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세계의 문화에는 한국의 영향력이 적지 않다. 그중에서도 한국 음식을 지칭하는 ‘K-푸드’는 음식 문화 트렌드의 중심에 서 있다. 그래서 종종 질문도 받고, 스스로 궁금증이 일 때도 있다. “한국 음식이 뭐지?” “어떤 특징이 있지?” 한국인이라면 대략 이런 대답을 하지 않을까 싶다. “밥상 위에 밥과 반찬을 함께 올려 먹고, 국물 요리를 유독 즐긴다. 김치와 된장·고추장·간장 등 발효식품을 맛의 기본으로 여기고, 양념으로도 먹는다. 산·들·바다에서 나는 갖은 나물을 참기름과 들기름으로 무쳐 먹고, 뭐든지 쌈 싸서 먹고, 비벼서 섞어 먹기를 좋아한다.”
그런데 여기서 “왜?” “그래서?” 파생 질문이 이어진다면 그만 말문이 막히고 만다. 이때 한국인이 먹는 양식 자체를 탐구한 은 훌륭한 지침서이자 참고서가 된다. 책은 한국인이라면 떠올릴 한국 음식의 특질을 다섯 가지 거름망으로 갈라 제시하는데, ‘무미’ ‘융합’ ‘채집’ ‘발효’ ‘습식’이 그것이다. 우리의 고유한 특질 저변에는 한국적 재료와 맛의 비밀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다섯 가지 특질을 짧게나마 요약해 설명하면 이렇다. 한국을 비롯한 동양 문화권에는 십이지十二支가 있다. 대개 태어난 해를 헤아리며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라고 읽지만, 한국적 개념의 십이지는 ‘해자축亥子丑…’으로 읽는다. ‘자’에서 시작해 ‘해’로 끝나는 선형적 개념이 아니라 ‘해’에서 시작해 다시 ‘해’로 돌아가는 순환적 개념인 것이다. 이는 사계절을 오계절로 만들고, 오미에 무미를 더한다. 무미는 아직 맛이 형성되기 직전의 맛이다. 한국 음식은 홀로 있는 음식도, 독자적 맛을 지닌 음식도 아니기에 다른 음식과의 관계 속에서 비로소 맛으로 완성된다. 이것이 바로 융합이다. 또한 한국인은 채집 세대의 흔적인 나물 문화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민족이다. 한국인은 참기름과 들기름만 있으면 모든 풀을 나물로 무쳐 먹을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한국 음식에는 유독 나물류가 많기도 하다. 밥상에 매끼 빠지지 않고 국물 음식을 올리는 습식 문화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김치와 장 등 발효는 한국 음식의 기저에 해당한다. 이렇듯 한국의 음식 문화는 기다림을 통해 완성된다. 그렇게 삭히고 끓이고 무치고 섞어서 완성한 한식은 발효 문화와 국물 문화, 나물 문화와 융합 문화를 대변한다. 그리고 이 모두는 순환과 역설의 원리를 품은 채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서로가 서로를 포용하고 화합한다. 이러한 융합의 미학이야말로 K-푸드가 세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이유다.
무미
버려둠의 역설
한식의 순환 원리에 따르면 한국 음식의 맛은 짜고 달고 시고 맵고 쓴 오미에 하나 더, 밥맛같이 밍밍하고 슴슴한 무미의 맛이 존재한다. 밥에서 파생된 누룽지에는 한식의 특징이 한 가지 더 있는데, 바로 ‘버려둬 문화’다. 눌어붙은 밥을 버리지 않고 새로운 형태로 두며 순환의 미학을 그대로 실천한 것으로, 묵은지·우거지·콩비지·짠지 등도 같은 맥락의 음식이다. 그중에서도 두부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인 콩비지는 밍밍한 맛과 버려둬 문화를 잘 보여준다. 그 맛에 반해 일부러 콩을 갈아 되직하게 먹기도 하는데, 들기름에 돼지고기와 배추를 볶다가 콩비지를 넣어 끓여 먹는 되비지가 그렇다.

