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식은 우리가 일용하는 양식으로 인류 역사와 함께한 귀한 작물이다. 이국의 고대 곡물부터 친근한 잡곡과 갖가지 콩류 그리고 우리의 토종 쌀까지, 우리 밥상에 맛과 영양을 더해주는 곡식의 이모저모와 함께 본연의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메뉴를 짚어본다.
화제의 고대 곡물
현대인의 생활에서 핵심 화두는 건강이다. 오랜 세월 개량되면서 정제된 쌀이나 밀 등의 곡물보다 수천 년 전의 원형을 그대로 보전한 고대 곡물이 인기인 것만 봐도 그렇다. 양질의 탄수화물이 체중 조절이나 혈당 관리 등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서양에서 온 곡물이나 씨앗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알고 보면 우리의 토종 쌀과 잡곡류 또한 엄연한 고대 곡물이다.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 슬기롭게 즐기자.
① 햄프시드
대마 씨앗이지만 껍질을 벗겨내 환각 성분을 제거했기에 건강 기능 식품의 원료로도 쓴다. 식물성 단백질, 필수아미노산은 물론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산패가 잘 일어나므로 빠르게 소비하는 것이 좋다.
② 파로
밀의 한 종류인 에머·아인콘·스펠트를 통칭하는 파로는 1만 2천 년 전부터 재배하기 시작한 대표 고대 곡물. 당 함량이 100g당 2.4g으로 적고, 식물성 단백질과 식이 섬유가 풍부하다.
③ 치아시드
항산화제인 토코페롤이 풍부해 슈퍼푸드로 꼽힌다. 수분 흡수력이 뛰어나 물이나 우유 등 음료에 넣으면 젤 상태로 변하는데, 그로 인해 포만감이 뛰어나다.
④ 카무트
이른바 호라산 밀로, 일반 밀의 세 배 크기로 영양 밀도가 높고 섬유질과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 같은 양의 현미보다 식이 섬유 함량이 세 배 이상 높은 것이 특징이다.
⑤ 키노아
잉카제국에서 붙인 이름의 뜻이 ‘곡물의 어머니’인 키노아는 인체에 필요한 아홉 가지 필수아미노산을 모두 함유하고 있다. 또한 날것으로 먹어도 무리가 없어 활용도가 높다.
⑥ 아마씨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풍부해 여성에게 특히 좋으며,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볶은 것을 가루 내어 찌개나 조미료에 넣으면 고소한 맛을 더할 수 있다.
강된장 곁들인 고대 곡물밥
재료(2인분) 파로 ½컵, 카무트 ½컵, 쌀 ½컵
볶음 강된장_ 된장 4큰술, 만송이버섯 200g, 양파 ¼개, 배춧잎 4장, 대파 2대, 들기름 2큰술, 포도씨유 2큰술, 조청 1큰술
만들기
1 파로와 카무트는 씻어 2시간 이상 충분히 불린다.
2 쌀은 씻어 파로, 카무트와 골고루 섞은 후 냄비에 담고 불린 고대 곡물과 동량의 물을 넣어 밥을 짓는다.
3 만송이버섯, 양파, 배춧잎, 대파는 모두 굵게 다진다.
4 달군 팬에 들기름과 포도씨유를 두른 후 ③의 채소를 넣어 볶다가 노릇해지면 된장과 조청을 넣고 골고루 볶아 ②의 고슬고슬한 고대 곡물밥에 곁들인다. 이때 채소의 양은 된장 염도에 따라 조절한다.
치아시드 바질 드링크
재료(2인분) 치아시드 2큰술, 바질잎 10장, 생강청 2큰술, 물 2큰술, 얼음 2컵, 탄산수 2컵
만들기
1 볼에 치아시드와 바질잎, 생강청, 물을 담고 골고루 섞어 1시간 동안 재운다.
2 컵에 ①을 담고 얼음을 넣은 후 탄산수를 부어 골고루 저어 마신다.
키노아 칩
재료(2인분) 키노아 1컵, 물 2컵,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키노아는 씻어 냄비에 물과 함께 넣고 불에 올려 끓어오르기 시작하면 약한 불로 줄여 수분이 없어질 때까지 중간중간 저어가면서 끓인다.
2 ①의 키노아가 익으면 건져 물기를 빼고 종이 포일 위에 올린 후 다시 종이 포일을 덮어 밀대로 0.1cm 두께로 얇게 빈틈없이 촘촘하게 민 후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려 간한다.
3 ②를 종이 포일째 오븐 트레이에 올린 후 180℃로 예열한 오븐에서 20분 정도 바싹 굽는다.수분이 날아가고 바삭해지면 먹기 좋은 크기로 부순다. 그대로 먹어도 좋고 그리크 요구르트나 아이스크림, 샐러드에 곁들여도 맛있다.
