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로티&라디체에 유리는 단순한 소재가 아니다. 브랜드의 역사이자 정체성이며, 70년 동안 이어온 실험과 탐구의 기록이다. 올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선보인 <Tales in Glass>는 유리를 매개로 브랜드가 쌓아온 시간과 철학, 그리고 앞으로의 가능성을 하나의 서사로 풀어냈다.

브랜드의 현재를 담은 공간. 소재 탐구의 확장과 진화를 보여준다.
유리로 연 디자인의 새로운 세계
1956년 조명과 거울, 장식 오브제를 제작하던 작은 공방에서 출발한 갈로티&라디체는 크리스털 유리가 지닌 투명함과 구조적 잠재력을 탐구하며 가구 디자인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목재 가구 디자인이 중심이던 당시, 유리라는 소재에 주목한 파격적 시도는 브랜드의 정체성이 되었고, 유리를 활용한 가구 디자인의 영역을 꾸준히 확장하며 오늘날까지도 독보적 헤리티지를 이어오고 있다.
창립 70주년을 맞은 올해, 갈로티&라디체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전시 <Tales in Glass>를 선보이며 그 여정을 되짚었다. 밀라노 중심부의 역사적 건축물 팔라초 멜리 루피 디 소라냐에서 열린 이번 전시는 브랜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세 개의 장으로 풀어냈다. 아카이브 컬렉션부터 2026년 신제품, 세계 각국의 디자이너가 참여한 실험적 신작까지, 서로 다른 시대의 작품들이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며 브랜드가 70년 동안 축적해온 기술과 철학을 조명했다.

유리와 직물 및 로프를 층층이 겹친 연출을 통해 역사적 건축물과 조화를 이루며 과거와 현재, 미래를 넘나드는 여정으로 이끌었다.
과거와 미래를 잇다
전시의 중심에는 언제나 유리가 있다. 과거를 다루는 첫 번째 장에서는 브랜드의 역사를 상징하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루이지 마소니가 디자인한 아담Adam 테이블은 갈로티&라디체 최초의 올 글라스 테이블이자 가구 디자인에서 유리 활용의 새로운 지평을 연 상징적 작품이다. 이와 함께 T35 트리오Trio, 리키Riki 트롤리, 프레지던트President 데스크 등 아카이브 컬렉션은 유리가 어떻게 구조적이고 조형적인 가구 소재로 발전해왔는지를 보여주었다. 현재를 조명하는 공간에서는 유리가 다양한 소재와 만나며 더욱 풍부한 표현으로 확장된다. 금박과 동박, 알루미늄 리프를 적용한 장식 기법부터 블로운 글라스, 퓨즈드 글라스, 수작업 폴리싱 등 장인적 기술로 유리에 새로운 모습과 질감을 더했다. 유리를 중심에 두면서도 금속과 대리석, 텍스타일 등 다양한 소재와의 조화를 통해 오늘날의 토털 리빙 비전을 완성해온 갈로티&라디체의 디자인 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전시장 입구를 장식한 갈로티&라디체 최초의 올 글라스 테이블 아담.
전시의 마지막 장은 미래를 향한다. 에스투디오 페르소나Estudio Persona, 시바타 후미에柴田文江, 미미낫 쇼데인데Miminat Shodeinde를 비롯한 디자이너 여섯 명은 각자의 문화적 배경과 시각을 바탕으로 갈로티&라디체의 유산을 새롭게 해석했다. 강화유리, 수작업 그러데이션, 금속 장식 등 다양한 가공 기법을 활용한 작품들은 유리가 여전히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소재임을 보여주었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70주년 기념 회고전에 머물지 않는다. 특히 올해 컬렉션은 유리를 단순한 소재가 아닌 하나의 표현 언어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금박과 동박, 알루미늄 리프를 적용해 전통적 유리 가공 기법을 새롭게 해석하는 한편, 재활용 유리 파우더를 사용한 소재의 실험도 선보였다. 여기에 목재와 친환경 폴리에스테르 섬유를 적용한 모듈형 소파 오르마Orma, 미러 폴리시 스테인리스 스틸 패널로 조형미를 강조한 사이드 테이블 아르크Arch 등 다양한 소재와 형태에 대한 탐구를 더하며 토털 리빙 브랜드로서 비전을 보여주었다.
전시에서 발견한 갈로티&라디체 신제품 컬렉션

하프파이프HALF-PIPE
재활용 유리 파우더 본본 글라스BonBon Glass를 활용해 제작한 암체어. 이음매 없이 이어지는 유기적 곡선과 얇은 두께로 유리 소재 특유의 투명함과 가벼움을 담아냈다.

아드미라 프레스티지ADMIRA PRESTIGE
앞뒤 어느 방향에서나 열 수 있는 구조로, 공간의 중심에서도 활용 가능하도록 설계한 모듈형 사이드보드. 투명 유리 도어와 알루미늄 리프를 입힌 후면 패널이 빛에 따라 변화하며 풍부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가르송GARÇON
재활용 유리 파우더를 활용한 베이스와 가죽으로 마감한 목재 상판이 조화를 이루는 사이드 테이블. 조각적 형태와 트래버틴, 유리 페이스트 등 다양한 소재의 균형이 돋보인다.

아위메아 애니버서리
HAUMEA ANNIVERSARY
엑스트라 라이트 또는 브론즈 컬러 강화유리 상판과 트래버틴 실버 베이스를 조합한 커피 테이블. 브라이트 니켈 마감 메탈과 브라스 디테일이 더해져 유리의 투명함과 석재의 묵직한 존재감, 금속의 세련된 광택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미라지MIRAGE
브라이트 스테인리스 스틸 상판과 수작업으로 제작한 무라노 엑스트라라이트Murano Extralight 유리 슬랫을 융합한 다리가 특징인 커피 테이블. 서로 다른 높이와 크기의 유리 슬랫이 빛에 따라 변화하는 깊이감과 입체적 무드를 자아낸다. 유리와 스테인리스 스틸의 물성을 결합해 갈로티&라디체가 추구해온 소재 실험과 장인 정신을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