에서 빵을 굽는다.
화덕부터 작업대, 빵틀, 빵삽 하나까지 직접 제작했다.
벽돌처럼 단단하고 알찬 식사빵.
“그윽한 장작 향이 매력적인 빵이에요. 천연 효모로 발효시킨 빵이라 먹어도 크게 부담이 없고 건강한 느낌이 들어 좋아요.” _서영희(패션 스타일리스트)
신통하게도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입하立夏를 맞아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비안개가 짙게 깔린 강원도 홍천 산골, 나무 오두막집 한 채가 서 있고 굴뚝에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이석진 대표가 직접 만든 화덕에서 빵을 굽는 ‘싱글베이커리’의 작업실이다. 아침 일찍 그는 참나무 장작으로 불을 지피고 화덕이 데워지면 지난밤 발효시킨 반죽을 빵삽을 이용해 화덕 안에 집어넣는다. “전기 오븐처럼 내부 열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기에 화덕빵은 타이밍이 생명이에요.” 온도계가 200℃ 이상을 가리킨 지 30분쯤 지나자 180~190℃로 점차 온도가 내려갔다. 지금이 딱 빵을 꺼낼 최적의 시간이다. 먹음직스럽게 부풀어올라 표면이 보기 좋게 갈라진 투박한 빵. 기분 좋은 훈연 향이 풍성하게 퍼져나간다. 그는 어떠한 첨가제도 넣지 않고 오로지 유기농 호밀, 통밀, 소금, 그리고 국내산 통밀쌀에서 배양한 천연 발효종만 사용한다. “맛이 담백하고 슴슴해서 누룽지처럼 자꾸 손이 갈 거예요.” 싱글베이커리의 빵은 주문 예약을 통해서만 맛볼 수 있다. “화덕 불은 장작을 때야 하기에 한 번에 모아서 구워야 해요. 그래서 택배일을 화요일, 목요일로 정했지요.” 플레인 캉파뉴를 비롯해 그 안에 치즈·블랙 올리브·무화과 호두·초코넛을 넣은 캉파뉴를 고를 수 있다. 그가 추천하는 입문 빵은 올리브 캉파뉴.
주소 강원도 홍천군 화촌면 도심리길 269-16 문의 인스타그램(@singlebakerlee) 주문 방법 smartstore.naver.com/singlebakerlee1
빵이 주는 진한 여운, 뺑드에코
상가 건물 2층으로 이사한 뺑드에코 내부. 오후 2시만 되어도 남아 있는 빵이 거의 없다.
자신이 맛있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빵만 만든다는 자부심 하나로 매일같이 빵을 굽는 김동일 대표.
유기농 밀가루와 르방, 물, 소금만으로 만든 반죽에 견과류를 섞어 고소한 풍미를 더한다.
“성수동 새촌에 자리 잡은 뺑드에코의 빵은 화려하지 않지만, 사람 내음이 물씬 나요. 언제든 들러 향긋한 빵 내음을 즐길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지요.” _김혜준(푸드 콘텐츠 디렉터)
“우리는 빵쟁이입니다. 우리는 빵 먹는 것, 빵 만드는 일이 좋습니다.” 지난달 성수동 새촌으로 이사한 ‘뺑드에코’ 입구에 들어서면 보이는 팻말의 문구다. “처음 빵을 만들 때부터 내가 좋아하는 빵을 굽자고 결심했죠. 제 입맛에 맞게 만들었기에 항상 고맙고 행복할 수 있어요.” 김동일 대표는 오직 유기농 밀가루와 천연 발효종인 르방levain만으로 건강한 빵을 만든다. 모든 빵을 스무 시간 이상 발효하기 때문에 글루텐이 거의 분해되어 소화가 잘되는 것은 물론 오래도록 촉촉함과 부드러움이 지속된다. 덕분에 뺑드에코 빵은 양껏 먹어도 속이 더부룩하거나 불편하지않다. 이곳의 시그너처는 뭐니 뭐니 해도 바게트다. 가장 기본인 바게트만 하루에 1백 개 이상 팔리는 날도 있다. 과연 그 비결이 무엇일까? “비결이 없는 게 비결입니다.” 쑥스러운 듯 웃고 마는 김동일 대표가 바라는 것은 의외로 소박했다. “빵 먹을 때는 ‘뭐야, 잘 모르겠는데?’ 하다가도 계단을 내려가는 길에 ‘어?’ 하고 다시 올라와 살 수 있는 빵을 만들고 싶어요.” ‘메아리’라는 뜻의 에코를 이름에 붙인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먹고 난 뒤에 왠지 모르게 생각나고 잔여운이 길게 남는 빵. 택배는 수·목·금요일에 발송한다. 주문 가능한 리스트는 바게트, 캉파뉴, 치아바타, 식빵 등 종류만 서른 가지 이상이며 플레인 마니아, 통밀·호밀 마니아 등 취향별로 구성한 추천 패키지를 선택할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연무장길 44, 2층 문의 02-462-4730 주문 방법 010-3510-4730
평창의 자연이 키운 빵, 브레드 메밀
갓 구운 빵과 수집한 찻잔, 소품 등이 가지런히 진열된 내부는 손님이 다섯 명만 들어와도 가득 찬다.
최효주 대표의 포근한 미소가 이곳을 동네 주민이 모이는 사랑방으로 만들어준다.
평창 메밀과 우리 밀로 만든 건강한 빵이 평창의 대표 먹거리로 떠올랐다.
그날마다 다른 구성의 빵 꾸러미를 택배로 주문받는다.
“강원도 평창의 메밀과 우리 밀, 나물을 재료로 빵을 만드는 점이 재미있게 느껴졌어요. 먼 지역의 사람들은 택배로 배송받을 수 있어 더욱 좋고요.” _박현신(푸드 콘텐츠 디렉터)
강원도 평창의 전통 시장인 평창시장 골목에 4평 남짓한 빵집.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오일장이 선 일요일 오후 ‘브레드 메밀’에는 쉴 새 없이 손님이 들어왔다. 이곳 주인장인 최효주 대표와 다정하게 안부 인사를 나누는 동네 어르신부터 전국 각지에서 빵 맛을 보기 위해 찾아온 관광객까지. 이 좁은 골목에 터를 잡은 수수한 빵집은 강원도 평창을 대표하는 명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4년 전, 평창에서 나고 자란 최효주·최승수 남매가 고향의 특산물인 쓴메밀, 곤드레나물, 감자 등을 이용해 지역을 대표하는 건강한 빵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문을 연 브레드 메밀.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제과·제빵을 전공한 최효주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재료는 바로 메밀이었다. 평창군 봉평읍에서 재배하는 쓴메밀로 만든 빵은 성인병 예방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풍부한 본연의 메밀 향과 기분 좋은 식감을 선사한다. 또다른 독특한 점은 빵에 나물을 활용하는 것에 주저함이 없다는 것. 곤드레나물, 쑥, 냉이 등 제철 나물을 넣은 빵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메뉴다. “평창에만 자라는 특수 작물의 종류가 워낙 다양해 지역 특색을 살린 빵을 개발할 수 있었어요. 농장이 가까우니 재료 수급도 원활하고요.” 택배로는 쑥시폰, 메밀식빵, 평창단팥빵 등 그날의 상황에 맞는 빵 꾸러미를 선착순으로 주문받는다. 방문을 원한다면 월·화요일은 휴무일이니 참고할 것.
주소 강원도 평창군 평창읍 평창시장2길 15 문의 033-333-0497 주문 방법 인스타그램(@bread_memil)에서 공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