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내어 용기容器 내세요”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플라스틱 포장을 자제하고 일회용품보다 다회용품을 권하는 가게들이 늘어나고 있다. 골목길의 작은 리필 숍부터 브랜드 매장에 위치한 대형 팬트리까지, 전 세계의 제로 웨이스트 숍 6.
Something Good
© Something Good
건축가였던 로런 웨더번Lauren Wedderburn은 설계 중 생기는 여러 폐기물을 비롯해 낭비 문화와 같은 환경문제를 목격하며 제로 웨이스트 숍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탄생한 영국 뉴캐슬의 ‘썸싱 굿Something Good’은 식재료와 주방용품 등 일상용품을 포장하지 않고 판매한다. “우리 모두 무언가something를 해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썸싱 굿’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어요. 모든 변화는 한 번에 일어나지 않습니다. 지금 시작하는 작은 변화가 낭비를 줄이는 데 일조하고 더 나아가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이끌어줄 것입니다.” 창립자 로런의 말이다. 현재 썸싱 굿은 비건 스킨케어 등 제품군을 넓히는 중이며 국내 잉여 농산물로 만든 소스 등 식품분야로도 다양화하고 있다. 온라인 숍(somethinggoodco.uk)에서 목요일 오후 6시 이전에 주문하면 토요일, 뉴캐슬에 한해 ‘Z 무브 Z move’의 화물 자전거나 무연고 밴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인스타그램 somethinggoodco
We are Paris
©Thomas Martin
‘위 아 파리’는 파리 로컬 디자이너들이 만든 핸드메이드 주얼리, 천연 화장품, 가방 등을 모아 소개한다. 공통점은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공정과 재료 선택에서 윤리적인 방법을 택했다는 점이다. 베스트셀러인 가죽 가방은 사용할 수 없는 가죽을 분쇄한 후 천연고무와 혼합해 만든 100% 업사이클링 제품. 모든 제품은 소량 제작해 더 특별하다. 위 아 파리의 창립자 셀린 망기아디Ce´line Mangiardi는 2013년에 50개의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는 작은 온라인 상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후 1년 만에 첫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를 열었고 2017년부터 현재까지 파리 11구에 위치한 상점과 온라인 숍(boutiqueweareparis.com) 에서 600여 가지가 넘는 친환경 로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boutiqueweareparis
Package Free
©Packagefree
‘패키지 프리’는 테드TED에서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에 대해 강연하며 유명해진 에코 인플루언서 로런 싱어Lauren Singer의 브랜드다.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에서 팝업 스토어로 시작해 첼시마켓에 2호점을 내며 뉴욕을 대표하는 제로웨이스트 숍으로 성장했다. 폭넓은 카테고리를 자랑하는 이곳은 대나무 칫솔, 고체 샴푸 등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거나 재사용·재활용 가능한 용품을 포장 없이 판매하는 것은 물론 강아지와 아기를 위한 친환경 제품, 여성용품까지 구비했다. 패키지 프리에서 가장 사랑받은 아이템은 친환경 세정제 ‘The Simply Co.’로 이 역시 로런 싱어가 만든 브랜드의 제품이다. 현재 뉴욕의 두 매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임시 휴업 중이지만 해외배송이 가능한 온라인 스토어(packagefreeshop.com)는 이용할 수 있다. 온라인 주문 시 플라스틱 포장재 대신 재활용 가능한 종이 포장재를 사용하고 배송 라벨까지 퇴비로 만들 수 있는 소재를 이용해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한다. 인스타그램 packagefreeshop
Song for Earth
지구를 위한 실천이 노래처럼 널리 퍼져 일상에 함께 하길 바라는 ‘송포어스’. 송정화 대표는 다큐멘터리 영화 <블루>를 통해 참혹한 해양 오염 문제를 직면했고 상영 후 이어진 홍수열 박사의 “아직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이 많다”라는 강연을 들은 후 제로 웨이스트 숍을 시작했다. 성내동 골목에 위치한 송포어스는 친환경 제품 판매와 세제 소분 코너, ‘밀랍랩 만들기’ 같은 원데이 클래스 외에 비건 카페도 함께 운영 중이다. 글루텐 프리 아몬드가루로 만든 ‘비건 아몬드 쿠키’는 가장 사랑받는 메뉴. 송포어스의 비전을 묻는 질문에 송대표는 이렇게 답했다. “친환경 숍이 더 늘어나고 제품군이 다양해져 소비자가 쉽게 제로 웨이스트를 접하길 바랍니다. 일반 상점에서도 ‘무포장’을 실천해 제로 웨이스트 숍이 존재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되면 더 좋겠고요. 송포어스는 친환경을 실천하는 올바른 방법을 전하고 소비자들이 지구를 위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인스타그램 song_for_earth
알맹상점
마포구 망원동에는 플라스틱 프리 캠페인을 진행하는 모임 ‘알짜’가 있다. 2020년 6월, 이들 중 3명이 모여 ‘알맹상점’을 만들었다. “망원시장에서 ‘장바구니 사용하기’, ‘개인 용기 들고 다니며 장보기’ 운동을 하다가 세제와 화장품은 개인 용기에 리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숍을 내기로 했습니다. 결국 우리가 필요한 가게를 만든 것이죠.” 고금숙 공동 대표의 말이다. 알맹상점에서는 화장품, 비누, 샴푸, 세제 등 500여 종의 제품을 포장재 없이 각자의 용기에 1g 단위로 구입할 수 있다.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젊은 세대에게 입소문을 타 하루 매장 방문객이 약 150명인 핫플레이스로 부상했다. 고 대표가 추천하는 아이템은 ‘코코넛 화분’. 분갈이 할 때 화분째 흙에 심으면 퇴비가 된다. 알맹상점은 병뚜껑, 종이팩, 원두 가루, 실리콘 등을 수거하는 ‘알맹 커뮤니티 회수센터’도 운영한다. 수거한 자원은 커피 화분, 치약 짜개, 2겹 화장지 등으로 재탄생한다. 인스타그램 almang_market
무인양품 도쿄아리아케
©Muji Tokyo Ariake
무인양품 도쿄아리아케 지점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이 변화하던 2020년 12월에 오픈했다. 3층 규모의 매장은 간토(관동)지방에서 최대 면적을 자랑한다.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은 1층에 위치한 ‘음식 개량 판매’ 코너. 주요 식재료인 잡곡을 메인으로 견과류, 건조 과일 등 약 60종의 식품 팬트리가 있는 곳이다. 무인양품 도쿄 아리아케 지점에서 처음 선보이는 공간으로 차차 지점을 늘려갈 예정이라고. 무인양품 식품부 상품 개발 담당 진구 다카유키神宮 隆行 부장은 “사람이나 시간에 따라 먹는 양과 사용하는 양이 다르기 때문에 고객이 개인의 적량을 고려해 구매하도록 의도했습니다. 20g 이상부터 최소 단위인 1g 단위로 판매해 각자 필요한 만큼만 가져가는 ‘음식의 콤팩트 라이프’를 제안합니다”라고 말한다. 도쿄아리아케 지점에서는 세탁·화장실 세제 등 세제 4종도 100ml 단위로 정량 판매한다. 용기는 본인이 지참하거나 매장의 남은 빈병을 활용한다. 무인양품 한국 매장에서도 제로 웨이스트를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양말의 패키지를 플라스틱이 아닌 종이로 변경하고 철심을 사용하지 않는 스테이플러를 구비하는 식이다. 대형 기업의 선례는 제로 웨이스 트 문화를 빠르게 정착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무인양품 도쿄 아리아케점이 반가운 이유다. 인스타그램 muji_tokyoaria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