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즘의 끝판왕처럼 보이지만, 수납장을 열면 내부는 완벽한 맥시멀리즘이에요.” 방송인 이지혜는 최근 163㎡ 아파트를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집의 뼈대부터 동선까지 완벽하게 재설계했다. 불필요한 짐은 덜어내고, 가족이 다니는 모든 길목에는 철저히 계산한 구조변경과 ‘숨은 수납’을 적용했다.

톤 앤 톤으로 연출한 거실. 탁 트인 느낌을 주도록 천장은 최대한 노출하고, 시스템 에어컨을 설치했다. 심플한 디자인은 물론, 냉방 성능과 기술력까지 생각해 선택한 멀티S 시스템 에어컨은 캐리어 제품. 최대 12m까지 바람을 보내 실내 온도를 빠르고 확실하게 낮춰준다.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벽지는 개나리벽지, 노출 천장의 마감은 던에드워드페인트, 거실 중앙의 식탁은 데스커, 소파는 르비크, 실링 팬은 에어라트론 제품.

큰딸의 방. 책상과 연결된 수납장을 설치했지만, 더 많은 양의 옷과 짐을 수납할 수 있도록 침대 옆 벽을 빗각으로 설계해 비밀 공간을 만들었다. 이불은 자리아 제품.
“집 공사를 계획하면서 전체 분위기를 톤 앤 톤으로 통일하고 싶었어요. 요즘 우드 톤이 유행이긴 하지만, 자칫 너무 많이 적용하면 10년 뒤에는 촌스러워 보여 후회할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나뭇결은 최소한으로 덜어내되 화이트와 베이지를 부드럽게 섞어 톤 앤 톤 무드를 완성했습니다. 제 머릿속에 있던 막연한 느낌을 달앤스타일 박지현 대표님이 찰떡같이 받아들여주셨죠.”
방송인 이지혜가 이사하며 집을 새로 단장한 것은 이번이 벌써 다섯 번째. 그리고 그 모든 여정에는 늘 달앤스타일 박지현 대표가 함께했다. 사석에서는 스스럼없이 ‘언니’라 부를 만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두 사람은 이번 집을 위해서도 치열하게 머리를 맞댔다.
“공사를 시작하기 전부터 대표님과 매일같이 고민을 나눴어요. 대리석 질감이되 아이들이 넘어져도 다치지 않는 강마루부터 사용하기 편리한 전동식 블라인드까지. 마감재 하나하나도 세세하게 같이 조사하고 골랐거든요. 제 깐깐한 요구가 공간에 완벽하게 반영되어 무척 만족스러워요.”

한쪽 벽면을 빗각으로 설계해 완성한 작은딸의 방 일부. 아직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책상, 선반, 수납장 등으로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스트링 퍼니처를 골랐다. 비밀 공간의 안쪽 선반은 루시르홈, 커튼은 패브 제품.
한계를 지워낸 똑똑한 동선 설계
이번 집 인테리어의 핵심은 단연 ‘동선을 고려한 구조변경’이다. 겉보기에 좋은 마감재로 포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족의 실제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가벽을 세우고 허물며 집의 뼈대부터 완전히 새로운 동선을 만들어냈다.
“원래 현관과 부엌 사이에 거실 화장실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어요. 저는 이 벽을 완전히 허물어야만 공간의 답답함이 사라질 거라고 판단했죠. 화장실로 꽉 막혀 있던 시야가 뻥 뚫리니 부엌과 다이닝 공간이 한층 널찍하고 시원해졌어요.”

이중 엠보 패턴으로 마감한 싱크 볼은 스크래치에 강하고 내구성이 뛰어나다. 1.3T의 두께로 식기를 내려놓을 때 울림이나 소음이 거의 없는 것도 장점. 고밀도 우드 섬유 도마, 언더싱크 필터 등 하이엔드 구성품이 포함되어 있다. 제품은 벨라고 세레니티(UBLS-860)로, 벨라고 스토어 판매.
박지현 대표는 없어진 거실 화장실의 역할을 안방 화장실이 대신하게 했다. 안방 화장실의 출입구를 과감히 거실 쪽으로 내어 공용 화장실로 탈바꿈시킨 것. 그렇다면 부부의 지극히 사적 공간인 안방으로 들어가는 길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거실에서 안방으로 곧장 이어지던 메인 출입구는 아예 벽으로 막아버렸어요. 대신 예전에 발코니가 있던 창가 쪽으로 안방 문을 새로 냈죠. 거실 뒤쪽으로 빙 돌아서 들어가야 하는 수고로움은 있지만, 오히려 공용 공간과 완벽히 분리되어 부부 침실 특유의 프라이빗한 느낌이 확 살아났어요. 저도 이지혜 씨도 이 구조를 상당히 만족스러워합니다.”