든든한 잡곡
요즘은 혼합미가 아닌 단일 품종으로 갓 도정한 쌀로 밥을 짓는 것이 맛있는 밥의 기본 원칙으로 통한다. 밥맛을 더하고 영양가 있는 밥을 짓기 위해 여러 잡곡을 섞는 것도 일반적이다. 실제 잡곡밥을 많이 먹으면 내장 지방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잡곡을 구입할 때는 빈 껍질이나 이물질이 적은 것을 고르고,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다.
① 메밀
단백질의 일종인 리신이 풍부해 노화 예방 효과가 있는 메밀은 다른 곡물과 달리 씨눈을 배유에 품고 있어 도정을 해도 영양은 그대로인 것이 장점이다.
② 흑미
은은하고 달착지근한 맛이 특징이다. 중국 황제에게 바치기 위해 만든 쌀로, 낟알이 검은색을 띠고 안토시아닌이 풍부하다.
③ 율무
톡톡 씹히는 구수한 맛이 일품인 율무는 예부터 죽, 차, 떡, 엿, 과자 등으로 즐겨왔다. 다른 곡류에 비해 단백질과 지질 및 칼슘 함량이 높은 것이 특징으로, 면역력 강화에 도움 된다.
④ 보리
찰기가 적지만 탱글탱글한 식감이 매력적인 곡물이다. 열량은 쌀과 비슷하지만 포만감이 뛰어나며, 혈당 지수가 낮아 급격한 혈당 상승을 유발하지 않는다.
⑤ 차조
조에는 티아민이 풍부해 밥맛을 더해주고, 아밀로펙틴 성분이 밥을 차지게 해준다. 특히 찰기가 있는 차조는 푸르스름한 색이 도는 것이 우리나라 고유의 재래종이다. 노란색 좁쌀은 메조다.
⑥ 기장
낟알이 조보다 살짝 크며, 백미와 열량이 비슷하지만 비타민과 섬유질, 단백질, 불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높다.
⑦ 수수
세계에서 가장 오래 재배해온 곡물 중 하나로,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다. 콩과 함께 먹으면 지질과 단백질을 한 번에 보충할 수 있다.
⑧ 귀리
식이 섬유와 베타글루칸 등이 풍부하게 함유된 훌륭한 영양 공급원. 오트밀과 같은 가공한 상태도 좋지만, 생귀리를 요리해 먹는 것이 건강에 더 이롭다.
잡곡 밀크 수프
재료(2인분) 수수 3큰술, 조 2큰술, 기장 1큰술, 우유 1컵, 물 2컵, 소금 약간
만들기
1 수수, 조, 기장은 씻어 냄비에 담고 물을 부어 30분 이상 끓인다. 잡곡이 부드러워지면 우유를 넣고 약한 불에서 뭉근하게 끓인다.
2 ①의 수프에서 반만 믹서에 넣어 간 후 나머지 반과 섞어 소금으로 한다.
잡곡 브로콜리 마볶음
재료(2인분) 보리 ¼컵, 귀리 ¼컵, 브로콜리 ¼송이, 마 20cm, 물 1컵, 올리브유 2큰술, 소금 약간
소스_ 올리브유 1큰술, 식초 1큰술, 올리고당 1큰술, 굵은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1 보리와 귀리는 씻어 충분히 불린 후 냄비에 담고 물을 부어 삶는다.
2 브로콜리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썰고, 마는 반달 모양으로 도톰하게 썬다.
3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②의 브로콜리와 마를 볶은 후 소금으로 간하고 토치로 한 번 더 굽는다.
4 ③에 ①의 삶은 보리와 귀리를 넣고 소스를 넣어 가볍게 볶아 그릇에 담아낸다.
✔️알아두기
잡곡은 밥이나 죽, 수프뿐 아니라 고물과 소는 물론 샐러드나 찬류를 만들 때도 두루 쓰인다. 이때 잡곡을 섞는 데 원칙은 없으나 가짓수와 양에는 제한을 두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국내 논문에 따르면 잡곡밥의 경우 한국인에게 맞는 표준 잡곡 비율은 쌀 70%에 잡곡 30%. 일반적으로 서너 가지를 5~10% 비율로 섞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며, 다섯 가지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가짓수가 많을수록 잡곡의 혼합 비율이 줄어들어 각각의 영양 성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취향에 따라 잡곡의 조합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다만 고른 식감을 원한다면 별도로 불려 함께 조리하기를 권한다.