되비지찌개
재료(2인분)
노란콩 1컵(150g), 데친 배추 100g, 돼지고기 50g, 새우젓 1작은술, 오뚜기 통들깨 들기름 적당량
돼지고기 양념_ 다진 대파 ½큰술, 다진 마늘 ½작은술, 생강즙 ½작은술, 오뚜기 향긋한 들기름 1큰술
양념장_ 간장 2큰술, 다진 대파 2큰술, 고춧가루 ½큰술, 오뚜기 고소한 참기름 1큰술
만들기
1 콩은 씻어서 하룻밤 불린다.
2 데친 배추와 돼지고기는 먹기 좋게 썬다. 돼지고기에 분량의 재료를 넣어 양념한다.
3 냄비에 분사식 통들깨 들기름을 고루 뿌리고 ②의 배추와 돼지고기를 넣어 볶다가 물 2컵과 새우젓을 넣어 섞은 뒤 돼지고기가 충분히 익도록 끓인다.
4 볼에 분량의 재료를 모두 넣고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5 믹서에 ①의 콩과 물 2컵을 붓고 곱게 간 다음, ③의 냄비에 붓고 섞은 뒤 뚜껑을 덮고 뜸 들이듯 익힌다.
6 ⑤의 되비지찌개를 볼에 담고 ④의 양념장을 곁들인다.
무미
빈자의 막 문화
한국인이 ‘토속의 맛’ ‘서민의 맛’을 떠올릴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막’으로 시작하는 음식이다. 막국수·막걸리 등이 여기에 속한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빈자의 미학이라 할 수 있는데, 막 문화의 독특한 점은 버려둬 문화의 대표 음식들처럼 부정에서 긍정으로 뒤집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막’이라는 단어에는 ‘대충’이라는 의미도 있다. 역시 서민의 솔 푸드로 꼽히는 지지미가 그렇다. 그중에서도 이 계절의 별미인 배추지지미는 부침가루를 활용하면 만들기도 맛 내기도 간편한데, 절여서 만들어야 맛과 모양이 좋다.

막걸리와 배추지지미
재료(2인분)
알배춧잎 8장(물 3컵, 굵은소금 4큰술), 오뚜기 더바삭 부침가루 2큰술, 오뚜기 콩기름·오뚜기 향긋한 들기름 적당량
반죽옷_ 오뚜기 더바삭 부침가루 100g, 찬물 160ml
만들기
1 배춧잎은 물과 굵은소금 섞은 것에 넣어서 2시간쯤 절인다.
2 ①의 절인 배춧잎은 씻어서 물기를 걷어내고 부침가루를 앞뒤로 묻힌 뒤 여분은 털어낸다.
3 부침가루에 찬물을 붓고 섞어 반죽옷을 만든다.
4 달군 팬에 콩기름과 들기름을 섞어 두른다. ②의 배춧잎에 ③의 반죽옷을 입혀 팬에 올리고 노릇하게 지진다.
융합
입안에서 완성되는 한식
서양 음식과 한국 음식의 차이는 먹는 순간에도 확연히 드러난다. 음식 맛을 완성하는 주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서양 음식은 만든 사람이 완성된 요리를 내놓으면 먹는 사람은 그대로 먹지만, 한국 음식은 밥상 위에 차려진 밥과 국, 그리고 여러 찬이 먹는 사람의 입안에서 하나의 음식으로 완성된다. 영어로 표현하자면, 서양 음식이 있다(being)의 상태라면, 한국 음식은 되다(becoming)의 상태로 모든 것을 포용하고 융합하는 문화인 것이다. 한국인이 뭐든지 싸 먹고, 비벼 먹는 것을 좋아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세계인이 즐기는 대표 한식인 비빔밥(골동반)은 입속에서 간이 맞춰지는 음식이다. 여러 맛이 한데 섞이기 위해서는 기름이 꼭 필요한데, 이때 참기름과 들기름이 재료를 융합하는 윤활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골동반
재료(4인분)
오뚜기 식감만족 고슬고슬 된밥 2개, 콩나물 40g, 무 80g, 더덕 40g, 도라지 40g, 애호박 40g, 고사리 40g, 표고버섯 40g, 전복 1개(대파잎 1대분, 오뚜기 미향 1큰술), 쇠고기 50g(오뚜기 불고기양념 1작은술), 오뚜기 옛날 자른다시마 튀긴 것 4쪽, 오뚜기 고소한 참기름·오뚜기 향긋한 들기름·오뚜기 콩기름·소금 적당량, 생강즙·마늘즙·국간장 약간씩
만들기
1 콩나물은 2~3cm 길이로 짧게 잘라서 끓는 물에 삶아 참기름과 소금을 약간 넣고 무친다. 무는 채 썰어서 들기름과 생강즙, 소금 약간, 물 2~3큰술을 넣고 끓여서 체에 건져 물기를 뺀다. 더덕과 도라지는 껍질을 벗기고 채 썬 후 각각 볶아 소금으로 간한다.
