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이 일러준 삶의 진리
속초 설악산 아래 보금자리를 잡고 일과 정원 생활을 병행하는 가든 디자이너 오경아가 5년 만에 신간 에세이 <커다란 모과나무를 맨 처음 심은 이는 누구였을까>를 펴냈다. 저자와 남편이 보낸 10년간의 정원 생활을 담은 이 책의 제목은 올해 집과 정원 수리를 하며 1백 년은 족히 넘어 보이는 모과나무를 옮겨 심을 때 떠올린 단상을 기반으로 지었다. ‘이 나무는 자신의 크기가 이렇게 커질 줄, 이렇게 오랜 시간을 살아가게 될 줄 알았을까. 지금의 나의 정원에서 다시 자리 잡은 이 나무는 또 얼마만큼의 시간을 나와 보내게 될까’란 생각을 했다고. 제목처럼 책은 저자가 가까이에서 지켜본 식물의 일생을 알려주고, 이를 통해 깨친 삶의 진리를 풀어낸다. 정원 생활자를 위한 수많은 지침서와 에세이를 써온 오경아 디자이너는 방송 작가로 일하다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 7년간 가든 디자인을 공부했다. 이후 국내로 돌아와 신세계 스타필드를 비롯해 여러 상업 공간, 수목원, 공원 주택 정원 등을 디자인했다. 오경아 지음, 몽스북.
직조하듯 쌓아 올리는 패브릭의 일대기
우리는 일상에서 직물과 관련된 말을 흔히 사용한다. 계획을 ‘짜고’, 모임을 ‘조직’하고, ‘스핀오프’ 드라마까지. <패브릭>은 햇빛과 비만큼이나 당연하고 친밀하게 우리 일상에 존재하지만, 농경이나 문자만큼 중요하게 여기지 않던 직물을 인류와 지구의 역사 속에서 조망하는 이야기다. 책의 여정은 직물이 그랬던 것처럼 실과 염료 같은 재료에서 시작해 상인과 소비자로 넘어가고, 직물로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에게 도달한다. 알고 보니 세계사의 주인공 중 하나이던 직물을 제대로 발견하고 싶다면 일독해볼 것. 버지니아 포스트렐 지음, 민음사.