저마다의 콩
같은 콩도 컬러에 따라 맛이 다르고, 재배 시기에 따라 달리 부를 정도로 그 종류가 다양하지만, 콩이 양질의 식물성 단백질로 구성된 건강식품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성인병 예방·노화 방지·항암 효과까지 있다는 천연 식물성 화합물 이소플라본도 다량 함유되었다. 단, 날것으로 먹으면 소화가 안 되므로 꼭 하룻밤 정도 물에 불린 후 삶거나 찌거나 볶아 먹어야 하며, 요오드가 풍부한 미역·다시마 같은 해조류와 함께 먹으면 맛과 영양의 균형을 맞출 수 있어 금상첨화다.
① 녹두
전분 함량이 높아 콩으로는 드물게 당면을 만들 수 있으며, 싹이 터서 자란 것이 숙주나물이다. 찬 성질을 지녀 해열, 해독 작용을 한다.
② 병아리콩
이집트콩, 칙피chick pea라고도 한다. 비타민 C와 철분이 풍부하고, 아르기닌 성분이 지방 연소에 도움을 준다. 특히 올리브와 마늘을 섞은 후무스로도 즐긴다.
③ 강낭콩
종류만큼 이름도 다양하다. 가장 친근한 자줏빛 강낭콩부터 하얀 흰강낭콩, 얼룩덜룩한 호랑이콩, 커피색의 갈색콩 등이 그것이다. 밥이나 샐러드에 넣어 먹으면 제격이다.
④ 팥
적두로도 불리며, 죽이나 밥에 넣어 먹거나 떡이나 빵의 고물과 소로 널리 쓰인다. 단맛이 거의 없지만 당류와 조화가 좋아 단맛을 부각시킨다.
⑤ 서리태
다른 콩에 비해 당도가 높고 고소한 맛이 강해 밥, 떡에 섞어 예부터 즐겨온 콩이다. 혈액순환을 돕고 해독 작용을 한다.
⑥ 렌틸콩
레드·옐로·그린·브라운 등 컬러도 다양하고, 맛도 각기 다르다. 단백질이 여느 콩보다 풍부해 중세에는 ‘가난한 자들의 고기’로 부르기도 했다. 삶아서 수프나 볶음으로 즐긴다.
⑦ 백태
한식 양념의 베이스가 되는 장류와 두부·두유 등을 만드는 대표 콩. 파종한 시기에 따라 여러 품종이 있으며, 대두·메주콩으로도 부른다.
강낭콩 크림 올린 아인슈페너
재료(2인분) 에스프레소 2잔, 얼음 1컵, 우유 1컵
강낭콩 크림_ 강낭콩 1컵, 물 3컵
만들기
1 강낭콩은 씻어 하룻밤 불린 후 분량의 물을 붓고 푹 삶는다. 콩이 부드러워지면 불을 끄고 그대로 식힌 후 강낭콩은 건지고 삶은 물은 따로 밭아둔다.
2 믹서에 ①의 삶은 강낭콩과 강낭콩 삶은 물 1컵을 넣고 농도가 크림처럼 부드러워지도록 간다. 이때 물은 농도를 보며 가감한다.
3 컵에 얼음을 넣고 우유와 에스프레소를 부은 후 ②의 강낭콩 크림을 올려 낸다.
병아리콩 후무스 알배추 카나페
재료(2인분) 병아리콩 ½컵, 알배춧잎 12장, 레몬 1개, 올리브유 ½컵,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병아리콩은 하룻밤 불려 냄비에 담고 물 3컵과 소금을 약간 넣어 삶아 건진다. 삶은 물은 따로 밭아둔다.
2 ①의 삶은 병아리콩, 레몬, 올리브유를 믹서에 넣고 병아리콩 삶은 물을 조금씩 넣으면서 굵게 갈아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취향에 따라 쿠민 가루를 더하면 더욱 맛있다.
3 알배춧잎을 한 장씩 씻어 물기를 걷은 후 ③의 후무스를 올려 먹는다.
모둠콩단호박조림 채운 식빵 파이
재료(2인분) 팥 3큰술, 서리태 3큰술, 녹두 3큰술, 미니 단호박 ½개, 간장 1큰술, 조청 2큰술, 데니시 식빵 2cm 두께 4장
만들기
1 팥, 서리태, 녹두는 하룻밤 충분히 불린 후 물을 넉넉히 부어 푹 삶는다. 미니 단호박은 한 입 크기로 썰어 찜기에 찐다.
2 ①의 삶은 콩과 단호박을 냄비에 담고 간장과 조청을 넣어 고루 섞은 후 은근한 불에 조린다.
3 식빵은 가장자리에서 1cm 정도 들어간 자리에 식빵 모양대로 칼집을 내 3분의 2 정도를 파낸다. 식빵 속을 파낸 자리에 ②의 모둠콩단호박조림을 넣고 190℃로 예열한 오븐에서 10분 정도 노릇하게 굽는다.