2 애호박은 돌려 깎아서 채 썰어 소금에 살짝 절인다. 고사리는 씻어서 2cm 정도 길이로 잘라서 물기를 짜고 국간장 1작은술, 마늘즙, 들기름을 넣어서 무친 다음 팬에 콩기름을 약간 두르고 볶다가 물을 부어서 뜸을 들인다. 표고버섯은 밑동을 잘라내고 얇게 포 떠서 채 썰고 볶아 소금 간을 한다.
3 전복은 껍데기째 깨끗이 씻어서 냄비에 담고 잠길 정도로 물을 부은 후 대파잎과 미향을 넣고 끓인다. 물이 끓어오르면 바로 불을 끄고 그대로 식혀 껍데기에서 전복살만 떼어 얇게 포를 떠서 채 썬 다음 참기름과 소금을 약간 넣고 무친다.
4 쇠고기는 2cm 길이로 채 썰어 불고기양념으로 양념해서 볶는다.
5 전자레인지에 밥을 데워서 참기름 1큰술을 넣고 섞는다.
6 그릇에 ⑤의 밥을 담은 후 ①과 ②의 갖은 나물과 ④의 쇠고기를 보기 좋게 둘러 담는다. 밥 위에 ③의 전복살과 자른다시마 튀긴 것을 부셔서 올린다.
7 국간장이나 약고추장(분량 외)을 곁들여 비벼 먹는다.
채집
나물 민족의 식생활
본디 요리란 먹을 수 없는 것을 먹을 수 있게, 맛없는 것을 맛있게 만드는 과정이자 결과다. 한국인이 나물 먹는 방식을 살펴보면 요리 본연의 의미를 새삼 깨닫게 된다. 산과 들에서 나는 식물을 뿌리, 잎, 줄기, 열매까지
쓴맛과 독기를 빼내고 다양한 조리법으로 즐기는 나물 문화는 채집 시대부터 이어온 우리네 고유한 음식 문화이기 때문이다. 바다라고 예외일 리 없다. 한국인은 미역·김·다시마·꼬시래기 같은 해조류를 바다 나물이라 부르며 즐겨 먹는다. 여러 해조류를 데친 미나리로 묶은 강회를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맛이야말로 나물 민족의 겨울 풍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미역강회
재료(2인분)
물미역 100g, 꼬시래기 30g, 달래 30g, 미나리 12줄기, 오뚜기 초고추장 2큰술, 오뚜기 고소한 참기름 ½작은술
만들기
1 물미역과 꼬시래기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찬물에 헹궈 물기를 빼고 3cm 길이로 자른다.
2 달래는 알뿌리에 붙어 있는 작은 동근 뿌리를 잘라내고 씻어서 3cm 길이로 썬다.
3 미나리는 잎을 떼고 데쳐서 찬물에 헹궈 물기를 짠다.
4 ①의 물미역과 꼬시래기, ②의 달래를 한데 모아 ③의 미나리로 돌돌 감아서 묶는다. 초고추장에 참기름을 약간 섞어서 곁들인다.