원래 안방 욕실이던 공간의 출입문 방향을 거실 쪽으로 바꾸어 공용 화장실로 구조변경했다. 욕실 내부를 마감한 타일은 윤현상재, 거울과 수전, 수건 걸이는 필로토, 천장 환기 가전은 힘펠 제품.
겉은 미니멀, 속은 맥시멀이 가능한 이유
두 아이를 키우는 4인 가구의 방대한 짐을 군더더기 없이 소화해낸 비결은 집 안 곳곳에 숨겨둔 맞춤 수납장에 있다. 거실 한쪽 벽면을 여유롭게 채운 책장에 꽂힌 책들은 사실 실제 보유한 양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모두 눈에 띄지 않는 수납장 안으로 자취를 감췄다. 주방 쪽 팬트리 역시 마찬가지다. 냉장고와 커피 머신처럼 부피가 크고 시선을 분산시키는 가전까지 모두 도어 안쪽으로 말끔하게 숨겼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뻗어 있는 매끈한 벽면이 알고 보면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은 거대한 수납공간인 셈이다.

박지현 대표가 밀라노에서 영감을 받아 레드 트래버틴 석재로 거실과 주방 사이에 포인트가 되는 세면대를 설치했다. 양쪽 방향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집에서 가장 짐이 많은 아이 방에는 디자이너의 수납 아이디어가 더욱 반짝인다. 좁아진 공간을 보완하기 위해 방의 한쪽을 빗각으로 설계하고, 그 자리에 아치형 유리문을 달았다. 이 문은 마치 동화 속 ‘비밀 공간’으로 들어가는 입구처럼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안쪽은 수납력을 극대화한 알짜배기 창고로 활용 중이다. 첫째 태리 방의 비밀 공간에는 부피를 차지하는 옷을, 둘째 엘리 방에는 알록달록한 인형과 장난감을 한가득 밀어 넣었다. 아치형 문만 닫으면 아이 방 특유의 산만함이 마법처럼 사라진다.

거실에서 바라본 부엌. 레드 트래버틴 석재로 완성한 세면대 자리가 공사 이전에는 공용 화장실이었다. 왼쪽 벽면은 모두 팬트리 장으로, 넉넉하게 수납할 수 있다. 아일랜드 식탁 상판은 라미크, 오벌형 식탁은 보컨셉, 대리석처럼 보이는 바닥은 강마루로 구정마루 제품.

이지혜의 개인 작업 공간. 벽면에 흡음재를 설치하고, 아늑하게 꾸몄다. 흡음재와 가구 도어보드는 예림, 천장의 에어컨은 멀티S 시스템 에어컨으로 캐리어 제품. 멀티S는 실외기 한 대에 최대 여섯 대의 실내기를 연결할 수 있어 공간 효율성과 에너지 절감 효과를 두루 갖췄다.
액자 같은 뷰와 젠 스타일이 깃든 다이닝
이지혜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앞으로 가장 자주 노출될 주방과 다이닝 공간은 이 집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이지혜는 과거 자신의 집을 소개하거나 친구들의 집을 방문할 때도 거실 뷰만큼이나 주방에서 바라보는 주방 뷰와 개방감을 중요하게 언급해왔다. 이번 새집에도 그녀의 확고한 취향은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부엌에 난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그 자체로 그림 액자가 되어 실내에 다정하게 스며든다. 창문 아래에는 간결한 디자인의 개수대와 널찍한 아일랜드를 배치해 시야가 탁 트인 개방형 주방을 완성했다. 부엌은 군더더기 없는 젠Zen 스타일의 디테일로 차분하게 마무리했다. 간결한 오벌형 식탁 위로는 은은하게 빛을 머금는 허먼밀러 조명을 매치했다. 이지혜가 직접 고집해서 선택했다는 허먼밀러의 볼 버블 펜던트Ball Bubble Pendant 조명은 특유의 부드럽고 둥근 입체감으로 다이닝 공간에 따뜻한 생기를 불어넣는다.

거실은 TV를 없애고 한쪽 벽면을 모두 책장으로 짜 넣었다. 보이는 것보다 훨씬 많은 책이 수납되어 있다. 가구 하드웨어는 헤티히 제품.

컬러풀한 아이 방과 달리 부부의 침실은 호텔 분위기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베란다의 화이트 무드를 지켜주는 에어컨은 멀티S 시스템 에어컨으로 캐리어, 침대는 발로드라 씨마, 베란다 쪽에 설치한 전동 블라인드는 덱스터, 심플한 디자인의 스위치는 파츠 제품, 가구 문은 예림 보드로 제작.
공간의 한계를 영리한 수납과 구조변경으로 완벽하게 극복해낸 이지혜의 ‘가족 맞춤형’ 집. 겉으로는 단정하고 우아한 무드를 유지하되, 그 안에는 두 아이의 해맑은 일상과 네 식구의 소중한 살림살이를 따뜻하고 넉넉하게 담아냈다. 7주간의 치열한 공사를 마치고, 새롭게 뼈대를 세운 이 공간에서 네 식구가 차곡차곡 쌓아갈 꽉 찬 일상이 벌써 눈앞에 그려진다.
달앤스타일 박지현 대표는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실용적이고 세련된 공간 설계로 주목받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다. 한 치의 낭비 없는 수납 계획과 과감한 동선 재배치 등 뼈대부터 다시 세우는 치밀한 구조변경에 탁월하다. 뛰어난 감각으로 다수의 셀러브리티 하우스 인테리어를 전담해 작업 중이다. dallnscho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