우리의 토종 쌀
재배 지역의 기후와 흙은 물론 품종마다 맛의 차이가 확실한 토종 쌀은 한 톨 한 톨이 이 땅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것의 근본을 찾는 움직임은 곡식으로도 이어져 요즘은 토종 쌀의 종류도 점점 다양해지는 추세지만, 소비가 대중화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쌀의 정체성을 온전히 지니고 있는 쌀을 맛보고 싶다면 결국 토종 쌀이 정답이다. 벼의 야생성을 상징하는 까락(벼 수염)이 늘어질 정도로 달린 토종 벼만 봐도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① 붉은차나락
붉은 찰벼라는 뜻으로, 잎이 붉어서 붙은 이름이다. 밥을 지으면 토종 쌀 특유의 구수한 향과 순한 맛이 매력적이다.
② 대추찰
단맛이 좋아 술로 빚기 좋은 토종 찰벼. 이삭의 색깔이 익은 대추처럼 붉은빛이 돈다.
③ 버들벼
충남 공주 지역의 토종 벼로 국제슬로푸드협회 ‘맛의 방주’에 등재되었다. 낟알이 작고 둥글며, 쌀은 단단하고 찰기가 많아서 밥을 지어 먹으면 맛과 향이 구수하고 달다. 한반도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품종으로 추측한다.
④ 자광도
현미 색깔이 자색이며 까락이 짧다. 밥맛이 구수하고 향과 색이 좋지만, 밥을 지으면 찰기가 없고 단맛도 덜하다.
⑤ 앉은뱅이 통밀쌀
기원전 3백 년부터 존재한 토종 밀로, 키가 작아서 붙은 이름이지만 덕분에 태풍이나 병충해에 강하다. 글루텐 함량이 일반 밀보다 낮으며, 쌀과 섞어 밥을 지으면 밥알이 톡톡 터지는 식감이 일품이다.
⑥ 멧돼지찰
까락이 매우 뻣뻣하고 긴 것이 특징. 현미 모양이 반은 검고 반은 흰색으로 반달 모양이어서 반달미로도 부른다.
⑦ 북흑조
향이 구수하고 씹을수록 단맛, 감칠맛, 담백한 맛이 두루 난다. 백미와 함께 밥을 지으면 잘 어우러지며, 압력솥으로 지으면 더 맛있다.
밤채 올린 토종쌀간장버터밥
재료(2인분) 북흑조1컵, 밤 4개, 버터 4큰술, 간장 4큰술, 물 1컵
만들기
1 북흑조는 씻어 하룻밤 충분히 불려 냄비에 담고 물을 부어 고슬하게 밥을 짓는다.
2 밤은 껍질을 벗겨 곱게 채 썬다.
3 그릇에 ①의 밥을 담고 ②의 채 썬 밤을 올린 후 버터와 간장을 넣어 버무려 먹는다.
토종쌀누룽지 곁들인 그리크 요구르트
재료(2인분) 멧돼지찰 ½컵, 버들벼 현미 ½컵, 그리크 요구르트 2컵, 물 1컵, 흑설탕 2큰술, 레몬 제스트 약간
만들기
1 멧돼지찰과 버들벼 현미는 씻어 하룻밤 충분히 불려 냄비에 담고 물을 부어 밥을 짓는다.
2 팬에 ①의 밥을 넓고 얇게 깐 뒤 약한 불에서 앞뒤로 노릇하게 구워 누룽지를 만든다. 누룽지에 흑설탕을 뿌린 후 그리크 요구르트와 레몬 제스트를 곁들인다.
✔️알아두기
까락은 토종 벼와 개량종 벼의 차이 중 하나다.토종 벼의 대부분에 달려 있는 까락이 현대 농법으로 생산하는 개량종 벼에는 없기 때문이다. 까락이 탈곡, 정미, 종자 선별 과정에서 불편하고 번거로운 존재이기에 까락 없는 품종으로 개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까락은 벼가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를 지킨 갑옷이나 다름없다. 까락을 없앤 덕에 대량생산은 가능해졌지만, 농약과 양수기 등 기계가 현대 농업을 떠받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토종 벼의 고유성은 이름에서도 드러난다. 까락과 낟알만 봐도 알 수 있다. 조리법은 일반 쌀이나 잡곡과 다르지 않지만, 최소한의 조리법으로 본연의 맛을 즐길 것을 권한다. 일반 쌀과 마찬가지로 도정하지 않은 현미 상태가 쌀 본연의 맛과 향을 즐기기엔 가장 알맞지만, 부드러운 식감으로 맛보고 싶다면 5분도미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