발효
뭐든 삭혀야 제맛
한국인에게도 대표 한식을 꼽으라면 단박에 떠오르는 것이 김치·된장·고추장·간장 등 발효 음식이다.
이는 한국 음식의 뿌리이자 밑바탕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발효식은 기다림의 과정이 더해져야 비로소 완성된다. 특히 김치의 ‘삭힌 맛’은 샐러드 같은 자연의 맛이나 채소 수프 같은 문명의 맛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제3의 새로운 미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장과 김치로 대변되는 한국 음식 문화의 가장 중요한 재료는 콩이나 배추, 무가 아니라 시간일지도 모른다. 덕분에 잘 익은 김치나 푹 삭힌 묵은지는 그대로 찌개를 끓여도 감칠맛이 훌륭한데, 이때 냉동 생선구이를 넣어 찜을 만들면 생선의 익힘 정도가 알맞아 김치찜이 졸아들 염려가 없고, 간도 잘 배어 별미 김치 요리를 손쉽게 즐길 수 있다.

김치고등어찜
재료(2인분)
김치(묵은지) ¼포기, 오뚜기 렌지에 돌려먹는 고등어구이(70g) 2개, 설탕 ½작은술, 김치 국물 ½컵, 물 6컵, 오뚜기 통들깨 들기름 적당량
만들기
1 달군 냄비에 분사식 통들깨 들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김치를 넣어 볶다가 설탕을 약간 뿌린다. 여기에 김치 국물을 붓고 끓이다가 국물이 거의 졸아들면 물을 붓고 30분 이상 푹 끓인다.
2 ①의 김치가 부드러워지면 렌지에 돌려먹는 고등어구이를 넣고 끓인다.
3 ②의 국물이 자작해지면 불을 끄고, 김치와 고등어를 먹기 좋게 잘라서 그릇에 담은 뒤 국물을 끼얹는다.
습식
끓이는 해독 코드
한국인의 밥상에 매끼 빠지지 않고 오르는 것이 국, 탕, 찌개, 전골로 대표되는 국물 음식이다. 오래 끓여서 만든 한국의 국물 음식은 원재료의 깊은 맛을 우려내는 데 집중한다. 그리고 한국인은 이렇게 진하게 우려낸 국물에 밥을 말아 먹고, 국수를 넣어 끓여 먹기도 한다. 다 먹은 후에는 국물까지 후루룩 마신다. 그중에서도 사골곰탕은 예나 지금이나 최고의 보양식으로 각광받는데, 간편식으로 등장하면서부터는 맛과 영양을 겸비한 밑국물로도 두루두루 쓰임이 많다.

봄동쇠고기전골
재료(4인분)
봄동 300g, 얇게 썬 쇠고기 300g, 대파 2~3대, 오뚜기 옛날 사골곰탕 2봉지
딥소스_ 오뚜기 가쓰오부시장국 80ml, 오뚜기 미향 40ml, 오뚜기 현미식초 100ml, 레몬즙 1큰술, 설탕 ½큰술, 오뚜기 순후추·송송 썬 쪽파 약간씩
그 밖에_ 오뚜기 옛날 수연소면 혹은 오뚜기 옛날 칼국수 적당량
만들기
1 봄동은 한 잎씩 떼어서 씻어 물기를 털고, 대파는 4cm 길이로 토막 낸다.
2 ①의 봄동 한 잎을 엎어놓고 얇게 썬 쇠고기를 얹은 다음, 다시 봄동 한 잎을 얹는 것을 여러 번 반복한다. 도톰해지면 흩어지지 않게 꼬치로 고정한 다음 3~4cm 길이로 썰어 냄비에 가지런히 세워서 담는다.
3 ②의 냄비에 사골곰탕을 부어 끓이면서 먹는다. 건더기를 건져 찍어 먹을 수 있는 소스를 분량의 재료로 만들어 곁들인다.
4 고기와 채소를 먼저 먹고, 남은 국물에 소면이나 칼국수 등을 넣고 끓여 먹어도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